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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디자인이 디자인이면 디자인이 아니다" (1)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열리는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추석 연휴로 고향인 전주에 내려와서, 가까운 이유도 있지만, 이번에 저희 출판사(에딧더월드)에서 출간되는 <지속가능한 미래예측 Toolkit>(원제: Drivers of Change)가 공식초청 전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시에는 그 외에도 무척 흥미로운 내용들이 참 많았습니다.

특히 제게는 몇 가지 적정기술 제품과 올 11월 정도로 역시 한국어판 출간이 될 <소외된 90%와 함께 하는 디자인: 도시편>(원제: Design with the Other 90%: Cities)과 관련된 '도시' 속에서의 창의적인 디자인 관련 사례들을 집중 적으로 보았습니다. 11월 중순까지 진행되는 비엔날레에 주말에라도 한번 다녀오시면 어떠실까요? ^^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인 "도가도비상도(圖可圖非常圖)" 즉, '디자인이 디자인이면 디자인이 아니다'입니다. 원래 노자의 도덕경 첫머리에 나오는 '도가도비상도 명가명비상명'(道可道非常道 名可名非常名)을 차용한 의미입니다. 해석하면 "길이라 부르는 길이 다 길이 아니며, 이름이라고 하는 이름이 영원한 이름이 아니다"라는 뜻이지요. 디자인이 실제 세상에 끼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이 시대에 디자인의 역할과 의미를 곱씹어보는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제1전시관 첫 작품이 의미심장하게도 세르지오 파하르도(콜롬비아)의 이야기입니다. 콜롬비아의 할렘 지역에 '공공서비스' 개념을 활용하여,  도시디자인이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혁신적인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죠.  제가 지향하는 롤모델이기도 합니다!


이 분이 한 말 중에 "양질의 교육을 만드는 첫 걸음은 우선 교육을 받는 장소의 위엄을 갖추는 것이다"입니다. 아름다운 장소에 아름다운 사람이 만들어지죠. 예비군복을 입으면 일부 사람들의 행동이 참 재밌게 변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되는 컨셉입니다. 세르지오의 이야기는 <소외된 90%와 함께 하는 디자인: 도시편>(에딧더월드, 2011년 11월 근간)에 보다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본능적으로 보자마자 '앗! 이게 여기 전시되어 있구나'라고 느낀, Janipur 의족입니다. 지금 사회/정치 분야 베스트셀러인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에딧더월드)에서 소개된 사례이지요.


인도의 비정부기구인 '바그완 마하비르 비클랑 사하야타 사미티'가 개발한  45불 의족은 보행 장애인에게 말할 수 없는 가치를 제공한 사랑받는 제품입니다. 이런 것이 진정 '디자인'의 힘이지 않을까요?


이건 '농구공 양동이'입니다. 중국의 한 잡지에서 중국 시골을 취재하면서 발견한 창의적인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합니다. 바람이 새거나 이미 쓸모가 없어진 농구공을 간단하게 조정해서, 물이 새지 않는 아주 탁월한 '양동이'로 재탄생했습니다.


이런 것이 진짜 '적정기술'의 사례가 아닐까요? '버려지고 있는 것, 쓸모없는 것의 재발견'(Revisiting what seems to be waste)은 적정기술의 몇 가지 탁월한 원칙 중에 하나입니다. 이 공을 보고 무척 반가웠죠!


다음은 '저비용 인큐베이터'입니다. 자동차라는 하이테크 장치에는 정말 다양한 놀라운 기술과 부품이 숨어져 있죠. 그 부품의 기능을 전환해서, 버려지거나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부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례 중 하나입니다. '네어네쳐'는 아이를 올려놓는 판 밑에 자동차 헤드라이트와 라디에이터 팬 등을 장착시켜서, 미숙아를 돕는 '열과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 적용 제품입니다.

 


예전에 TED강연으로 유명해진 한스 로슬링의 "통계의 즐거움: 200개 국가 200년의 발전"이란 재미난 동영상입니다. 통계가 알려주는 재미난 사실을 마치 스포츠중계 아나운서와 같은 표현으로 진행하는 한스 로슬링. X축에는 평균수명, Y축에는 국민총소득을 바탕으로 200개 국가가 1800년대부터 2010년까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너무 탁월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결론은 이렇죠. "인류는 결국 그래프의 2시 방향을 향해 진보하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GapMinder'는 유엔새천년개발목표 달성을 추구하는 비영리 사업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건 '홍콩 새장 아파트'입니다. 홍콩의 살인적인 물가와 비좁은 땅에 적응한 서민들이 마치 '새장'과 같은 초소형 주거공간을 디자인했습니다. 이러한 사례야 말로 '소외된 90%' 사람들이 스스로 환경에 적응하며, 삶을 디자인하는 사례라고 볼 수 있겠죠. 이미 도시 인구가 전 세계 인구의 반절을 넘어선 지금에, 도시인 중 '소외된 90%'를 위한 다양한 디자인이 앞으로 더욱 유망해질 듯 합니다.


처음 들어보는 사례지만, 역시 무릎을 딱 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르완다의 Sustainable Health Enterprise (SHE)에서 만든 '바나나 껍질(섬유)로 만든 여성용 생리대'. 바나나와 같이 현지에서 쉽게 구하는 작물을 알맹이는 먹고, 버려지는 껍질을 이렇게 멋지게 전환했다니! 그리고 그 과정에 여성들이 참여해서 수익을 창출하도록 돕는 탁월한 스토리다!

 


그리고 이건.. 제 아들 한결이 사진입니다. 아빠 따라서 가족과 함께 비엔날레에 와서 저 옆에 보이는 흙을 제일 좋아했습니다. 자리를 뜨지 않더군요. :)

 

 

참, 전시와 더불어 매주 토요일에 세미나가 열리는데, Drivers of Change의 주말워크숍(매주 토요일 2~4시) 일정도 공개가 되어 있네요. 특히 토요일에 오시는 분들은 주말워크숍에도 참여해보시면, 빈곤/기후변화/인구변화/에너지/쓰레기/도시화 등 7개 분야의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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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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