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1) 유엔에서 일하려면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는 이 시대 롤 모델에게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많은 청소년들을 대신해 궁금증을 풀어본다. 이들의 삶과 노력을 통해 행동하는 젊은이들이 더욱 많이 나타나 주길 바란다. <편집자주>

“스펙보다 스토리가 중요해요”
유엔거버넌스센터 홍보팀장 김정태

▲ 유엔총회장에서 김정태 홍보팀장.
2007년부터 유엔 직속기관인 유엔거버넌스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정태(34) 홍보팀장에게 국제기구 진출을 꿈꾸는 청소년들을 대신해 유엔의 인재상에 대해 들어봤다. 고려대 한국사학과를 전공하고 중국 및 미국에서 언어연수를 하던 중 국제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국제대학원(국제기구 전공)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국제활동에 뛰어들었다.


-유엔거버넌스센터에서 맡고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홍보팀장으로서 크게 두 가지 일을 담당합니다. 첫째는 거버넌스(governance 국정관리 체계)와 관련된 프로그램 또는 콘퍼런스(conference 회담, 회의)를 기획해 해당 국가에 가서 진행하는 것입니다. 거버넌스의 중요성과 우수 사례를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유엔거버넌스센터가 국내의 다른 유엔사무소와 다른 점은 한국에 있지만, 대부분 해외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유엔 및 유엔거버넌스센터에 대한 홍보, 캠페인 등을 담당합니다. 뉴스레터 발행, 유엔거버넌스 에세이 콘테스트, 유엔의 날 기념행사, 리더십아카데미, 유엔 방문행사 등을 진행해왔습니다.”


-어떻게 일하게 되셨나요.

“제 전공(한국사)을 이야기하면 많이들 놀랍니다. 한국사를 전공해도 유엔에서 일할 수 있는지 묻곤 하죠. 유엔 입사와 전공은 별 관계가 없습니다. 학부 때 사람과 사회를 깊게 이해하고, 문제를 통찰할 수 있는 인문학적 교양을 많이 쌓았습니다. 그런 문제의식 아래 구체적인 것은 대학원에서 공부했죠. 유엔거버넌스센터는 제 후배를 통해 채용 공고 소식을 듣게 되면서 알게 됐습니다. ‘형 유엔거버넌스센터에서 채용 공고가 떴는데요, 이런 곳에 관심 있지 않으세요?’라고 이메일로 알려주었습니다. 제가 뭘 하고 싶은지 추구하는 방향이 명확했기에 그것을 아는 사람이 기회를 준 것이죠.”


-한국인의 국제기구 진출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한국인은 세계와 나눌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얼마 전 부룬디에 다녀왔습니다. 50년 전 부룬디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5개국 중 한 곳입니다. 한국은 엄청난 발전을 했습니다. 이제 그 경험과 받은 도움을 한국의 많은 인재들이 세상에 나눠주면 좋겠지요. 다만, 국제기구는 철저하게 개인의 관심과 스타일에 맞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생각보다 지루하고, 역시 관료적인 문화 때문에 좌절할 수도 있어요. 먼저 유엔이 다루고 있는 다양한 이슈들을 접해보면 좋겠습니다. 유엔에서 발행하는 공식 잡지 ‘유엔크로니클’ 한국어판이 있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유엔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엔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세상’을 꿈꾸는 곳이고, 8가지 핵심 역량(8 core competencies)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입사할 때 이 8개의 역량이 있는지 인터뷰를 통해 중점적으로 확인하죠. 팀워크, 커뮤니케이션, 책임감, 창의성, 지속적인 학습, 기술지식, 고객지향 태도, 기획 및 조직력 등 8개의 역량입니다. 재미난 것은 이러한 역량은 숫자나 자격증 등으로 대변되는 스펙으로는 절대 증명할 수 없는 개인의 능력이라는 겁니다. 창의성을 어떻게 스펙으로 확인합니까? 고객 지향 태도도 그렇죠. 이런 부분은 철저하게 개인의 경험, 개인의 스토리를 통해 확인되고 증명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면접 때 물어보는 게 전부 ‘~에 관한 개인의 경험을 들려주세요’란 형식을 띠고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쓴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와 ‘최신 UN 가이드북’을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 또 국제공무원은 일반 공무원과 비슷한 점이 많은데, 특히 문서작업이 많다는 점이 그래요. 글을 쓰고, 문서를 쓰는 능력이 정말 중요한데,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후배들에게는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겠죠.”


‘공공이익의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정태 팀장은 국제기구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공공재의 비극’이 아닌 ‘공공재의 증진’이 이뤄지도록 연구, 강의, 출판, 프로젝트 지원 등을 계속할 생각이다. 최근에는 기업가 정신을 통해 국제개발 접근에 관심을 가지고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을 연구하고 있으며, 유엔과 국제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가는 유엔온라인정보센터(www.theUNtoday.com)를 운영하고 있다. 

1121호 [라이프] (2011-02-11)
김혜진 / 여성신문 기자 (kim@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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