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응모기한이 지났으니 이제 글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지난주 였을까 아는 지인이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홈페이지를 알려주어 처음 가보게 되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께서 청년비례대표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내 책 타이틀인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라는 말을 썼다고 했다. 이 분들이 말하는 '스토리'란 과연 무엇일까? 제목이 비록 충격적인 효과를 위해 그렇게 만들어졌지만, 결코 스토리는 뭔가를 이기기 위한 존재는 아닐텐데... 제목을 그렇게 지은 내 일말의 책임을 느낀다.

아까 그 지인은 5분을 고민해봤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10분을 고민해봤다. 나는 자격이 있을까? 내가 지원한다면 나는 어떤 분야에 대한 공헌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어떤 그룹을 대변할자격이 있을까? 

제작년말부터 MBA학교를 지원할 때 써야했던 질문들이 이런 것이었다."당신은 우리에게 어떤 공헌을 할 수 있으며, 당신의 고유한 핵심역량은 무엇입니까?" 쉽지 않은 질문이었지만, 그 질문에 답을 도출해냈을 땐 '학교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이제 나는 원하던 목표를 달성했다'고 느꼈다. 학교 진학과는 별도로 "내가 지향하는 가치"와 "하고자 하는 방향"을 정말 뚜렷하게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앞서 10분간 고민을 한 결과, 청년비례대표로 선발되는 것과는 별도로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달성한 느낌이 든다. 내 약점과 강점, 그리고 내가 앞으로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또다른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나를 잘 아는 한 선배는 "정태, 너는 정치할 스타일이 아니야"라고 말했다. 맞다. 나는 정치적이지 못하다. 극히 정치적인 상황에서 밀려난 적도 많고, 상처도 받았고, 너무 많은 표를 그냥 순순히 내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이곳 런던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어떤 도움을 학교와 학우들에게 제공했더니 한 친구가 "무료로 그렇게 제공하지 말고 뭔가 대가를 정확하게 제시하라"고 충고해줬다. 내 천성이 그렇게 못하니 참 고민이다.

정치적이지는 못하지만, 나는 지극히 '정치'를 행하고 있다. 정치란 자연적으로, 그냥 시간이 흐른다고 달성되지 못하는 공공이익의 증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행위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동안 몇 가지 도전들을 해왔고, 그 도전들이 처음엔 무척 외롭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는 내게 어떤 강력한 힘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이제 우리 사회와 세계가 그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배경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사람들이 힘을 잃고, 원래 정치적이지 못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도 힘을 얻고 있다. 공유하고, 나누고,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이 과거에는 미련하고 어리석어 보였지만, 이제는 그것을 인위적인 아닌 자연적으로 하는 사람에겐 많은 기회가 만들어진다.

어제 기차를 타고 런던시내에 들어가면서 옆 자리에 소란이 있었다. 한 여성승객이 자기 자리 옆 자리까지 문서 등을 놓고 쓰고 있다가, 한 남자가 그 옆자리에 앉으려고 왔다. 물론 자리를 비켜주긴 했지만, 그 승객은 계속 "왜 하필이면 다른 곳에도 자리가 있는데, 내 옆 자리에 왔어?"라고 중얼거렸다. 결국 그 남자승객은 "unbelievabl"이란 탄식을 하며 자리를 떴고, 주변의 다른 승객들도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1. 세상에는 자신의 자리를 남에게 양보하는 사람이 있다.
2. 자신의 자리를 굳이 양보할 필요가 없어 지키는 사람이 있다.
3. 자신의 자리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가질 수도 있는 옆의 기회까지도 방해하는 사람도 있다.

그걸 보면서, 어떤 사람들은 나누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다른 사람이 명확히 즐길 수 있고 가질 수 있는 기회까지도 직간접적으로 싫어하고, 불쾌해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사람들이 굳이 '정치'를 하지 않으면서, 정치적인 행위를 해야 하는 이유다.

이제 세상은 최소한 자신의 자리를 다 양보하진 않아도, 빈 옆자리에 앉을 사람을 위해, 그 빈자리에 놓인 신문을 치워주거나, 그저 통로에 서있는 사람에게 "여기 빈자리 있어요, 앉아보세요"라고 기회를 나누고자 하는 사람이 필요한다. 공유경제이자 사회적경제의 탄생이다. 나는 이런 흐름에 심장이 뛴다. 정치적이지 못한 나도 마음껏 어깨를 피며 목소리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정치'의 의미에서 나도 "청년비례대표로 출마한다"고 써본다. 어떤 정당에 대한 것도 아닌 내 스스로에 대한 출사표이다. 청년비례대표 후보로 지원한 분들 중엔 이런 '정치'를 할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감사하다. 내가 아는 몇 분도 지원을 했는데, 그 분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그리고 지금 이 시기에 한국을 떠나 런던에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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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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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수연 2012.01.29 23:24 신고

    전 선배님이 정치하시면 무조건 지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