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동아일보 우경임 기자님과 만나 인터뷰를 한 전문입니다. 동아일보(09.4.15) 기사에는 지면제약상 나오지 않아서 아래 내용을 이곳에 올려봅니다. 제가 말한 핵심은 "문과생이라도 국제기구 진출에 겁먹지 마세요. 문과생의 인문학적 상상력과 의사소통 역량을 활용한다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인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문과생의 유엔과 국제기구 도전, 유리할까 불리할까?"


(인터뷰 전문)

유엔거버넌스센터(UNPOG)에 대한 소개를 해주세요
UNPOG(www.ungc.org)는 전 세계에 올바른 거버넌스를 확산하고 보급하기 위해 유엔사무국 산하기구로는 국내 최초로 한국에 설립되었다. 거버넌스란 쉽게 말해 "기존의 정부 주도의 의사결정 및 집행에서 탈피하여 정부, 시민사회와 기업 등이 의사결정 및 집행을 함께하는 과정"을 뜻한다. 유엔경제사회처(UN Department of Economic and Social Affairs)에 소속된 UNPOG는 투명하고, 효율적이며, 시민참여적인 굿거버넌스 증진을 위해 공공행정 개혁 우수 사례를 연구하고 교육훈련프로그램을 개발, 인도네시아, 투르크메니스탄, 카메룬, 중국, 에디오피아 등지에서 실시한 바 있다. 

특히 한국의 새마을운동이나 전자정부 등 해외에서 주목하는 한국의 우수한 사례를 개발도상국에 소개하는 한편, 올해부터는 '그린 거버넌스'(Green Governance) 프로그램을 개발, 녹색성장 관련 정책개발 실무자의 역량을 향상시킬 계획에 있다. 한국에 위치한 각 유엔기구 사무소는 한국을 사업영역으로 하는 국내사무소 성격이지만, UNPOG는 한국에 위치만 했을 뿐 사업영역이 전 세계에 걸쳐 있다는 특징이 있다.

UNPOG에서 담당하신 업무와 가장 중점을 두고 진행하시는 일이 있다면요? 
UNPOG의 홍보활동과 대외협력을 맡으면서 전자정부와 관련된 역량개발 프로그램의 기획, 진행도 겸하고 있다. 또한 국내의 유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 유엔에 대한 전반적인 공보(public information)와 아웃리치(outreach)도 진행한다. 최근 중점을 두는 부분은 지속가능한 녹색성장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그린 거버넌스'(Green Governance)란 개념을 개발하고, 그에 맞는 교육훈련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이다.  

국제기구 카페(cafe.daum.net/unitednations) 운영자이시기도 한데요, 국제기구 진출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요? 
학부때 한국대학생선교회라는 동아리에서 매년 해외로 선교훈련여행을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국제활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또한 일반 대기업, NGO, 공공기관 등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내가 관심있는 부분이 '공공이익 증대'라는 것을 깨달았는데, 그때 '국제활동+공공이익 증대'가 합쳐지는 영역인 국제기구 진출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고려대 국제대학원에 진학해 첫 학기에 들었던 박수길 대사님의 유엔 관련 과목은 흥미를 넘어선 구체적인 동기를 가져다 주면서 석사논문까지 '유엔사무총장의 리더십'에 관해 쓰게 되었다.


국제기구 취업에는 경력이 중요하다는데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또한 국제기구 채용과정에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경력과 가장 부족했던 경력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문과(한국사 전공) 출신이라는 점이 아무래도 약점이었다. 이공계 출신은 뚜렷한 연구실적이나 눈에 보이는 기술이 있지만, 내가 내세울 것은 오로지 '지식'과 '태도'밖에 없었다. 결국 내가 가진 문과로서의 장점을 더욱 승화시킨 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강화시킨 것이다. 모든 일이 그러하겠지만 국제업무에는 의사소통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유엔본부에 근무하는 한 과장님은 매일 하는 일의 많은 부분이 100통 이상의 업무용 이메일에 명확하고 간결한 답변을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무수히 많은 페이퍼워크(paper work)가 요구되는 국제기구의 특성상 이메일 한통이라도, 기획서 한장이라도 탁월한 소통역량이 없으면 뒤쳐질 수 밖에 없다. 

이를 위해 모 단체의 홍보출판부에 인턴기자로 들어가 6개월간 교정교열, 잡지편집, 신문제작, 인터뷰, 목차기획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면서 실전감각을 배웠다. 또한 관심분야에 대해 글을 쓰고 기사를 작성해 온라인뉴스매체에 정기적으로 투고했고, 유엔과 국제기구에 대한 많은 자료를 입수하거나 '아마존'에서 구입해 기초지식을 닦아가면서 다양한 국제회의, 세미나, 특별강연 등을 무수히 참석했다.  

그때의 연습과 눈썰미가 지금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발휘하는 데 가장 큰 자산이 되었다. 만약 당신이 문과 출신이라면,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갖추는 것은 자신의 문과출신을 강점으로 승화시키는 전략이 될 수 있다.

유엔본부 인턴십을 하셨는데 정식 직원 전단계로서 추천할만한 코스인가요? 
인턴십은 리트머스지라고 보면 된다. 유엔이나 국제기구에 관심을 보이는 후배를 만나면 우선적으로 인턴십을 권한다. 막상 실제적으로 부딪쳐보면 과연 이 길이 내 길인지 더 확고해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자신이 길이 아님을 깨닫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인턴 첫날 부터 실제 직원과 동일한 업무를 부여받아 정신없이 시작했는데,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며 더욱 개발해야 될 부분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국제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먼 길을 가야한다. 그 길만을 가기에는 쉽게 지칠 수 있기에, 중간목표로 인턴십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해보면 유익하다.

외국어 실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첫째 자신감을 갖추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의도적으로 자신의 한계를 깨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례로 대규모 세미나 같은 곳에서 사람이 주목하는 곳에서 영어로 말하는 것에 누구나 부담을 느끼지만, 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로 질문시간이 되면 손을 들었다. 특히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에게 서울강연회와 유엔본부 세미나에서 각각 질문을 하면서 '나도 유엔사무총장에게 말을 할 수 있다!'란 자신감을 키웠다.  둘째, 업무상 많이 쓰는 용어나 관련된 문서를 꾸준히 읽으며, 자신만의 '표현다이어리'에 옮겨 놓는다. 많이 알아야 우선 말할 수 있다.

국제기구에 대한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 주세요. 
두 가지 조언이 있다. 첫째, 자신의 관심사와 꿈에 대해 자신의 주변에 널리 알려라. 기회란 사람에게서 오는데 주변사람이 당신의 관심사와 꿈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기회가 있어도 연결해주지 않을 것이다. 둘째, 유엔에서 일하는 법은 Work at UN(직접 근무)말고도  Work with UN과 Work for UN도 있다. 그 차이가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보면, 자신의 관심과 재능을 살리면서 얼마든지 국제사회에 공헌할 길을 찾을 수 있다. 

<인터뷰: 동아일보 우경임 기자>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0

댓글을 달아 주세요

‘유엔과 국제기구’ 진출을 간절히 원한다면 자신이 진출하고자 하는 분야와 해당 국제기구 서너 곳을 우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2만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국제기구에 막연히 들어가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여전히 ‘들어갈 준비가 멀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국제기구가 아니라 먼저 이슈를 선택하라
여행을 떠날 때 특정 국가와 지역을 정해서 그곳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지역의 날씨나 풍토, 문화에 맞추어 준비물을 하나하나 갖추어 나가는 것처럼 국제기구 진출도 자신이 원하는 전공과 분야가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 유니세프 한국 및 일본 겸임대표를 역임했던 구삼열 전 외교통상부 문화협력대사도 ‘유엔을 하나의 기구로 보려하지 말고 글로벌 이슈에서 접근하라‘고 주문한다. 유엔에서 일해보고 싶다면 ‘유엔’이라는 ‘뜬구름’에 집착하지 말고 구체적인 “글로벌 이슈에 깊은 관심을 두고 접근하는 것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한다. JPO 출신으로 세계식량계획(WFP) 라오스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임형준 담당관도 “본인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고, 어떤 일을 정말 하고 싶은 지, 무슨 일을 정말 잘 할 수 있는지를 알아내서 그 분야에 전문성을 꾸준히 살려보는 것이 관건이다”고 국제기구 진출 희망자에게 당부한다.

Specialist vs. Generalist

본인의 전공이 이공계 전공 혹은 특정 분야라면 해당 주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국제기구로의 진출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인문사회 계통이라면 경제사회 이슈를 다루는 일반기구를 포함하여 전문기구의 지원업무 분야로도 진출할 수 있다. <교수님, 국제기구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의 저자 박재영 교수는 “본인이 특정 국제기구의 고유한 업무에 종사하기를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대부분의 국제기구가 공통적으로 필요로 하는 지원업무 성격이 강한 일을 하기를 원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달리 말하면 특정 분야의 전문성(specialist)에 승부를 걸어보던지 혹은 일반 지원업무의 전문성(generalist)으로 승부를 걸어 보라는 것이다. 일반 기업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경영, 회계를 전공했다면 영업팀/사업팀으로 지원하지만 인문사회 전공자의 경우는 경영지원팀 혹은 인사, 홍보팀 등에 지원하는 것과 비슷하다. 환경이나 원자력 등 이공계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제기구라 하더라도 인사부서, 행정부서, 홍보부서 등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국제협력과장을 역임했던 장홍래 현 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제기구 진출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직무내용설명서나 요구사항에 맞춰 미리 거기에 대해서 준비하기 보다는 자기에게 맞는 분야를 찾아 지원할 것이 권장된다.”고 지적한다. 

[아하!]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직원 모집분야


식량과 농업을 다루는 유엔의 전문기구이지만, 직원을 필요로 하는 분야는 해당 전문분야 외에도 아래와 같은 다양한 분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 회계/감사/재정관리

□ 축산/수의학

□ 농업재정/신용/투자

□ 관리/행정/회의

□ 농업정책

□ 유 통

□ 농 학

□ 의 료

□ 농관련산업/수확 후 관리

□ 영 양

□ 농산품 및 무역

□ 제도/개발관리

□ 컴퓨터학/정보시스템

□ 작물생산 및 보호

□ 경제학/계량경제학

□ 사업계획 분석 및 평가

□ 교육/지도/훈련

□ 출판/보도/저작/공공정보

□ 공학/기계화

□ 연구 및 개발

□ 환경학

□ 농촌개발 및 농지개혁

□ 농장관리/농업경영체계

□ 비서/속기사/서기

□ 수산업

□ 사회학

□ 식량안보/식량원조

□ 토양학 및 토지관리

□ 임 업

□ 통 계

□ 원 예

□ 통역/번역/요약

□ 인적자원/인사관리

□ 수자원관리

□ 법 무

□ 여성개발

□ 사서/문서관리

□ 기 타


전문성과 함께 국제적 안목도 길러야
유엔은 성격에 따라 일반전문가(generalist)를 원하는 곳도 있지만 어느 정도로 특화된 분야의 전문가(specialist)를 요구하는 직위도 많다. 따라서 자신만의 전문분야를 확인하고 그에 대한 역량과 경험을 지속적으로 채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전문성을 너무 강조하는 것도 어느 정도 문제가 있음을 김석철 전 IAEA 원자력안보담당관은 충고한다. “국제기구는 한 분야만 깊게 파는 데가 아니라 전체적인 연계성을 고려해

야 하는 곳”이기에 “이 사람이 그 분야에서 얼마만큼 국제적 안목을 갖추고 있는가를 오히려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실 컨설턴트(consultant)라는 제도가 존재하는 이유도 그와 연결되어 설명될 수 있다.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할 경우 아예 외부 전문가를 고정된 기간 내에 필요한 만큼 채용한다. 국제공무원은 오히려 기획과 관리, 점검, 협의, 결과보고 등 보다 일반전문가(generalist)의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다.



김정태(유엔온라인정보센터 편집장)

[본 내용은 럭스미디어에서 2010년 2~3월경 출간 될『UN, It's Your World!(가칭)에서 부분 발췌한 내용으로 저작권 보호대상입니다.]



신고
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0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