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TV, 칼럼, 워크숍 등지에서 심심치 않게 "적정기술"에 대한 언급과 제안들이 많아지고 있다. 주로 일반에서는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the Other 90%)으로 소개된, 적정기술. 앞으로 공적개발원조, 국제개발협력, 디자인, 사회적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적용이 기대가 된다. 
 

[관련기사]
소외된 90%를 위한 기술, '적정기술'을 아시나요?
[차관칼럼] 지식·기술의 나눔이 곧 청정원조/이수원 특허청장




적정한 것이 아름답다
적정기술이란 ‘해당 기술을 사용할 때 개인의 자유가 확대되고, 그 사용이 환경이나 타인에게 가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술’이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다. 기술이 화려하고, 뛰어난 제품이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이 오히려 소외될 때 그것은 비적정기술의 범주로 분류된다. 처음부터 적정기술로 분류되는 기술이 존재하지 않으며, 개발도상국이나 선진국 어디에서 사용되느냐가 기준도 아니다. 적정기술은 기술의 진보가 아닌, 인간의 진보를 중시한다. 간단한 기술이든 최고의 기술이든 ‘인간의 진보’, 즉 사용자의 자유가 계속 확대되는지의 여부가 적정기술과 비적정기술을 구분한다. 따라서 적정기술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마타야 센의 ‘자유로서의 발전’(Development as Freedom)이 의미하는 ‘개인의 자유가 확장되어가는 과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적정기술’이란 단어는 두 가지 차원에서 약점
있다는 것을 미리 언급하고 싶다. 첫째, 적정기술은 ‘기술’에 관한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져다줄 수 있다. 이 때문에 특히 인문계나 국제개발협력 종사자들은 근거 없는 거리감을 느끼곤 한다. 적정기술은 사실 ‘기술’에 관한 것이 아니다. ‘인간의 얼굴을 한 기술’로 번역될 수 있는 이 개념은 인간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이해를 가진 하나의 철학이자 세계관이라 볼 수 있다. 둘째, 적정기술은 ‘적정한 기술’을 의미하며, 이는 더 이상 선진국에서 사용하지 않는 ‘구닥다리 기술의 개발도상국 전수’와도 같다는 오해다. 적정기술은 ‘구닥다리 기술의 재발견’이 아니라 현지인과의 깊은 소통과 창의적인 접근을 통해, 그 동안 ‘화려하게 진보한 기술’이 결코 해결하지 못했고, 해결하려는 의지도 없었던, 굵직굵직한 국제문제들에 도전한다는 의미다.


선의를 가지고 아프리카 등지에서 화려한 기념식과 함께 전달된 최고의 기술과 제품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먼지를 뒤집어쓰고, 수리가 곤란해져 오히려 현지에서 처리 곤란한 골치 덩어리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기술이나 제품이 충분히 최신식이 아니어서? 혹은 현지인들의 수준이 워낙 뒤떨어져서? 적정기술총서는 그러한 의문에 답해보려는 현실적이며 구체적인 시도이다. 딱딱한 기술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가진 기술, 그리고 그러한 기술이 적용된 디자인을 접하면서, 우리는 ‘소외된 90%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만나게 된다.


적정기술의 선구자인 영국의 경제학자 E. F. 슈마허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고 말했다. 그렇다면 기술이든 디자인이든 최고가 아니라 ‘적정한 것이 아름답다’(appropriate is beautiful)라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기획의도_적정기술총서에 대해' 중)




적정기술 연구보고서
이번에 특허청에서 실시한 '적정기술을 활용한 ODA(공적개발원조)의 효과적 추진방안' 용역프로젝트 과정을 통해 적정기술에 대한 많은 자료들을 공부할 수 있었다. 또한 책임연구원으로 연구의 방향을 잡고, 보고서의 구체적인 콘텐츠를 이끌어준 홍성욱 교수님(한밭대학교 적정기술연구소장)과 ODA팀 및 적정기술팀으로 함께 한 동료연구진들을 통해 '적정기술'의 철학과 실제 적용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뜻 깊은 기회였다. 특허청에 최종 완료되어 보고된, 보고서의 pdf 파일을 아래에 동의를 얻어 공개한다.




- 목차 -

제1장 서론
1.1 연구의 필요성
1.2 연구의 범위

제2장 한국 ODA의 현황
2.1 ODA의 정의 및 형태
2.2 국제개발협력의 역사 및 흐름
2.3 한국 ODA의 역사 및 철학
2.4 한국 ODA의 현황

2.5 한국 ODA의 정책추진체계
2.6 한국 ODA의 중장기전략
2.7 한국 ODA의 문제점
2.8 한국 ODA의 원조효과성에 대한 평가  

제3장 적정기술
3.1 적정기술의 의미와 역사
3.2 적정기술의 현재
3.3 적정기술과 개발협력
3.4 적정기술과 지식재산권  

제4장 선진국의 적정기술을 활용한 ODA 사례
4.1 GTZ의 정의 및 성격
4.2 GTZ 주요 프로그램 소개
4.3 GTZ 개발원조 집행의 특징
4.4 적정기술을 활용한 GTZ 사례와 평가
4.5 SNV의 정의 및 성격
4.6 SNV 주요 프로그램 소개
4.7 SNV와 타 기관과의 파트너십 분석
4.8 적정기술을 활용한 SNV 사례와 평가 
 

제5장 적정기술을 활용한 ODA
5.1 적정기술을 활용한 ODA의 SWOT 분석과 전략
5.2 한국적정기술센터(KCAT)의 설립
5.3 적정기술을 활용한 ODA 프로세스
5.4 정부의 정책지원 제언

제6장 적정기술을 활용한 ODA의 영향
6.1 적정기술을 활용한 ODA의 국외적 영향
6.2 적정기술을 활용한 ODA의 국내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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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www.crosstheborder.co.kr BlogIcon 김주헌 2010.11.29 17:18 신고

    공유 감사합니다!^^ 좋은 자료 만드시느라 수고 많이하셨네요! 개발, 경제사회적 인권, 환경이슈는 이제 큰 틀에서 방향이 모아지고 있는 것 같네요. 결국, 개발도상국 각국의 사례에 맞춰 1) 특정 분야 투자 촉진 - 2) 신기술/정책/규제 도입 및 적용 - 3) 고용촉진 (특히 소외된 자를 중심으로) 및 인권 증진의 매커니즘을 따르고 있으니까요. 녹색경제도 궤를 같이하고 있고요. 다만, 적정기술은 실질적인 사례 및 실행모델 중점으로 bottom-up approach의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많은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소외된 90%를 위한 적정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국내 최초의 개론서인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이 12월 3일 번역출간 예정입니다.

EBS '하나뿐인 지구'에도 소개되었고, 세계 최대의 박물관그룹인 '스미소니언연구소'(Smithsonian Institute)의 '쿠퍼-휴잇 내셔널디자인박물관'에서 출간된 책입니다.

국제개발협력 번역프로젝트의 첫 번째 책이기도 했던, 이 책을 통해 총 16분이 번역과 제작비지원을 해주셨습니다. 이제 1주일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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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준성 2010.11.26 22:49 신고

    나오면 바로 살래요 ㅎㅎ 축하드려요~

  2. addr | edit/del | reply 이다영 2010.12.02 09:54 신고

    홍보관님 :) 번역프로젝트의 첫 출판이 소외된 이를 위한 디자인 책자!! 라서 너무 좋네요 ㅎㅎㅎ 어디에서 판매되나요? 한권 사서 저희 과에 기증하고 싶어요 ㅎㅎㅎ


지난 9월 13일, 제1회 "소외된 90%를 위한 적정기술 콜로키엄"에서 발표한 내용입니다. 적정기술의 정의, 국제개발협력과의 관련성, 한국의 인지 개선활동을 위해 진행 중이 프로젝트와 기타 제언하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국에 적정기술의 철학과 사고가 더욱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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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diplomaker.tistory.com BlogIcon 콜미지봉 2010.10.05 13:56 신고

    좋은 자료 널리 공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난 18일 강연회 때 지구촌체험관에서 전시자료 중 적정기술 몇 가지 사례를 접했습니다. 소외된 90%를 위한 맞춤형 궁리와 생각이 현지의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기술(물건)으로 변했더군요. 꾸준히 관심을 갖고 언젠가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원제: Design for the Other 90%, 에딧더월드 / 2010년 10월 출간예정)이 EBS의 "하나뿐인 지구" 다큐멘터리에서 소개되었습니다.

제가 KAIST에서 있었던 '소외된 90%를 위한 적정기술 포럼' 발표내용도 초반에 나오는데요, EBS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하면, 언제든 무료 시청이 가능합니다.


'한밭대학교-에딧더월드 적정기술 총서' 제1권인 이번 번역본은 '국제개발협력 번역프로젝트'로 결성된 젊은이들의 귀한 결실이기도 합니다.


적정기술은 "사용하는 사람의 자유를 확장하고, 그 확장이 타인과 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즉, 인간개발(Human Development)로서, "인간의 얼굴을 가진 기술" 또는 "인간을 중심에 둔 기술"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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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산뜻한 웹포스터가 나왔습니다.
대전KAIST에서 하기에 많은 분들 참여하긴 어렵겠지만,
저의 요즘 화두 중 하나인 '적정기술'은 참 많은 부분 흥미롭고, 적용할 부분이 많답니다.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 그리고 '인간개발'에 대한 관심인데, 이러한 인지개선을 위해 국내외에서 추진 중인 여러 프로젝트(적정기술 관련 서적 번역프로젝트, '적정기술' 전시회 개최, '적정기술' 교육캠프 개최 등)에 대한 안내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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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이빛나 2010.09.13 18:41 신고

    오늘 카이스트에서 뵙겠습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2010.09.14 23:36

    비밀댓글입니다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www.theuntoday.com BlogIcon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2010.09.17 22:18 신고

      아~ 맞다 다영이가 그곳에 있었구나! 반갑습니다. 그리고 멋진 스토리를 전해줘서 고마워요. 교회 어디에 다니지? 내가 대전에 종종 내려가니깐 교회에서 초청한다면 얼마든지^^ 그리고 추석연휴 끝나면 클린더월드 함께 보도록 해요!

      참, 나는 요즘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등 디자인을 통한 개발협력 지원에 많이 집중하고 있어요~ 디자인 전공생을 위한 '프로그램'도 생각해보고 있고, 디자이너의 재능과 기회를 세계를 위해 공헌할 수 있는 것은 없을까 고민하고 있죠!

한국내에 '적정기술'의 인지개선을 위한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전개할 계획입니다. 관련하여, "나눔과 기술" 회원님들과 아이디어와 협력방안을 나눌 예정입니다.



나눔과기술(*STI) 월요오픈포럼  


일시 : 9월 13일  7p.m~9p.m
장소 : 대전KAIST 인터네셔널 센터(W2-1 )

문의 : 042)863-7775/ 010-9660-4317 (사)나눔과기술


7p.m~8p.m   “Holistic Transformational Community Development” 
                    - 정길용박사


8p.m~9p.m   “적정기술의 한국 인지개선 활동”  
                   - 김정태 교수


강사소개

정길용박사
 - 외과의사, 골든게이트 신대원 졸업, 2000년 부터 의료 대사 선교회 소속 .
Community Health Evangelism 사역. 한국 창조과학회, 누가회, 성서 유니온 활동.


김정태교수
- 유엔거버넌스센터 홍보팀장. 한국교육개발원 선정 국제교육전문가 .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외래교수. 유엔온라인정보센터(The UN Today.com) 편집장 <최신 유엔 가이드북>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등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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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커피를 사주시는 특별한 미팅의 두번째 Guest는 류승석(과학기술 정책 석사과정) 님입니다. 이집트에서 국제개발 협력요원으로 활동했고, 과학정책기술에 대한 관심으로 현재는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합교 입학 전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거의 1년만에 다시 만남을 가지게 되었네요. 파리, 제네바 등을 지원을 받아 현장방문을 하게 되고, 유엔 인턴 지원에 관심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과학기술 정책이 어떻게 개발도상국의 국가경제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함께 서로의 생각을 나눴답니다.

승석 님은 클러스터, 그리고 기업활성화를 통한 국가경제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한국의 개발경험 속에서 뭔가 실마리를 찾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답니다. 저는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을 소개하고, 어떻게 적정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기업'이 개발 현장에서 유용한 tool이 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Buy Me Coffee Project 설명을 듣고, 제게 간짜장 식사비를 대신 내주셨네요. 그리고 3개의 후원 프로젝트 중에 유엔의 잡지를 한국어로 번역해 출간하는 'UN Chronicle' Korea를 골라 후원하기로 했습니다.

류승석 님, 후원에 감사드리고, 준비하는 인턴과 이후의 논문주제 발전에도 좋은 성과 있기를 응원합니다!
 



Buy Me Coffee Project가 뭔지 궁금하시다고요?
http://www.theuntoday.com/283


[Buy Me Coffee Project] 참가자 리스트
# 기부 금액은 주기적으로 모아서 기부됩니다.

1. 이지은님이 Clean the World Korea에 5,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2. 류승석님이 UN Chronicle Korea에 5,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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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 한밭대학교 적정기술연구소 발행)이란 정기연구지에 기고한 '유엔새천년개발목표 달성을 위한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 as Extraordinary Technlogy for Achieving the UN Millennium Development Goals) 중 일부 글입니다.


유엔새천년개발목표 10주년을 맞이하여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적정기술이란 관점에서 생각해볼게 많은 것 같습니다.


유엔새천년개발목표 달성을 위한 적정기술

(Appropriate Technology as Extraordinary Technology
for Achieving the UN Millennium Development Goals)


김정태
유엔거버넌스센터 홍보팀장
MDG리포트 한국위원회 공동대표

 
들어가는 말

손화철 한동대학교 교수는 적정기술을 “에너지 사용이 적으며, 누구나 쉽게 배워서 쓸 수 있고, 현지에서 나는 원재료를 쓰고, 소규모의 사람들이 모여서 제품생산이 가능한 기술”이라고 소개한다.1)  이런 적정기술의 정의는 “미래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개발”을 뜻하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또는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2) 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다. 유엔이 당면한 2가지 최우선 과제인 ‘기후변화’와 ‘새천년개발목표’ 중에서 새천년개발목표와 적정기술의 관계 및 활용가능성을 살펴보는 게 이번 글의 목적이다.


1. 유엔새천년개발목표

유엔은 21세기 벽두 ‘새천년선언’(Millennium Declaration)을 통해 2015년까지 국제사회가 집중할 목표를 발표했다. 유엔의 192개 회원국 모두가 동의한 이 목표는 유엔새천년개발목표(The Millennium Development Goals, 이하 MDG)라고 불리며, 인류 역사상 최초의 전 세계적인 공동의 목표로 자리잡았다.3) MDG는 8개의 목표와 16개 세부타깃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엔은 2005년부터 매년 전 세계의 MDG 경과를 결산하는 MDG보고서를 발행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MDG리포트 한국위원회가 2008년 결성되어 MDG보고서의 한국어판 발행과 보급을 담당하고 있다.4)


 

목표1. 절대빈곤과 기아퇴치

목표2. 보편적 초등교육의 달성

목표3. 양성평등과 여성능력의 고양

목표4. 유아사망률 감소

목표5. 산모건강의 증진

목표6. HIV/AIDS, 말라리아 및 기타질병 퇴치

목표7. 지속가능한 환경보장

목표8. 개발을 위한 국제파트너십 구축

 

8개의 목표를 2015년까지 달성하자는 게 유엔의 목표이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리 밝진 않다. ‘절대빈곤과 기아퇴치’의 경우 목표는 ‘2015년까지 하루 1불 이하의 소득으로 생활하는 비율을 1990년 기준 절반으로 감소’다. 1990년 전 세계의 절대빈곤층 비율은 46%였고, 2005년에는 27%로 감소, 목표인 23%에 매우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주로 중국과 인도의 획기적인 경제성장을 통한 평균효과일 뿐, 아프리카의 경우 절대빈곤율이 1990년 58%에서 2005년 51%로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2010년 MDG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의 3대 식량, 경제, 금융위기가 기존의 성과 자체도 되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우리는 빈곤을 퇴치할 수 있는 재원과 지식, 그리고 기술을 보유하게 된 인류 첫 세대”라고 말했다. 전 세계의 식량생산이 부족해서 전 세계의 기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전 세계의 기아와 영양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비용은 약 190억불로 추산된다. 반면 전 세계의 군비 지출은 8천억 불을 상회한다.5)
MDG 달성은 따라서 가능, 불가능의 문제라기보다는 국제사회가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로 귀결된다.

 


2. 적정기술과 적정역량


MDG의 핵심은 개발 또는 ‘발전’이라 번역하기도 하는 development이다. 유엔 차원에서 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유엔개발계획(UN Development Programme)이 발간하는 ‘인간개발보고서’(Human Development Report)는 개발을 “궁극적으로 인간의 잠재력을 확장하고, 인간의 자유를 확장시키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6)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마탸야 센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역량(capacity)란 개념을 사용한다. ‘권리가 주어졌을 때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 역량이란 ‘권리’ 그 자체의 의미보다, 실제 ‘권리의 향유 여부’에 관심을 가진다. 예를 들면 이렇다. 어떤 국가에서 아이들에게 ‘무상초등교육’이 시행되었다. 아이들은 이제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다. 그런데 학교까지 진입하는 접근권이 보장되지 않았던지, 생존을 위해 노동에 투입되어야 한다든지, 장애를 가져 특별한 지원이 없이는 등교가 어렵다고 할 때, 교육권 자체는 어떠한 의미도 없다. 아이는 학교에 등교할 수 있도록 ‘환경적, 가정적, 신체적 역량’이 갖추어져야 하고, 그럴 때 ‘무상초등교육’ 권리를 누릴 수 있다. 결국 역량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 더 많은 자유를 의미하게 되고, 아마타야 센 교수는 이를 ‘개발이란 사람들의 자유가 더 많아지는 과정’(Development as Freedom)
이라고 결론짓는다.7)


과학기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식수가 부족한 아프리카의 한 마을에 전자식 지하수 펌프시설을 구축하는 것은 ‘권리’만 가져다주는 것뿐이다. 해당 권리를 충분히 향유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전기공급, 소모자재의 시기적절한 공급, 설비운용과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기술 인력의 상주 등이 미비할 때 지역주민은 ‘자유로서의 개발’을 전혀 누리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비적정기술(Inappropriate Technology)은 개발에 장애물이 될 뿐이다. 실제 개발의 권리를 누릴 지역주민의 역량에 부합하는 적합기술의 의미가 여기에 있다. 누릴 수 있는 적정기술을 접한 지역주민은 점차 기술교육 등을 통해 역량강화(capacity-building)을 하게 되고, 보다 높은 수준의 기술도 누릴 수 있게 된다.


적정기술은 지역주민들에게 권리를 주는 것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실제 역량을 고려해 그 역량으로 누릴 수 있는 보다 많은 선택의 자유를 준다는데 의미가 있다. 적정기술은 곧 적정역량(Appropriate Capacity)을 의미한다. 개발의 측면에서 적정기술은 목표(goal)가 아니라 수단(tool)이며, 다음 단계의 개발로 이끄는 마중물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다음번에 계속)




1. 손화철, 적정한 적정기술[1], 적정기술 Vol.1, 한밭대학교 적정기술연구소, 2009

2. 일명 ‘브룬트란트위원회(Brundtland Commission)’라 불리는 유엔세계환경개발위원회(The United Nations 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가 1987년 발행한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에서 정의된 표현. 보고서 전문은 다음의 웹사이트에서 다운로드 가능. http://www.un-documents.net/wced-ocf.htm

3.유엔새천년개발목표에 관한 상세한 정보는 유엔의 공식홈페이지를 참조할 것. http://www.un.org/millenniumgoals/

4. 2010년 MDG리포트 한국어판은 아래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가능.
http://www.theuntoday.com/entry/2010년-유엔새천년개발목표-보고서UN-MDG-Report-발간

5. Everything You Always Wanted to Know about the United Nations (United Nations, 2008)

6. Human Development Report 2007/2008, UNDP

7. 아마타야 센, 자유로서의 발전(Development as Freedom), 세종연구원,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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