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가치를 창출하는 세 가지 접근

기업혁신과 기업사회혁신을 함께 이루는 전략인 공유가치창출(CSV)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공유가치창출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접근을 통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 새로운 시장기반 확충, 가치사슬 상의 혁신 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 각각의 접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사례는 다음과 같다



오픈이노베이션 프로세스 구축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란 기업 외부에서 존재하는 아이디어를 활용해 기업의 기술력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파트너십의 확장을 통한 혁신 접근을 말한다. P&G결합개발’(C&D / Connect and Development)이나 IBM이노베이션잼’(Innovation Jam), 코카콜라의 파운더스’(Founders) 등은 글로벌 기업이 기업 내부에서 찾기 어려운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업가를 발굴하고, 이를 상업적인 기회로 전환하는 무수히 많은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사례다.  



뇌성마비 장애인 등 양손을 쓰기 어려운 고객을 위해 탄생한 줌 솔져 8 플라이이즈개발 인사이트를 제공한 매튜 왈츠() 및 신발 디자이너 토비 햇필드() (출처: news.nike.com, 2015)

 


오픈이노베이션은 특정한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외부에서 전달되는 고객의 혁신요구와 사회의 필요에 경청하고, 이를 구체적인 비즈니스 기회로 연결하고자 하는 의지와 문화야 말로 오픈이노베이션의 성공을 결정짓는 변수라 할 수 있다이와 관련 나이키(Nike)는 주목할 만한 기업이다. 지난 2015713일 나이키(Nike)줌 솔져 8 플라이이즈’(Zoom Soldier 8 Flyease)라는 스니커즈 농구화 시리즈 중 하나의 발매를 시작했다고 발표했고, 시장의 호평을 이끌어 낸바 있다


해당 농구화의 개발은 2012년 막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16세 청소년 매튜 왈츠(Mattew Walzer)가 온라인에 공개적으로 쓴 편지에서 시작되었다. 마크 파커(Mark Parker) 나이키 CEO 앞으로 공개된 해당 편지에서 매튜 왈츠는 평소 나이키 신발의 팬이자 뇌성마비를 가진 본인은 옷을 입을 때는 이제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신발을 신고 벗을 때마다 누군가 도와주어야 하는 현실에 큰 좌절감을 느낀다며 자신의 고충을 토로했다. 미디어의 보도와 함께 해당 내용이 마크 파커에게 전달되었고, 마크는 매튜 왈츠를 초청해 새로운 스니커즈 농구화의 개발을 시작했다. 뇌성마비 장애인과 같이 한 손으로 신발 끈을 조정하기 어려운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에서 일반인 누구나 편하게 지퍼로 발목을 감쌀 수 있는 새로운 컨셉의 농구화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나이키의 라이벌인 아디다스(Adidas)의 경우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파트너십 기반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업혁신과 기업사회혁신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는 경우다. 바다 환경보호 단체인 팔리’(Parley for the Oceans)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아디다스는 바다 쓰레기를 감소하고 바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신발 개발에 나섰다. 이를 통해 심해에 불법으로 가설된 어망과 바다의 재활용 쓰레기 재료를 바탕으로 한 최초의 지속가능한 신발 컨셉2015629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발표했다. 아디다스는 2016년 상반기 시판을 목표로 지속가능한 신발의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 프로세스를 구축한 국내 사례로는 히트작 스타일러’(신개념 의류관리기) 탄생의 성과에 힘입어 가전제품 전반에 걸쳐 오픈이노베이션 프로세스를 가동한 LG전자, 아시아소셜벤처 경진대회(Social Venture Competition Asia)라는 플랫폼을 통해 ‘SALAD’(supply After Landing Actual Demand)라는 개념으로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 및 자원낭비 최소화의 취지가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보유한 소셜벤처 및 사회적기업을 발굴하고 탐색하고 있는 다음카카오 등이 주목할 만하다.  


(연재 계속)


* 전체 연재글은 필자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요청으로 기고한 '공유가치창출(CSV)과 기업사회혁신' 원고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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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회혁신: 경영전략에서 존재 이유로


앞서 세 가지 주요한 기업순위를 통해 알 수 있듯 현재 기업은 스스로 혁신의 주체가 될 뿐 아니라 기업혁신을 통해 기업이 몸담고 있는 사회경제 시스템에도 긍정적인 변화, 즉 소셜이노베이션을 창출하기를 정부, 소비자, 투자자 등 주요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요청받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국내에 요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공유가치창출(CSV)은 기업혁신(corporate innovation)과 기업사회혁신(corporate social innovation)을 함께 이룰 수 있는 경영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우선 기업사회혁신이 보편적인 CSR 3.0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의 여부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지만, 이미 적지 않은 기업들이 기업사회혁신의 행렬에 동참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서문에서 언급한 사내기업가 포럼에 참여한 바클레이스는 이미 2012년 시범적으로 250만 파운드(45억원) 규모의 소셜이노베이션기금(social innovation facility)을 출범하여, 직원들이 본격적으로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이 기존의 CSR과 다른 지점은 비즈니스 기회의 탐색과 더불어 그 과정에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같은 다른 글로벌 대기업과 정부기관, NGO 등과 전방위적인 집합적 협업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바클레이스가 점진적으로 기업사회혁신으로 나아간다면, 히타치(Hitachi)의 경우는 꽤 급진적으로 기업사회혁신의 방향을 잡은 사례라 볼 수 있다. 1910년 설립되어 한때 파나소닉 등과 함께 일본의 세계적인 가전·전자업체로 군림하던 히타치는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당시 7,873억엔(102천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회사 존립의 위기를 경험했다. 일본 제조업체 역사상 최대의 연간 순손실이란 전무후무한 기록 앞에 히타치는 완전한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의 백색가전 중심의 주력사업 분야를 포기하고, 대신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돕는 교통, 에너지, 헬스케어, 빅데이터, 안전, 수자원 등 7개 분야의 인프라 분야를 새로운 주력사업으로 선정하고 엄청난 강도의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히타치는 최근 회계연도 추정 영업이익에서 창립 이후 최대치인 5,800억엔(54천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의 슬로건이 미래에 영감을 주다’(Inspire the Next)인 히타치가 새롭게 정립한 회사의 미션은 바로 사회혁신이다. 기업사회혁신이 기업의 전략 차원을 넘어 기업의 존재 미션으로 확장되는 히타치의 사례를 앞으로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연재 계속)


* 전체 연재글은 필자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요청으로 기고한 '공유가치창출(CSV)과 기업사회혁신' 원고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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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가치창출이 곧 기업혁신의 역량

마지막으로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가 매년 초 발표하는 ‘2015년 가장 혁신적인 50대 기업 순위1위에 오른 기업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해당 기업은 와비 파커(Warby Parker)라는 소셜벤처(social venture).


가장 혁신적인 기업’ 1위에 애플 등을 제치고, 2010년 설립되어 매출규모가 1억 달러에 불과한 소셜벤처가 선정된 이 사건을 필자는 공유가치창출 기업에 대한 현재 시장의 가치평가뿐 아니라 미래의 잠재가치 평가가 명확히 드러나기 시작한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분석한다.


와튼MBA에 재학생 데이브 길보아(Dave Gilboa)와 닐 블루멘탈(Neil Blumenthal) 등의 공동창업자가 2010년 시작한 와비파커는 패스트 컴퍼니의 선정 이유 그대로 인터넷 상에서 완벽히 구현되는 최초의 위대한 브랜드’(the first great made-on-the-internet brand)이다. 산업화 시대 이후로 변하지 않았던 안경시장과 획일화된 고객경험을 고객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잠재고객이 구매 전에 일상생활에서 안경을 체험하는 홈 트라이온’(Home Try-On)과 기존 가격의 1/5에 불과한 가격경쟁력 등이 포함된 고객가치 및 가치사슬 상의 혁신을 이루어냈다. 이뿐이 아니다. 와비파커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 약 10억 명의 교정시가 필요한 시력장애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공유가치 접근을 통해 현재까지 40개국 약 100만 명에게 안경을 제공하거나 시력측정과 치료의 기회를 전달했다.


와비파커는 수익에 비례해 기금을 비전스프링(Vision Spring)이라는 소셜벤처에 기부하여, 해당 소셜벤처가 BOP 비즈니스(Bottom of the Economic Pyramid) 시장에서 활동하여 추가된 공유가치를 창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필자는 비전스프링의 비즈니스개발 컨설턴트(business development consultant)로서 한국과 북한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BOP 비즈니스 기획에 참여하면서 와비파커가 지원하는 지속적인 공유가치창출의 파급력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비전스프링은 사회적으로 기회가 배재된 여성을 기업가로 훈련, 고용하여 방글라데시에서만 60만개의 안경을 판매했는데, 선진국 시장을 공략하는 와비파커는 비전스프링과 함께 BOP 시장을 공략하며 전 세계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건강한 시력을 제공한다는 기업사회혁신(corporate social innovation)을 이루어가고 있다.


(연재 계속)


* 전체 연재글은 필자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요청으로 기고한 글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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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vate or Die

요즘 모든 기업들은 혁신하지 못하면 도태된다’(Innovate or Die)라는 절체절명의 과제에 직면해있다. 이는 어떠한 매끈한 이론이나 경영전략 때문이 아니라 기업의 현실 자체가 이를 변함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관련해 최근 발표된 의미 있는 세 가지 분야의 기업 순위의 의미와 변화를 먼저 검토해보고, 이를 기업이 추구하고자 하는 공유가치창출에 주는 시사점과 이를 지속가능하게 달성하는 핵심 접근으로서 어떠한 방법들이 있는지를 논의해보도록 하자.

 

미래가치에 반영되는 기업의 혁신역량

먼저 뉴욕타임스가 분석한 시가총액 기준 2000년과 2015년 미국 나스닥 시장의 기술 분야 순위 변화를 살펴보자.


2000년의 시가총액 기준 10대 기업 중 201510대 기업 리스트에 여전히 남아있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시스코 등 3개 기업뿐이다. 2000년 당시 1~3위를 기록하며 업계를 평정했던 해당 기업들은 2015년 현재 시가총액 수준이 많게는 반절 이상이 줄어드는 수모를 당했다. 2000년의 리스트 중 선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2010년 오라클에 인수 합병되면서 사라졌고, 한때 세계 최대의 PC 제조업체였던 델(Dell)2013년 자발적으로 상장 폐지를 선택했다


반면, 2015년의 리스트에는 2000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페이스북(2004년 설립), 아마존(2003년 설립) 등이나, 2000년 당시 존재감이 약했던 애플이나 갓 설립된 구글(1998년 설립)이 대거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시가총액이란 자산규모 또는 매출액과 달리 기업의 미래가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반영한다. 시장은 과거의 전통이나 시장지배적 위치, 매출액과 자산규모보다 혁신할 수 있는 기업에게 더 큰 기대감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 이제는 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기업혁신(corporate innovation)을 이룰 수 있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을 이기게 되는 ‘Innovate or Die’의 매정한 시대로 접어들었다. 


(연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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