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빅이슈재단(The Big Issue Foundation)에서 와서 특강을 해주었다. 빅이슈는 홈리스(homeless)들이 '빅이슈'라는 잡지의 판매를 통해 소득을 창출하고, 저축, 주거 등 기타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의 가장 성공적인 사회적기업으로 자리잡은 곳이다. 홀트국제경영대학원 사회적기업가정신 과정의 Strategy(전략) 과목의 일환으로 특강이 진행되었다. 몇주전에는 Big Issue 잡지를 대상으로 비즈니스전략분석을 실제로 진행했던 바도 있어 무척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이날 10분 정도 지각을 했기에 맨 앞 자리에서 강의를 들었던 나는 질문 시간에 번쩍 손을 들었다. 질문을 하려면 항상 첫 번째 질문자가 되는 게 중요하다. 2번째부터는 서로 경쟁하기에 기회가 주어 지기가 어렵고, 첫 질문에는 비교적 자세하게 답변해주기 때문이다.


"빅이슈의 비즈니스 전략이 최빈국, BOP시장에도 적용되어 그곳의 빈곤문제를 해결하도록 쓰이지는 않을까요? 그런 곳에 진출할 계획이 있습니까?"


빅이슈는 한국에도 발행되고 있는 잡지로, 홈리스(노숙인) 의 자립을 기부나 자선이 아닌 비즈니스를 통해 해결하고자 접근하는 특징이 있다.  그 핵심은 매주 3개월간 유효한 '공식판매원 라이센스'를 목에 걸고 거리에서 잡지를 판매하는 노숙인 한명 한명이 '소상공인'(micro entrepreneur)라는 점이다. 이들은 결코 잡지 판매에 따른 커미션을 받지 않는다. 한권을 판매할 때 약 3~40%가 마진으로 홈리스에게 돌아간다고 한다. 그리고 지역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주에 30~40권을 판매할 수 있다고 하다.



강의를 들으며 내가 정리해 본 빅이슈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빅이슈 판매원은 투입 전에 3개월 간의 훈련을 통과하며 역량을 강화하게 된다. 마케팅,
고객접근, 자신감 콘트럴, 저축훈련 등 사회재통합에 필수적인 역량을 확보하게 한다. 이러한 역량은 판매를 지속하면서 더욱 강화된다.



2. 잡지 판매는 직원의 자격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소기업체로 창업해서 활동하게 되는 것과 같다. 거리에서 판매를 위한 잡지를 선불을 지불해 구매해야 하며, 구매한 잡지는 자신이 판매를 책임을 지게된다. 도매점에서 물건을 떼다가 소매로 파는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소기업의 운영자가 되므로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게 되며, 강력한 인센티브를 갖게 된다.




빅이슈는 잡지를 파는 것이 아니다
홈리스들이 기업가정신을 획득하고, 대사회적인 역량을 확보하는 과정에는 전문가들의 코칭과 컨설팅이 제공된다. 결론은 빅이슈는 잡지를 파는 사회적기업이 아니라, 홈리스(취약층)의 시장진입, 사회통합을 돕는 인적자원 역량강화를 돕는 기관이라고 볼 수 있다. 잡지는 그러한 전략을 탁월하게 수행하는 수단인 셈이다.  


내가 재단 관계자(이사)에게 물었던 부분은 바로 그것과 관련되어 있다. 영국 혹은 여러 나라들에 적용되는 빅이슈의 비즈니스모델은 잡지를 파는 것이 아니라, 빈곤층이 가진 자원을 활용하여 그들이 활용하지 않고 있는 인적자원을 육성하고 역량강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규칙을 창출하는 것이지 않는가?


한국에는 <넥스트마켓>(에이지21)이란 이름으로 번역된 유엔개발계획(UNDP)의 'Creating Values for All'이란 보고서는 BOP(빈곤층 저변이론)에서 활용할 수 있는 5개의 전략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에 "빈곤층의 강점을 이용하기"와 "제품과 비즈니스 과정을 현지에 적응시키기"가 바로 빅이슈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넥스트마켓] UNDP publication on Inclusive Market released in Korean!




빅이슈가 입증한 비즈니스 중심의 빈곤해결 접근
빅이슈는 도시를 기반으로 '자선보다는 소비'(hands up, not hand out)이라는 관점에서 소비자들이 트랜드를 충실하게 반영하는 소위 '쿨'한 잡지로 포지셔닝을 했고, 일부 다루는 주제에 맞게 심각한 내용만을 다루는 몇 가지 대안잡지들과는 다른 '현지 적응'이 전략을 탁월하게 이루어냈다고 평가된다. 


이제 내가 좀더 고민해보고 싶은 부분은 바로 이러한 빅이슈의 빈곤층, 취약계층 접근이 개발도상국 또는 최빈국의 개발협력 현장에 어떻게 접목되거나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빅이슈와 같이 빈곤층에게 자선이나 물품 배분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역량강화와 지속가능한 수익창출, 그리고 소상공인으로서의 기업가적 활동에 참여하도록 돕는 개발협력 전략이 필요하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선진국에서는 그것이 '현지의 적응'된 형태의 소비가 가능한 '잡지'라는 상품이었지만, 개발도상국이나 최빈국에는 현지에 적합한 다른 차원의 상품이나 서비스일 수 있다. 그리고 외부 후원을 통해 그것을 배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기관이나 NGO라 할지라도 그러한 value chain에 빈곤층을 끌어들여, 훈련을 제공하고, 실제로 주인의식 또는 커뮤니티의식에 기반을 둔 작은 비즈니스(소상공업)으로 이루어지도록 지원한다면 어떠한 변화가 가능할까?


빅이슈는 그동안 사회가 대안이 없이 자선단체의 음식, 의복, 거주처 제공에만 의존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해결책을 제공해왔다. 그 핵심은 빈곤층을 수동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훈련되지 않고 활용되지 않았을 뿐 여전히 잠재해 있는 역량을 훈련하고 실습하게 함으로 '기회의 박탈'이라는 빈곤의 덫으로부터 빠져나오도록 돕는데 있다.
 

최빈국에서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기관과 NGO가 진행하는 목표가 바로 그것이 아닌가? 개발협력에 있어 비즈니스(social business)적인 접근이 가진 장점과 혁신적인 요소는 앞으로 더 분석하고 제시할 생각이다. 개발협력 현장에서 지금의 'the big Issue'는 지속가능한 현지중심의 발전이며, 이는 'The Big Issue'가 그동안 개발하고 입증해온 모델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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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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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유정희 2012.02.02 17:07 신고

    저는 얼마 전부터 노숙인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 학생입니다. 노숙자가 생겨난 원인, 해결방안 등 여러가지를 찾아보던 중 '빅이슈'라는 잡지에 대해 알게되었습니다. 노숙인의 자활을 위한 프로그램 중 '빅이슈'라는 건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요. 하지만 다시 한번 빅이슈 관련한 점에 있어서 궁금한 점이 생겼는데요, 그것은 우리나라에도 실행되고 있는 노숙자를위한 빅이슈 프로그램이 어느정도의 성과를 거두고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추운 겨울에도 길거리를 다니다가 잡지를 파시는 노숙인들을 볼 때면 사실 계절에 따른 변동, 그냥 지나치는 수많은 사람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비즈니스가 실질적으로 이들에게 얼마나 큰 '자활'의 역할을 하도록 돕는지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물론 '빅이슈'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보고도, 이 잡지가 그들의 자활을 위한 도움을 주는지 알고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우리나라에도 빅이슈를 통해 더 많은 성과를 내고, 노숙인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많았으면 합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이주현 2012.02.02 22:10 신고

    런던에서 퇴근길에 euston역을 항상 지나가곤 했는데, 항상 귀가에 맴돌게 '빅이슈' 라고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다시 들리는 듯 합니다. :)

    글을 읽고 좀 생각을 해보게 됬습니다. 빅이슈는 말씀하신대로 국재 개발/ 비지니스를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 등에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동시에 깊이 생각해 볼 이슈도 있는 것 같습니다.
    유럽이든, 아시아는, 과정참여를 결과적 성공으로 엮는 얘기가 많습니다. 빅이슈를 파는 사람들은 물론 열심히 파는 사람도 있지만, 좋지 않은 날씨를 맞아 몇 번 외치다가 힘에 부치고, 동기를 잃고 주저 앉거나 판매를 하지 는 경우를 주로 봤습니다. 이 사람들이 자신의 소기업을 가질 수 있는 기회에도 불구하고 동기 부여가 되지 않을 정도의 상황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여전히 '원조'하는 컨셉으로 그 사람들을 바라 보게 됩니다. 잡지가 좋은 지 않 좋은지 보다 내가 저 노인에게 몇 푼을 기부할 수 있는지 없는지 생각하게 되죠.. 즉 이 사람들은 여전히 '나는 빈곤층'이다 라고 외치는 것과 같아지고, 사회적으로 윤활한 경제 활동은 매우 어렵게 보입니다.
    -공급자 입장에선, 잡지를 만들고 판매하는 전반적인 과정이 빈곤층의 주인 의식 부족이라는 결과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교육' 과정에서부터 참여하는 것은 자신의 비지니스에 대한 애착 및 주인의식을 어렵게 만들 수 있고, 또한 빈곤층이던 중상층이던 강점을 살리지 않은 비지니스라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자신의 돈을 주고 산거지만, 그것을 판매할 시에는 여전히 대행 업무를 하는 사람으로 생각될 수 있습니다. 개발 도상국에서 프로젝을 진행할 시 이 문제는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소농이던 작은 규모의 제조업이던 비지니스 모델을 창출 시 그 역할을 할 빈곤층의 참여가 한정되고 후반부에 교육에만 참여하면 항상 부작용이 따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적정기술을 자신의 생존 문제 관련 쓸 경우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봤을때, 개발 도상국에서 극빈층의 초기 비지니스 대상은 이웃일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사회가 형성될 초기 단계에 물물 교환이 마을 단위에서 일어났듯이, 환경이 어려울 수록 이웃공동체 간의 협력이 잘 되어 있는 상태에서, 마을 단위로 하는 서로간 다른 비지니스 모델을 통하여 win win 하는 사례로 시작하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도 생각하게 해보는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