[연재8] 어떻게 하면 소셜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나요?


2. 유엔에서 바라본 세계 

1) 소셜이노베이터가 지치지 않는 이유 




국제대학원에 입학하면서 누린 여러 특권 중 하나는 많은 기회들에 도전할 자격이 생긴다는 점이다. 대학원생이라는 신분과 더불어 '국제'라는 꼬리표가 붙은 국제대학원생은 내 경험상 기업이나 공공기관, NGO 등 어느 곳에서나 호감을 가지는 대상이었던 것 같다. 나 역시 다양한 프로그램과 프로젝트, 그리고 인턴십 등에 지원을 했다. 그 중에 하나는 당시 외교통상부의 인턴십이었다. 유급인턴과 무급인턴으로 구분되어 지원을 받았는데, 어떻게든 외교통상부에서의 인턴을 하고 싶어 무급인턴에 지원했고 1지망으로 원했던 유엔과에서 약 2개월의 인턴근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내 인생의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가 시작됐다.


유엔사무총장 선거 캠페인의 일부가 되다 

외교통상부(현재 외교부) 유엔과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엔사무총장 출마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금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었다. 내게 주어진 첫번째 과제는 "역대 유엔사무총장의 인적사항과 사무총장 선출 배경 등에 대한 정보를 찾아 문서로 만들어라"였다. 내가 인턴을 시작했을 당시는 몇몇 유력한 국제적인 인사들이 유엔사무총장에 도전하겠다며 다양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었고, 우리나라 정부는 아직 유엔사무총장 선거에 참여하겠다는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던 때였다.


'유엔사무총장이야 유명한 분들이니깐 쉽게 자료를 찾겠지'라고 생각했던 조사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한국어로 된 제대로 된 자료가 전무했고 결국 외국 웹사이트와 영문자료를 참고해서 역대 유엔사무총장의 인적사항과 사진, 주요 약력, 선출된 배경 등을 요약한 한 페이지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비록 인턴이었지만 국가적으로 중요한 업무에 참여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낌과 동시에 내겐 작은 불만족도 싹트기 시작했다. 유엔 그리고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중요한 기관과 리더십에 대해 잘 정리된 1차 자료가 왜 존재하지 않을까라는 문제의식이었다. 


반기문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첫 만남 

가끔 반기문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님이 유엔과에 내려와 '은밀한' 선거캠페인 준비에 참여하는 직원들을 격려해주시기도 했다. 한번은 유엔과장님이 사무실의 전체 직원 한명 한명을 돌아가며 소개했다. 제일 마지막으로 인턴 자리까지 찾아온 장관님에게 과장님은 모든 직원들이 듣게끔 큰 소리로 나를 이렇게 소개했다. "여기는 무급인턴 김정태 씨입니다." 왜 하필 '무급'이라는 표현을 붙였을까? 어리둥절 얼굴이 빨개졌지만 반기문 장관님은 내게도 따뜻한 악수를 청해주셨다. 이 분을 훗날 잠시나마 외신보좌역으로 함께 했고 내 석사논문의 한국어 번역본인 <살림지식총서 유엔사무총장>을 직접 선물해 드리는 등 다양한 인연으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그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불만족을 논문 주제로 연결하다 

인턴을 마치면서 내가 써야할 석사논문의 주제가 보다 뚜렷해졌다. 유엔사무총장 캠페인에 작게나마 참여하면서 느꼈던 유엔과 유엔사무총장의 리더십에 대한 주제였다. 인턴으로 있으며 조사했던 많은 참고자료가 있어 주제를 비교적 쉽게 정할 수 있었는데, 논문 제목은 "두 영역의 외줄을 타는 유엔사무총장: 유엔사무총장의 리더십에 대한 분석적 접근"(The UN Secretary-General "Walking a Two-Scope Rope": An Analytic Approach to the Secretary-Generalship)으로 정했다. 유엔사무총장이 '국제정치의 현실'과 '개인적인 리더십 특성'이라는 두 가지 영역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를 해야하는 존재라는 가설에 따라 역대 유엔사무총장과 유엔과 국제분쟁의 다양한 사례를 교차 분석한 논문이다. 


논문을 쓰면서 대부분 참고한 자료는 영문자료였다. 특히 역대 유엔사무총장이 남긴 회고록과 전기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료구입비가 필요했는데, 내 상황으로는 무척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다. 앞서 언급했던 서창록 교수님께 찾아가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나누었다. 교수님은 놀랍게도 그 자리에서 전화를 걸더니 누군가에게 내가 가져온 30여권의 해외 원서 리스트의 책 모두 구매하라고 지시하셨다. 그렇게 내가 필요한 모든 자료가 준비됐고, 약 3개월에 걸쳐 30여권의 원서와 별도의 30편의 관련 논문을 꼼꼼이 읽어나갔다.


이때의 경험이 다른 장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내가 연구논문을 쓰고 다양한 저술활동을 하는데 있어 크나큰 자신감의 원천이 된 것은 확실하다. 그 어떤 어려운 주제라도 내가 흥미를 갖는 적절한 범위의 가설(hypothesis)을 세우고, 그 범위 내의 굵직굵직한 선행연구와 최신사례 등을 차근차근 읽어나갈 경우 유용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때부터 나는 내가 잘 모르는 주제, 하지만 관심이 있는 분야는 인터넷서점에 해당 키워드로 검색을 해서 관련 서적을 대량 구매해 먼저 읽어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소셜이노베이터가 자신의 전공이나 전문분야가 아님에도 어떤 특정 이슈에 진입하는 방법이 바로 이와 같다. 소셜이노베이터는 해당 문제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통해 '무엇이 실제 효과가 있으며'(what works) '무엇이 실제 효과가 없는지'(what does not work)를 교차 분석하면서 제3의 대안이나 보다 혁신적인 해결책을 모색해간다. 



내가 경험한 문제에서 시작하면 지치지 않는다

논문 작업이 무척 힘들었다고 말한 대학원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나는 논문작업이 너무나 행복했다. 깊은 밤 홀로 자취방에서 아무도 읽을 것 같지 않은 자료를 읽어가는 시간들이 나는 가슴 벅찼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그것이 내 개인적인 불만족으로부터 석사논문 주제를 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개념적이며 관념적인 주제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내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공감한 문제에서부터 시작할 때 그것이 논문이든 프로젝트이든 비즈니스 기획이든 그 모든 과정은 벅차고 행복할 수 밖에 없다. 논문이 훗날 대학원 최우수논문상을 타고, 저널에 실리고, 해외 컨퍼런스에 가서 발표하고, 다시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던 것은 내가 얻었던 부수적인 선물일 뿐이었다. 


소셜이노베이터가 반쯤은 흥분한 상태로 느껴지고, '이 사람은 왜 저리 들떠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가?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자신이 문제라고 느끼는 주제에 뛰어들 때 누군가에게는 고통스럽고 불편한 과정도 이들에게는 가슴 벅찬 경험이 되곤 한다. 



논문 원본(영문)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등에서 다운로드 확인이 가능하며, 한국어 요약 형식으로 출간된 <유엔사무총장>(살림지식총서)도 있다.  

http://me2.do/IM5Jnxo2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395930&cid=505&categoryId=505




관련 연재글 바로가기 


1부 국제활동가로서의 첫 걸음 


[연재7] 어떻게 하면 소셜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나요? (큰 행동에 앞서 작은 행동을 반복하라)


[연재6] 어떻게 하면 소셜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나요?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라)


[연재5] 어떻게 하면 소셜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나요? (내면의 비이성적인 소리가 들릴 때)


[연재4] 어떻게 하면 소셜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나요? (누구나 자신의 경계가 있다)


[연재3] 어떻게 하면 소셜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나요?


[연재2] 어떻게 하면 소셜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나요?


[연재1] 어떻게 하면 소셜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나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0

댓글을 달아 주세요

[연재4] 어떻게 하면 소셜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나요?





1. 국제활동가로서의 첫 걸음

3) 누구나 자신의 경계가 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인상 깊게 본 장면이 있다. 주인공 역할을 맡은 이병헌이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초소를 방문하는 장면이었다. 달빛 외에는 고요한 판문점의 다리 위로 이병헌의 절도있는 군화가 앞으로 나아가는 장면이 클로즈업되었다. 아무런 장애물이 없이 뻥 뚫려있는 있는  다리 중간에서 갑자기 군화는 멈춰선다. 군화는 한걸음 물러선다. '갈까 말까' 고민이 엿보이는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군화는 다시금 걸음을 시작한다. 이병헌의 걸음을 멈춰선 것은 무엇이었을까? 카메라는 다리 위 달빛을 받아 더욱 선명한 한 뼘되는 폭의 하얀색 선을 살짝 보여준다. 다리 위에 그어져있는 하얀 선 하나, 그것은 물리적인 장벽과 장애물보다 더욱 파괴적인 심리적이며 관념적인 장벽과 장애물이었다. 


소셜이노베이터로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진짜 어려움은 물리적인 장벽과 장애물보다 이러한 심리적이며 관념적인 장벽과 장애물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하얀 선은 누군가가 만들기도 하지만, 스스로 하얀선을 그어놓으며 자신의 경계를 한정짓는 경우도 있다. 역사라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사적으로 보는 것에 익숙했던 나는 현재를 보다 넓게 바라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학사 졸업 후에 어차피 특별한 진로가 정해지지 않았기에 한국을 넘어서 다른 세계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세계에서 나는 내가 익숙하게 순응했던 내 삶 주변에 무수히 그어진 '하얀 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남이 보는 나의 정체성을 넘어서다

익숙했던 하얀 선은 내가 익숙했던 공간, 문화, 주변의 사람들을 벗어날 때 보다 뚜렷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졸업 후 1년간 체류했던 중국은 내게 '한국에서의 김정태'와 '세계에서의 김정태'의 모습이 다를 수 있음을 알려줬던 공간이었다. 한국에서의 내 모습은 '내향적' '순응적' '유머감각이 없음'과 같은 꼬리표가 붙어다녔다. 주변 지인들이 불충분한 정보와 한정된 판단으로 인식하는 나의 모습이 마치 거울에 비쳐진 진짜 내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썰렁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중국인에게 나는 무척 유머가 많은 사람이었다. 몇 마디와 함께 바디랭귀지를 곁들이면 중국 친구들은 웃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내 유머감각이 국내형이 아닌 국제형일 수도 있다는 재미난 상상과 함께 나에 대한 스스로의 '하얀 선' 하나를 넘어갔다. 



내가 모르는 세계의 실체를 인정하다

내게 의미가 있었던 또다른 공간은 극동러시아의 연해주란 곳이었다. '바다에 접한 땅'이란 연해주는 이름으로 느껴지는 낯섬보다도 더욱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지역이다. 한국 최초이자 최고(最古)인 재외동포 '고려인'이 형성된 곳이기 때문이다. 1869년 한반도 대기근으로 많은 조선인들이 연해주로 이주했고, 일제강점기에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중심으로 6만여명의 한인들이 독립운동 공동체를 건설했던 곳이기도 하다. 역사의 매정함이랄까. 1937년 스탈린은 갑작스럽게 이곳에 생활하던 한인들을 '일본군의 스파이'가 될 수 있다는 의심에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켰다. 강제이주 당하는 기차 안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로 사망했고, 기차가 도착했던  중앙아시아의혹독한 추위에 특히 아이들과 유아들이 많이 사망했다. 


역사를 전공했음에도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던 '역사'를 듣고 경험하는 순간, 내가 아는 것과 인식하는 세계가 무척이나 제한된 세계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내가 모르는 것이 아는 것보다 더 많다는 것을 인정하며, 나는 안정된 세계를 넘어 모호하고 복잡한 세계로 진입하는 '하얀 선'을 넘어갔다. 



불명확하고 체계적이지 않은 사람에게 다가서다 

마지막 공간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었다. 한 지방자치단체의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평화'라는 컨셉으로 두 지역을 방문해 해당 지역의 청년들과 교류를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수퍼마켓마다 무장경비원이 입구를 지키고 있는 예루살렘을 떠나 팔레스타인을 방문했을 때 그곳은 내가 '인식하고 있던' 팔레스타인이 아니었다. 분노와 증오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그곳에서도 아이들의 순수한 눈빛과 어른들의 보다 나은 삶에 대한 갈망이 존재했다. 나와 똑같은 사람들이었다. 그 전에 이 지역을 바라보는 내 관점은 주류 미디어가 제공하는 한정된 시각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폭탄테러나 분노로 가득찬 현장을 상상했지만 그곳에도 엄연히 '삶'이 존재했던 것이다. 


현장에서의 충격은 곧 부끄러움으로 변했다. 과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이슈에 대한 토론회에 참여하면서 현장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채 신문기사와 몇가지 논문을 읽고서 해결책을 나름대로 제시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본적이 있는가? 이들의 진짜 삶과 갈망과 두려움에 대해 직접 들어본 적이 있는가? 정보나 지식으로 접하는 문제는 명확하고 체계적일 수 있지만, 해당 문제를 겪는 사람을 만나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은 명확하지 않고 체계적이지 않은 프로세스다. 사람은 명확할 수 없어도 감정이 있고, 체계적이지 않아도 관계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어떤 문제에 대한 진정한 접근을 위해서 나는 정보가 아닌 사람을 만나는 '하얀 선'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소셜이노베이터는 자신의 삶에 알게모르게 그어져 있던 '하얀 선'을 하나씩 발견하고, 그 선을 넘어가는 노력을 취한다. 경계를 하나둘 벗어난다는 것은 경계가 모호해진다는 뜻도 되지만, 그만큼 경계가 확장되었다는 것도 의미한다. 내게 있었더 몇가지의 '하얀 선'을 인식하고 넘어가면서 내게도 내 세계의 경계가 확장됨을 느끼게 하는 변화가 있었다. 살아가면서 처음으로 서울의 오후 한 때를 보내면서 문득 "지금 팔레스타인은 몇 시이고, 연해주는 몇 시일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전 세계 곳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떠올리는 것은 내게 크나큰 삶의 확장이었다. 그렇게 나는 역사학도에서 국제활동가로의 삶을 시작하게 됐다. 




이전 연재글 바로가기


2014/03/30 - [연재3] 어떻게 하면 소셜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나요?


2014/03/03 - [연재2] 어떻게 하면 소셜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나요?


2014/03/02 - [연재] 어떻게 하면 소셜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나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0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주최하고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MYSC/열매나눔재단이 공동주관해서 진행하는 '사회적기업 리더과정'에서 발표한 '사회혁신 개론'입니다. 


요즘 처럼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이란 용어를 흔히 듣게 된 것도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혁신이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스마트폰이나 정보통신/인터넷 등의 '기술 혁신'을 떠올리는 상황에서 사회혁신이란 어떤 의미와 특징을 가지게 될까요? 


사회혁신은 혁신의 근본이 다시 '인간'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그동안 해소되지 못했던 큰 필요를 해결하며, 기존 관행과 규칙을 시스템적으로 바꾸는 변화'로서 놀라운 이야기들을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사회혁신의 관점에서 비즈니스는 사회적기업(social enterprise)와 임팩트비즈니스(impact business), 디자인은 '인간중심 디자인'(design activism), 기술은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과 사회기술(social technology), 경제는 임팩트경제(impact economy)와 사회적경제(social economy) 등으로 진화하고 혁신되고 있습니다.


사회혁신의 3가지 관점(사회혁신이 시작되는 기점), 특성과 유형, 그리고 방법론을 정리해봤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0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번 아티클도 역시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에서 나온 아티클입니다. Hult의 사회적기업가정신 석사과정 수업 중에 Social Innovation이란 수업이 있는데, 그 수업에서 필수리딩으로 지정되어 읽고 토론을 한 바 있습니다.

세계에는 다양한 소셜혁신(social innovation)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이며 파괴적 창조(disruptive creation)에 가까운 사례들을 보게 됩니다. 일각의 소셜혁신 비판진영에서는
"
그러한 소셜혁신이라 불리는 사례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것이 과연 있는가?"라고 묻습니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 맥도널드,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과 같은 존재의 '소셜혁신' '소셜비즈니스'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분석합니다. 

소셜혁신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뽑히는 소액금융(마이크로파이낸스, microfinance) 조차도 전 세계 빈곤층의 1/10 정도만 카버할 정도로 눈부신 확산과 성공사례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성장세가 늘지 않고 있습니다. (마이크로파이낸스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좀더 다룰 예정입니다.) 아티클은 소셜혁신이 생각보다 확산(scale-up)이 왜 어려운지, 그 어려움을 헤쳐나갈 전략은 어떠한 것이 있는 지를 소개합니다. 그 전략이란 다름아닌 '확산할 혁신의 그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조직구조가 될 수도 있고, 프로그램 내용이 될 수도 있지만, 일종의 원칙/가이드라인 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TEDx는 어떠한 확산모델일지 아래 기사요약을 읽어보시고 생각해보시면 흥미로울 겁니다.

제가 이번 학기 공부를 하면서 가장 관심을 가진 주제 중에 하나가 바로 scale-up(소셜혁신과 사회적기업가정신의 확산) 부분입니다. 꼭 확산이 되어야 하는가?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고 하는데, 모든 환경과 상황이 다른 것처럼, 각각 다양한 작은 규모의 혁신들이 많이 존재하면 되지 않는가? 이런이런 고민들이 있었습니다. 몇 가지 생각이 정리된 것이 있는데, 나중에 글을 써볼 예정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혁신, 좋은 프로젝트, 또는 사업이 계속적인 성장, 확산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또는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Scaling Social Impact

Strategies for Spreading Social Innovation

저자: Gregory Dees (듀크대학교), Beth Battle Anderson(듀크대학교) and
        Jane Wei-skillern (하버드경영대학)
출처: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Spring 2004)

요약: 저자들은 탈선위험(at-risk youth)이 있는 청소년과 실직자들에게 예술과 직업훈련을 제공하는 미국 피츠버그의 Machester Craftsmen's Guild(MCG)와 Bidwell Training Center (BTC)의 사례로 시작합니다. 그 창시자인 Strickland는 지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1987년에는 6만2천스퀘어피트에 재즈콘서트홀, 강의실, 실험실 등이 완비된 메가센터를 설립하기에 이르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Strickland는 1996년 맥아더 '천재상', 1998년에는 백악관으로부터 영예를 받게 됩니다. 피츠버그에서의 혁혁한 성공에 고무된 그는 앞으로 30년에 걸쳐 미국 전역에 '100개의 프랜차이즈'를 설립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2003년 현재 몇개 도시에서만 시도가 되었고, 몇 개는 성공했지만 몇 개는 실패했습니다. 엄청난 성공을 거둔 모델이 확산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자들은 Lisbeth Schorr의 말을 인용해 "우리는 수맥명의 삶의 바꾼 작은 예외적인 혁신들을 만들어왔지만, 그 모델들이 수맥만명의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대세(the rule)로 자리잡게 만드는 방법은 모른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확산(scale-up)을 위해서는 모든 기관들이 잠시 냉정하게 확산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 과연 확산하고자 하는 '혁신'(innovation)이 무엇인지 그 성격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초등학교 진학 전에 수학을 가르치는 아주 성공적인 프로그램 센터가 있다고 해봅시다. 여기서 '확산가능한 혁신'(scalable innovation)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프로그램 센터'라는 조직구성이 바로 혁신의 근원지일 수도 있고, 운영되는 창의적인 프로그램, 혹은 교사와 학생, 그리고 부모 등이 따라야할 원칙이 뚜렷한 혁신의 근원지일 수 있습니다. 즉, 확산되어야 할 '근원'(model)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각각의 혁신에서 파악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즉, 아래와 같은 크게 3가지의 혁신의 중심이 다를 수 있습니다.

조직혁신모델 (organizational model)
프로그램혁신모델 (program model)
원칙혁신모델 (principle model)

혁신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각각의 혁신이 해당하는 모델에 따라 다른 전략을 취해야 합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각 모델들이 융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는 각 혁신모델 별로 참고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조직 혁신모델의 사례는 Frederick Goff가 시작한 '커뮤니티재단'(community foundation)입니다. 지역에 기반한 개인기부자들의 재원, 지역연고 등을 강점으로 활용한 동 재단은 기존의 자선재단 보다 더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를 통해 동일한 조직구조를 채택한 수백개의 '커뮤니티재단'이 미국 전역에 성공적으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혁신모델의 사례는 Boot Camp for New Dads (BCND)입니다. 1990년 캘리포니아에서 Greg 사제가 시작한 일종의 아버지학교입니다. 처음으로 아기를 갖게 된 신참 아버지들에게 필요한 훈련을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은 당시 시작된 '가정의 재발견' 조류에 힘입어 전국적으로 관심을 갖게 됩니다. 결국 각 지역의 교회, 군대, 병원, 지역사회가 해당 Boot Camp를 진행할 수 있는 라이센스를 보급하여 지역별로 프로그래을 진행을 하고, 이를 위해 정교한 가이드라인과 훈련조교를 제공합니다. 성공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셈이죠.

원칙 혁신모델의 사례로는 국내에도 소개된 '지식은 나의 힘'(Knowledge is Power Program)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네트워크에 소속된 학교에 '5가지 기둥'이라 불리는 핵심가치와 운영원칙을 제공하고, 해당 원칙을 교실에서 구현할 교사들을 훈련시킵니다. 여기에서 '5가지 기둥'은 원칙일 뿐이고, 교사들은 현장에서 발행하는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서 유연성을 발휘하도록 '원칙'이 설계된 점이 특이합니다. 이 모델에서 중요한 것은 '필수원칙 최소화'(minimum ciritical specification) 전략입니다. 즉, 가장 최소한으로 지켜야할 원칙들이 명확한 기대효과를 내도록 자세하게 규정되어야 하지만, 다양한 현장상황을 포용하도록 어느 정도의 모호함은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모든 규칙이 세세하게 규정하게 되는 순간, 혁신의 확산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게 생각해볼 부분입니다.

혁신모델을 파악했다면 이제는 혁신전략을 선택할 시점입니다. 전략으로는 Dissemination, Afiiliation, Branding 등 3가지 경우가 있다고 저자들은 주장합니다.

전파 (dissemination)
제휴 (affilation)
브랜딩 (branding)

Dissemination(전파) 전략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소요되는 재원이 가장 작게 요구되는 전략입니다. KaBOOM!이란 NGO는 지역의 아동들이 편하고 즐겁게 놀 수 있는 놀이시설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미국 전역에 프로그램을 확산하기 위해 이 NGO는 웹사이트에 해당 무료 또는 저가에 제공될 모든 온라인도구, 훈련자료, 준비가이드북, 모델 등을 올려놓고, 누구나 원하는 기관, 지역사회가 활용할 수 있도록 전파를 했습니다.

Affiliation(제휴) 전략은 비슷한 목적을 가진 기관들이 연합체를 형성해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방법입니다. 소셜벤처로 유명한 Social Venture Parners는 1997년 시애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후 미국 전역에 23개의 비슷한 단체가 '협회'라는 단계로 느슨하게 연계가 되게 됩니다. 이름을 같이 활용하지만, 각자의 지역마다 고유한 원칙과 운영초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Branding(브랜딩) 전략은 가장 많은 재원이 소요되며, 고품질의 기대효과를 보장하기 위해 쓰입니다. Nature Conservancy라는 NGO는 미국 50개 주에, 그리고 22개국에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는 지부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확실한 프로그램과 원칙을 각 지부를 지역에서 실행해가면서 현재까지 1억 에이크가 넘는 자연 목초지와 수원지를 지켜왔습니다.

이제까지 살펴본 3가지 혁신모델, 그리고 3가지 확산전략이 상호작용하면서 다양한
'3x3 혁신확산 매트릭스'가 만들어질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들은 특정한 확산전략을 선택하기에 앞서 사회적기업가, 체인지메이커들은 다음의 '5가지 R'(Five R's)을 고려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Readiness: 혁신은 확산될 준비가 되었는가?
Receptivity: 혁신이 되고자 하는 지역/환경에 그것이 받아들여질 것인가?
Resources: 확산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재원/자원은 마련되었는가?
Risk: 혁신의 확산이 실패하거나 부정확하게 실행될 확률은 있는가?
Returns: 확산을 통해 결국 얻을 수확(bottom line)은 무엇인가? 더 많은 사람을 섬기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더 잘 섬기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Impact should not just be about serving more people - it should be about serving them well.)

흔히 혁신의 확산을 고려할 때 쉽게 고려하지 않는 것은 '혁신에도 많은 에너지과 자원이 소요된다'는 점입니다. 현재 단계의 혁신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것을 다른 지역과 더 많은 대상에게 확산하는 것은 분명 '더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요구하게 되지요. 이를 위해 확산을 전담하는 별도의 팀 또는 조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저자들은 주장합니다. 확산은 그냥 1+1이 아니라, 1x10이 되는 힘든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Key Sentences
: Chances for sucess (of scale-up) inceases inf social entrepreneurs consider the full range of options, make thoughtful decision about how to define their innovation, select a promising scaling mechanism, and continuoously refine and adpat their strategy with the Five R's in mind. 


 

지난 Review 시리즈 보기
2011/12/21 - 개발도상국의 교육문제 해결에 필요한 혁신은 무엇일까?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0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