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스페이스는 "집단 의사 결정의 마법적 공간"이라 불린다. 원래 미국의 신화연구자이자 조직전문가인 해리슨 오웬이 국제회의를 개최한 직후, 일부 참가자로부터 "회의가 대체로 좋았지만, 사실은 커피 브레이크 시간이 가장 좋았다"라는 말에 충격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가장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붓은 회의가 아니라, 가장 자유롭고 통제하지 않은 커피 브레이크가 좋았다니..'

결국 1985년에 미국 몬트레이에서 열린 85명의 첫 오픈스페이스가 열린 이래 현재 30만회 이상 세계 136개국 이상에서 25년간 활용되어 왔다. 한국에는 한국오픈스페이스연구소가 존재해서, 오픈스페이스 프렉티셔너 캠프를 주관하고, 국내에서의 OST 확산을 담당하고 있다.

내가 이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복잡계'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책들 읽어가던 2010년 하반기에서 시작된다. 계속 언급되는 '자기조직화'(self-organizing)이란 표현에 착안해서 도서를 검색하다가, 한국에 막 번역출간된 <셀프오거나이징>(용오름)이란 책을 구입해 읽게 되었다. 그리고 그 책에 부록으로 있던 '오픈스페이스 공개포럼' 초대권을 보고서 '언젠가 가봐야겠다'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2010년 11월에 진행된 '제3차 오픈스페이스프렉티셔너캠프'에 휴가를 내고 참여하게 되었다.

하루 동안 보고 배웠던 OST는 생각한 바대로 매우 흥미롭게, 참가자들에 잠재된 생각과 창의력을 끄집어 냈다. 참가자 수가 15명에 불과해 언제 큰 규모의 집단에서도 어떻게 구현되는지 적용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2011년 1월 기회가 빨리 찾아왔다.

'글로벌아카데미'의 모의유엔 진행팀이 '모의유엔' 진행 관련하여 자문을 받기 위해 찾아왔고, 나는 기존의 '지루하고, 소수만이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모의유엔을 탈피해서, '한번도 시도되지 못했지만, 참가자 모두의 참여를 보증할 수 있는 'OST기반의 모의유엔을 제시했다. 이 친구들이 과연 선뜻 받아들일까 의아해했지만, 며칠 후에 그렇게 하겠다고 연락이 왔을 땐 나도 놀랐다.

행사는 시작됐다.

행사를 담당하는 주최 친구들은 시작 전 이렇게 말했다.
"과연.. 아무런 아젠다도 없이 그냥 주제만 하나 꺼내놓고 시작하는게 현실적일까요? 아무도 참여하지 않고, 아무도 아젠다를 말하지 않으면 하루 종일 프로그램이 망하는 건 아닐까요?"

그리고 행사가 끝난 후에 나는 다음과 같은 이메일을 받았다.
"사실 참가자 보다 제가 더 놀랐습니다. 자신의 논하고 싶은 주제를 논한다는 것, 어떠한 통제가 없는데도 자발적으로 참가한다는 것이 모든 요소가 처음엔 이상적이고 얼핏 불가능해 보였지만 실제 해본 결과는 달랐습니다. 참가자들의 열정이 저에게 까지 느껴졌고 실제로 저와 저희 준비위원들에게 커다란 보람이 되었습니다."

내가 직접 목격한 바도, 200명 수준의 대규모에서도 OST는 너무 놀랍게 구현되었다! 앞으로 비지니스와 국제개발협력, 적정기술, 유엔 등에 영역에서 보다 세밀한 OST활용법을 기획해서 활용해볼 생각이다. 직접 OST 프랙티셔너가 되길 원하는 분들은 '국제 오픈스페이스 프랙티셔너' 자격과정을 들어보시길 추천한다. 한국오픈스페이스연구소에서 2~3개월에 한번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래는 행사의 사진과 하루 만의 OST를 통해 만들어진 보고서이다. 보고서를 읽어보면, 어떻게 200명의 참가자들의 자신의 최대한의 아이디어를 열정적으로 나누어서, 양질의 보고서가 나오게 되었는지 느낄 수 있다. 내가 짤막하게 쓴 '후기'도 보고서에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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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박현진 2011.01.17 16:25 신고

    안녕하세요 김정태 홍보관님. Upload 해주신 글과 정보 잘 읽어보았습니다. 항상 유익한 정보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제 4기 OSPC 연수프로그램 신청 진행중이더라구요.
    이미 수료를 마치친 앞 기수분들을 살펴보니 사회의 최전선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더라구요.
    혹, 대학원생도 참여자격이 되는 궁금합니다.
    참여 할수 있다면 참여전 어떤준비를 해야하는지 조언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현진 올림.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www.theuntoday.com BlogIcon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2011.01.17 17:26 신고

      네, 현진씨, 꼭 들어보세요. 상관없습니다. 배워두면 활용할 부분들이 많이 느껴질 겁니다. 제가 강력추천했다고 하시면 아마 잘~ 해줄 겁니다. ㅋㅋ 참여 전에 꼭 <셀프오거나이징>이란 책과 <복잡계개론> 등을 읽어보시면, 큰 틀에서 더 재미있을 거예요~

#1 오늘은 1 반동안 함께 근무했던 로버트가 한국 근무를 마치고, 다시 새롭게 뉴욕의 UNIDO(유엔산업개발기구) 연락사무소로 떠나는 날. 나이는 나보다 1살 많지만, 내가 배울 게 너무 많았던 선배였다. 필리핀 출신으로 어찌나 영문 글을 잘 썼던지 우리 원장님은 "로버트가 가져다 준 영문기획서는 그냥 보지도 않고 통과한다"고 여러차례 자랑하셨던 적도 있다. 내가 영문기획서나 글을 가지고 가면, 내 자존심을 구기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원문이 더 빛나는 방향으로 고민해 고쳐주고, 조언해주던 기억이 눈에 선하다.

힘든 점들, 여러 이야기들 공감해주고, 지지해주던 그. 너무 고마운 게 많아서, 어차피 공항에 함께 가진 못하지만(부인이 한국에 와서 있다가 함께 출국했다), 공항버스 타기 전까지는 배웅하고 싶어 새벽에 집을 나섰다. 새벽 4.. 공덕역 중앙차로 버스정류장에서, 유독 매서운 겨울날씨(오늘 기록적인 영하 20도였다고 한다) 속에서 우리는 함께 했다. 버스전광판에 '6015'버스가 얼마 후에 도착하는 지 표시되는데, 20.. 10.. 5.. 그러다가 계속 2분에서 멈춘 채 바뀌질 않았다. 분이 표시될 때마다 '5!' 2!' 외치는 우리 모습이 마치 '새해 첫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 같다고 이야기하니 로버트가 크게 웃었다. 버스가 도착하고, 잠깐 짐을 옮겨준 다음에 로버트의 포옹을 받으며, 그를 떠나보냈다. Robert de Jesus! 함께 한 시간들 속에 당신 같은 유엔직원을 알게 되어 너무 행복했어요. 함께 코트디부아르, 필리핀 출장을 가서, 나눴던 이야기들, 배려들 정말 고맙습니다. 조만간 뉴욕에서 봐요. :)

 

#2  덕분에 사무실에 도착하니 새벽 510. 엄청 많이 남은 시간, 그리고 너무 추워서, 그 시간에 컵라면을 먹어버렸다. 그리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밀렸던 이메일을 쓰고, 뉴스를 보다가, 책을 읽고.. 밖의 창에는 어두움이 물러가고 있었다.

 

#3  오늘은 부산에 출장이 있어 내려왔다. 가온누리가 주최하는 '글로벌아카데미'에 유엔거버넌스센터도 후원과 세션주최를 하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한 후배와 만났다. 조촐한 도시락이었지만 함께 저녁식사를 했고, 이 친구는 내게 복조리를 선물로 주면서, 은행에서 찾아왔다면 신권 천원짜리 지폐를 3장 넣어주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란 그 친구의 정성에 감사하며 받았다. 내게 이메일을 보내고, 직접 만나길 원하는 이런 적극적인 후배들에게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노란색 점퍼가 유난히 잘 어울렸던 후배의 대학 4년 생활에 활기와,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나누는 리더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4 내일 모의유엔 회의는 Open Space Technology(OST)라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국내 또는 세계에서 이런 방법으로 모의유엔(MDG)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아마 처음일 듯 하다. 작년말에 수강했던 'OST 국제프랙티셔너 자격증과정'에서 직접 경험했던 '최고의 개인 창발형상'을 모의유엔에 접목을 시켰고, 이번에 이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동의를 하고 수용해서, 내일 드디어 진행하게 된다. 잠깐 리허설을 해봤고, 이제 150명을 대상으로, 아무런 아젠다도 없이, 어떤 구조도 없이, 개개인에게 이미 잠재된 실마리를 찾아나서는, 흥미진진한 '자기조직화'(self-organizing)의 결과를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게 보고 느끼게 될 것이다. 이 방법이 궁금한 분들은 '셀프오거나이징'이란 번역서를 참조해봐도 좋다. 예전, 복잡계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서적을 쭉 읽어나갔던 적이 있는데, 그때 발견한 '혼돈의 가장자리를 통한 의도적인 무질서 조성을 통해, 자유로운 창의성의 조직화'에 대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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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www.crosstherborder.co.kr BlogIcon JuhernKim 2011.01.13 14:12 신고

    아, 로버트씨가 가셨군요.ㅜㅜ 인사도 못했네요. 잠깐이었지만, 참 매너 좋은 분 같았어요. 새벽 4시에 버스를 타러 나온 로버트나 그 시간에 배웅을 나간 팀장님이나 참 대단하십니다.ㅎㅎ잘 읽었습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Heejin 2011.01.15 17:52 신고

    1년은 더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로버트 생각보다 일찍 가셨네요...정말 너무 좋은 분이셨는데 인사도 못 드리고 가셔서..메일이라도 보내봐야 겠어요^^ 홍보관님도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희진 드림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www.theuntoday.com BlogIcon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2011.01.17 17:29 신고

      희진씨 반가워요~^^ 논문 등은 잘 마무리하고 있지요? 저번에 김도환씨 용산에서 보고 정말 반가웠었는데, 다음주 화요일 '적정기술포럼'에 관심있으면 한번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