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2.09 [강연자 후기] 여성부 국제전문여성인턴 집중교육 (5)

첫째, 자신이 먼저 행복한가요?
둘째, 충분히 나눠주고 있나요?
셋째, 꿈을 너머 가치가 있나요?

오늘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진행 된 여성부 주관 국제전문여성인턴 집중교육에 "유엔진출의 실제"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2번째로 약 40여 명 되는, 5년 후의 '여성 국제전문가'들을 만날 수 있는 귀한 기회였습니다. 거의 다 대학원 재학생이며, 많은 분들이 국제협력 또는 개발협력을 공부하는 '준전문가'들이시죠.

이 분들에게 촌스럽게 식상한 3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3가지 질문은 반드시 개개인마다 일기장에 자세히, 심각하게 답변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그 질문에 즉각 대답할 수 있다면, 그 질문에 오랜 진통과 고민 끝에 답할 수 있다면, 어쩌면 그 사람은 '국제개발협력'이 천직인 사람일 수 있겠죠. 국제개발협력 석사를 했다고 그게 '천직'이 될 수는 없습니다.

1. 자신이 먼저 행복한가요?
국제개발협력은 '남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작업'입니다. 내가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그 작업에 나설 경우 상대방도 본인도 정말 힘들게 되죠. 남의 행복을 논하기 전에, 먼저 내가 행복한가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행복은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입니다. 외부의 시각이나 외부 조건이 소위 좋기 때문에 '행복'을 느끼는 게 아니라는 거죠. '자신의 어깨를 치고 가는 지하철에서 만난 한 불친절한 승객'이라는, 짜증나는 환경 그 자체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평소 같으면 그냥 '뭐야 이 사람은!!!'하고 눈을 찡그리겠지만, 만약 방금 전에 내가 짝사랑하던 사람으로부터 '오늘 보고 싶어요. 저녁식사 같이할까요?'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한다고 생각해보죠. 마음이 들떠있어서, 그런 조그만 사건으로 화를 내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아마 '조심하세요~ 안녕히가세요!'라고 오버하며 인사할지도 모릅니다.

2. 충분히 나눠주고 있나요?
개발협력은 본질상 '나눔'에 대한 작업입니다. 그 나눔을 지금 실천하고 있지 않다면, 졸업 후에 근사한 직장에 들어가서 '나누겠다'는건 불가능합니다. 이것은 '역량이론' 또는 '오래된 미래' 이론에 따라 그렇죠. 지금도 신문을 읽지 않고, 1년에 100권을 안 읽고 있다면, 1년, 5년, 10년 후에도 십중팔구 신문이나 책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게 됩니다. 어르신을 존경한다면서 한번도 지하철,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해보지 않은 사람은 5년 후에도 계속 그렇게 되는 거죠. 지금 나는 충분히 나누고 있는지 철저히 고민해봐야 합니다. 내가 가진 작은 것에서부터 나누는 것이 익숙하지 않으면, 절대 절대 절대로 큰 것을 나누는 건 불가능합니다. '오병이어의 기적' 처럼 내가 가진 작은 것부터 나눠볼까요?

3. 꿈을 너머 가치가 있나요?
꿈이라는 것조차 같기가 어려운 요즘입니다. 그런데 꿈 만으로도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꿈은 그 꿈에 다가서는 과정까지가 본질이고, 실제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 '이게 뭐지?'라고 허무감과 방향상실을 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죠. 학창시절에 소풍을 갈 때를 떠올려보세요. 언제가 가장 행복했죠?
제가 강의에서 물어볼 때마다 100% 대답은 "소풍 전 날"입니다. 소풍 전날은 과자값 약 2천원을 받아들고, 제가 슈퍼에서 무엇이나 살 수 있는 어른행세를 하던 유일한 날이었습니다. 바나나킥, 홈런볼, 양파링, 블랙죠 등을 담아두고 집에 와서 가방에 넣어두고, 밤에 잠자리에 들면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설레임이죠. '바나나킥은 언제 먹을까?' '단짝이랑 김밥 같이 먹어야지.' 그런데 막상 소풍날은 그렇게 즐겁지 않을 때가 있죠. 보물찾기는 꽝만 나오고... 김밥은 은박지를 벗기다가 땅에 떨어지고..ㅠ 꿈의 성취 유무와 상관없이, 나를 결국 이끌어가는 '꿈 넘어 꿈' 가치(value)가 결국 중요한 이유입니다. 유엔이나 국제개발협력은 가치시장(value market)입니다. 자본시장(capital market)이 자본을 바탕으로 주식을 사고팔지만, 국제개발협력은 가치를 바탕으로 '주식'이 거래되는 현장입니다. 가치를 가진 사람이 주주(shareholder)가 되는 셈이죠.



국제개발협력이란?
국제개발협력은 국제+개발+협력입니다.

1) 국제란 "Think globally, yet act personally"를 실천해야 합니다. 그냥 지식적으로 알게 되는 국제이슈는 어떠한 변화(difference)도 만들지 못하는 유약한 지식일 뿐입니다. 진짜 살아있는 지식인은 그것을 '지극히 개인화'하는 과정을 밟아갑니다.

2) 개발이란 누군가의 발전을 논하기 전에 먼저 나의 human development를 이뤄가야 합니다. 내게 주어진 수 많은 자원과 숨겨진 잠재력, 재능도 활용해보지도 못하면서, 내가 잘 모르는 누군가의 '발전'을 논하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human development를 경험하고 놀라본 사람만이 진정 타인의 human development에 관심을 가지고, 진심으로 행동할 수 있겠죠.

3) 협력이란 나 혼자가 아니라,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들과의 합작입니다. 지금 나는 어떤 '협력'을 만들어가고 있나요? 내가 가진 시간과 재능을 내놓아서, 기꺼이 투자해서, 기꺼이 멘토링을 하면서 어떤 사람들을 키워가고, 나누고 있나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5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ddr | edit/del | reply 2011.02.10 00:38

    비밀댓글입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여수경 2011.02.10 11:01 신고

    강연 후기 잘 읽었습니다 선배님^^
    저도 저 3개의 질문을 다시한번 스스로에게 던져보며 고민 해 보아야 겠어요.
    막연히 국제개발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 해 볼 수 있어서 감사하네요~!!

  3. addr | edit/del | reply 김지현 2011.02.10 13:10 신고

    이메일을 통해서 대학생활의 계획에 대한 질문을 여쭤 봤는데
    답장이 오지 않았어요!
    바쁘셔서 늦게 오실 거라는걸 이해해요 선생님!
    하지만 메일 답장을 받기전
    오늘 이글을 읽고 대학생활을 하는데 있어 이 세가지 질문을 자꾸 되 물으며
    계획을 세워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좋았습니다^^
    항상 좋은글 다른사람과 함께 나누는 선생님이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4. addr | edit/del | reply 이정구 2011.02.10 17:15 신고

    국제개발협력에 종사할 사람들이 꼭 읽어봐야 할 글이네요. 자신을 먼저 알고 존중하고 개발할 수 있어야 다른 곳에서 기여할 수 있다... 꼭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이런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참! 2월 14일1차 TFT미팅에 오시나요?

  5. addr | edit/del | reply 오지은 2011.02.13 06:38 신고

    너무 좋은 말씀입니다.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직접 현장에 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이런 후기들이 정말 귀한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