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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02 유엔일기 17_ "행사가 아니라 거버넌스였다" (2)

유엔거버넌스센터는 10월 22일(목) 오전과 오후에 별개의 국제행사 2개가 성남과 인천에서 각각 있었습니다. 그리고 23일(금) 유엔의 날 행사와 25일(일)~28일(수)까지 필리핀 지방자치전자정부총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비상이었고, 저는 특히 UN4U 행사와 필리핀행사 총괄하면서 필리핀행사에 필요한 동영상제작, 홍보부스 제작, 발표자 수속 등을 진행했답니다. UN4U는 특히 인턴+청년홍보위원+인턴OB 등 14명이 함께 준비를 도왔는데, 이 분들도 중간고사와 겹치는 바람에 행사가 시작되는 주가 가장 빡빡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N4U라는 행사를 시도했던 이유는. "이런 기회를 통해 자라나는 학생분들이 분명 배우고, 도전받고,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것"임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행사가 끝난 뒤에 제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셨던 몇몇분들과, 국자인 회원분들의 후기를 읽으면서, 그 성과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거버넌스'의 가치를 밑습니다. 거버넌스(governance)란 "각각의 주체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공통의 목표달성을 위해 일하는 과정"을 뜻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거버먼트(government) 처럼 중앙통제적이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가치와는 달리, 각각의 역할과 주체성, 그리고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거버넌스입니다. 거버넌스란 귀중한 가치이긴하지만, 통제된 결과를 기대하거나 일사분란한 완벽함을 원한다면, 오히려 위험한 시도일 수 있습니다. 거버넌스란 깨지기 쉬운 가치인데, 그 이유는 '확실한 결과를 위해 중앙통제하고, 교정하고, 획일화하려는 욕구'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거버넌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중요합니다. 신뢰가 없기에, 맡기거나 기다리지 않고, 혼자 처리해버리게 됩니다.

이번 필리핀행사에 갔다오면서 배운 것 중 하나는 "행사가 이렇게 자유롭고, 행복하며, 일견 혼잡해보이는 모습 속에서도 특유의 즐거움과 자유, 그리고 축제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한국식 행사는 많이 아시겠지만 '고도의 통제와 차분함, 그리고 빈틈없는 연출과 진행'으로 유명합니다. 예전에도 유엔직원이 제게 이런 말을 했었지요. "한국이나 일본의 행사 진행은 정말 탁월한데,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다."


제게는 '국내 최초의 20여 주한 유엔기구 및 관련기관 총출동'이나 '유엔사무부총장 참석' 또는 '600명이 Seal the Deal 캠페인을 했다'는 것도 즐겁고 자랑스럽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자랑스러운 부분은 바로 UN4U행사를 스스로의 힘으로 기획하고, 진행해본 UN4U 준비팀(인턴+청년홍보위원+인턴0B)의 "한국청년"들입니다. 한국사회가 아직 어리기에 기회를 주지 않거나, 그 잠재력을 인정하지 못했을 뿐, 엄청난 잠재력과 열정을 가진 일단의 한국청년들이 스스로의 주인의식을 가지고, "많이 미숙하지만" 뉴욕UN본부 이외의 '유엔의 날' 단일기관행사로는 최대인원을 대상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해봤습니다.


'골든벨'도, '유엔직원 토스쇼'도, 'Seal the Deal' 캠페인도, '유엔애국가 연주'도... 모두 한국청년들의 기획과 연출이었습니다. 사실 전날까지.. 또는 행사당일까지 몇 개의 내용은 완전한 진행안을 총괄책임인 저도 보지 못했지만, 그들을 신뢰하기에, 또한 이것이 바로 '청년홍보위원'으로서 실제로 '거버넌스'를 체험하고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하기에, 저는 그들을 그저 '신뢰'했습니다. 한국 청년들이 어리지 않다는 것을 꼭 보여달라는 응원과 함께.  


 행사를 마치고.. UN4U준비팀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확인해보니; 당일 오전까지 시험을 하고 전날에 잠을 한 숨도 못자고 달려온 분이 4명, 멀리 춘천에서부터 와서 저녁식사가 첫 식사라고 말한 분이 3명... 하지만, "행사의 주인공이 바로 저인것처럼 느껴져서 배가 고픈 것도 잊었어요"라고 말하는 그들에게서 한국청년의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엿보았답니다. 이들에게 기회만 제공된다면, 그리고 '이래라 저래라' 간섭이 아니라 '주인의식'을 가지고 "네 꿈을, 가능성을 펼쳐보라!"고 신뢰해준다면, 이들이 어떤 큰 일을 해낼 수 있는지 저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지난주 혼자 늦게 사무실에 근무하며 준비하면서 제게 쪽지나 이메일, 문자를 통해 다수의 학생분들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그 중에 이 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교감에게 싸인 못 받아서 못 참가하게 됐네요.. 너무 아쉬워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자인데, 답변을 보내 참가할 수 있는 방법을 의논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지금 교감하고 직접 애기했는데 관람위주이고 실적이 없다고 헛소리 하시네요ㅠ" 문자가 왔습니다. 그리고 저도 다시 방법을 생각해 답변을 했습니다. 그 다음날. "어제 교감쌤께 말씀드린게 효과가 있었는지 결재해주셔서 낼 참여할 수 있게됐어요^^" 그 분이 누군지 저는 알지도 못하고, 행사 당일에 만나뵙지도 못했지만, 다들 그렇게 행사에 어렵게 참석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뭉클했습니다. 그리고 저와 준비팀도 눈에 안보이는 한 명을 위해, 그 사람이 행사의 VIP인 것처럼 생각하고 준비하자고 결심했습니다.


행사 당일, 갑작스럽게 사회를 맡으신 회사 직원이 독감이 들어 참석을 못하게 되었고, 행사진행을 모니터링하거나 '문제해결'로 대기해야 하는 제가 사회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산에서 새벽에 올라와 함께 짐을 옮길 '홍보위원' 남자 한 분은 불미스런 교통사고를 당해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오늘 행사가 진행될 수 있을까?" 인간적으로 참 당황스러웠던 그 순간에, 준비팀은 아니지만 한 후배가 아침일찍 와서 저를 도와 봉고차 한대 분의 짐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마침 당일 23일자 '조선일보' <유엔 단편동영상 경연대회 1등>이란 제목으로 인터뷰 기사가 나온 후배였습니다. 그런 후배에게, 짐 옮기는 것을 맡기는게 무척 미안했습니다. 그후 필리핀에 있을 때 후배에게서 아래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제게 가치가 있었던 시간은요. 박스를 혼자 날랐던 순간이었어요.

콜벤 아저씨를 보내드리고 박스를 혼자 내부로 나르는데.
눈물 글썽이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조선일보에 보도된것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예전 "아버지의 깃발" 영화에서 보았던것처럼. 언론이란 것이 잠시 잠깐의 가십거리들을 쫓아 다니는 집단이고.
한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컵처럼, 저에 대한 기록도 일회용 일거란 생각 말이죠.
지금 이순간에는, 연합뉴스, 뉴시스, 행정안전부 원자력과 로부터 쉴새없이 전화가 걸려오고 이것저것 묻지만.

그것이 정말 한순간의 일이란것.
깨달 았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유명해지고, 훌륭한 일을 해냈다 사람들의 칭송을 얻는것보다.
뒤에서 조용히 남을 위해 땀을흘리며 박스를 나르는일이.
제게 평안을 주고
기쁨을 주고
겸손의 미덕을 가르쳐준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네.
물론 제안에 제 인생을 향한 성공욕과 훌륭한 일을 해보픈 꿈같은게 가득하기 때문에.
계속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보고 싶어요.
하지만,
그것보다 더중요한건
박스를 겸손히 나르며 즐거워 할줄아는 소소한 만족감 같은것 인 것 같더라구요.

앞으로 제가 어떻게 살게 될지 모르겠지만.
어제 박스를 나르며
눈물을 훔치며,
전 아무리 높은 사람이 되더라도, 아무리 언론이 나에게 관심을 가지더라도
계속, 허드렛일을, 내 몸을 굽혀 하는 노동을 기뻐하고 즐거워 하는 사람이 되고싶다고 계속 다짐해 보았습니다.



UN4U 행사를 통해 저는 다시한번 "한국의 청년들은 이렇게 잠재력이 뛰어나고,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를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사회는 이들을 어리다고 하고, UN4U 같은 일을 맡기에는 부족하고, 자격이 없다고 할 수는 있지만, UN4U를 준비하기 위해 수면도, 식사도, 보상도 없이 뛰어들었던 일단의 그룹과, 그리고 앞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국자인 카페회원분을 포함한 행사 참석자들을 보면 저는 한국청년의 가능성과 탁월함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신 행사운영의 미비점들, 다시금 돌아보고, 다음에 이런 행사를 하게 된다면 개선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행사운영의 미비점에 대해서는 제 부족함을 탓해주시고, 이 행사의 준비와 행사 전후를 통해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줬던 '한국의 젊은 청소년 세대'에게 큰 격려와 앞으로의 기대를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이 지난 23일(금) 보셨던 것은, 행사가 아니라 사실 '거버넌스'였습니다.

감사합니다.


(10월 30일, 제가 '국자인' 카페[http://cafe.naver.com/athensga]에 올렸던 글을 옮겨왔습니다.) 
(아래는 JoongAng Daily에서 당일 행사 스케치와 유엔거버너스센터 원장님을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Students are the focus at UN birthday bash
October 27, 2009
Participants in a UN Day event on Friday in Seoul surround a cutout of United Nations Chief Ban Ki-moon. The group joined the Seal the Deal performance, which urges world leaders to take action on climate change at an upcoming United Nations conference in Copenhagen. By Oh Sang-min
Saturday was a special day for the United Nations. It was United Nations Day, which falls on Oct. 24 and is celebrated by UN member states around the world with activities such as meetings and exhibits that highlight the achievements and goals of the UN. The day has been celebrated since 1948 to commemorate the entry into force of the United Nations Charter on Oct. 24, 1945.

Last year, under the initiative of current UN Secretary General Ban Ki-moon, the UN launched an inventive outreach program called UN4U (United Nations For You) to mark its special day.

Korea participated in the event this year and last. This year’s celebration, however, featured a series of special events for young people.

“Previously, events related to the UN were often dominated by government officials and those from relevant organizations, rather than the general public,” said Choi Jong-moo, the head of the United Nations Project Office on Governance. UNPOG, a subsidiary organization of the UN Department of Economic and Social Affairs, which was established three years ago by the UN and the Korean government to help UN member states improve their governance capacity, hosted the UN4U events in Korea this year and last.

“What is notable about the UN4U event is that it involves the general public. This year, the event will have a particular focus on students, who will be representing our country on the international stage in the coming years,” Choi said.

The organization’s efforts to engage students seemed to have been successful. At this year’s UN4U Korea event on Friday, the Ewha Womans University auditorium was packed with more than 600 people, the majority of whom were high school and university students.

“To match the characteristics of our young participants this year, we came up with a range of unique programs, including a special quiz show,” said Jeon Hyesun, a senior at Korea University and a member of the Youth Volunteer on Governance group, which is part of the UNPOG and acted as the main organizer of the event.

The Ring the UN Golden Bell Challenge quiz show, a competition between 40 preselected students, was enhanced by the presence of special guest Deputy Secretary General Asha Rose Migiro.

“The United Nations has special ties with the Republic of Korea - not just because the secretary general is native to the country, but also because the UN helped the Korean people recover from war, poverty and famine,” Migiro said. “Today the ROK has transformed itself into a vibrant democracy, an economic powerhouse and an admired member of the UN. It has gone from a recipient of foreign aid to a provider .?.?. Such achievements give Korea a crucial role to play in addressing today’s global challenges,” she added.

Outside the auditorium, about 15 UN-affiliated organizations in Seoul, including Unesco, Unicef, the UNDP (UN Development Program), the UNHCR (Office of the UN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and the IOM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 set up booths to introduce their activities to UN Day attendees.

“It was good for us to get information about various UN-related organizations in one place because my friends and I are interested in working for an international organization,” said Kim Harry, a freshman at the Korean Minjok Leadership Academy.

The highlight of the day was a performance in which over 600 participants displayed a small banner bearing the slogan “Seal the Deal,” to urge world leaders to take action on climate change at the upcoming United Nations Climate Change Conference scheduled for December in Copenhagen, Denmark. A video of the performance will be delivered to the UN headquarters to bring about a positive change, event organizers said.

By Park Sun-young [spark032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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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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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사랑꽃 2009.11.12 13:38 신고

    유엔의 날 행사 후기 가슴 뭉클하게 읽었습니다. 함께 꿈을 꾸고 이뤄낸 "한국청년!" 너무 멋집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김인혜 2009.11.22 00:40 신고

    그때 다른 일 때문에 참여하지 못한게 정말 아쉽습니다..
    단순히 글을 읽는 것 만으로 거버넌스가 실현될 것 만 같은 후기였네요
    대한민국 청년의 한명으로서 언젠가는,
    보여드리고자 함이 아닌 돌아볼 수 밖에 없는 멋진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것은 세상이 원하는 나의 모습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원하는 행복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