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자신이 먼저 행복한가요?
둘째, 충분히 나눠주고 있나요?
셋째, 꿈을 너머 가치가 있나요?

오늘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진행 된 여성부 주관 국제전문여성인턴 집중교육에 "유엔진출의 실제"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2번째로 약 40여 명 되는, 5년 후의 '여성 국제전문가'들을 만날 수 있는 귀한 기회였습니다. 거의 다 대학원 재학생이며, 많은 분들이 국제협력 또는 개발협력을 공부하는 '준전문가'들이시죠.

이 분들에게 촌스럽게 식상한 3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3가지 질문은 반드시 개개인마다 일기장에 자세히, 심각하게 답변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그 질문에 즉각 대답할 수 있다면, 그 질문에 오랜 진통과 고민 끝에 답할 수 있다면, 어쩌면 그 사람은 '국제개발협력'이 천직인 사람일 수 있겠죠. 국제개발협력 석사를 했다고 그게 '천직'이 될 수는 없습니다.

1. 자신이 먼저 행복한가요?
국제개발협력은 '남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작업'입니다. 내가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그 작업에 나설 경우 상대방도 본인도 정말 힘들게 되죠. 남의 행복을 논하기 전에, 먼저 내가 행복한가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행복은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입니다. 외부의 시각이나 외부 조건이 소위 좋기 때문에 '행복'을 느끼는 게 아니라는 거죠. '자신의 어깨를 치고 가는 지하철에서 만난 한 불친절한 승객'이라는, 짜증나는 환경 그 자체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평소 같으면 그냥 '뭐야 이 사람은!!!'하고 눈을 찡그리겠지만, 만약 방금 전에 내가 짝사랑하던 사람으로부터 '오늘 보고 싶어요. 저녁식사 같이할까요?'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한다고 생각해보죠. 마음이 들떠있어서, 그런 조그만 사건으로 화를 내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아마 '조심하세요~ 안녕히가세요!'라고 오버하며 인사할지도 모릅니다.

2. 충분히 나눠주고 있나요?
개발협력은 본질상 '나눔'에 대한 작업입니다. 그 나눔을 지금 실천하고 있지 않다면, 졸업 후에 근사한 직장에 들어가서 '나누겠다'는건 불가능합니다. 이것은 '역량이론' 또는 '오래된 미래' 이론에 따라 그렇죠. 지금도 신문을 읽지 않고, 1년에 100권을 안 읽고 있다면, 1년, 5년, 10년 후에도 십중팔구 신문이나 책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게 됩니다. 어르신을 존경한다면서 한번도 지하철,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해보지 않은 사람은 5년 후에도 계속 그렇게 되는 거죠. 지금 나는 충분히 나누고 있는지 철저히 고민해봐야 합니다. 내가 가진 작은 것에서부터 나누는 것이 익숙하지 않으면, 절대 절대 절대로 큰 것을 나누는 건 불가능합니다. '오병이어의 기적' 처럼 내가 가진 작은 것부터 나눠볼까요?

3. 꿈을 너머 가치가 있나요?
꿈이라는 것조차 같기가 어려운 요즘입니다. 그런데 꿈 만으로도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꿈은 그 꿈에 다가서는 과정까지가 본질이고, 실제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 '이게 뭐지?'라고 허무감과 방향상실을 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죠. 학창시절에 소풍을 갈 때를 떠올려보세요. 언제가 가장 행복했죠?
제가 강의에서 물어볼 때마다 100% 대답은 "소풍 전 날"입니다. 소풍 전날은 과자값 약 2천원을 받아들고, 제가 슈퍼에서 무엇이나 살 수 있는 어른행세를 하던 유일한 날이었습니다. 바나나킥, 홈런볼, 양파링, 블랙죠 등을 담아두고 집에 와서 가방에 넣어두고, 밤에 잠자리에 들면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설레임이죠. '바나나킥은 언제 먹을까?' '단짝이랑 김밥 같이 먹어야지.' 그런데 막상 소풍날은 그렇게 즐겁지 않을 때가 있죠. 보물찾기는 꽝만 나오고... 김밥은 은박지를 벗기다가 땅에 떨어지고..ㅠ 꿈의 성취 유무와 상관없이, 나를 결국 이끌어가는 '꿈 넘어 꿈' 가치(value)가 결국 중요한 이유입니다. 유엔이나 국제개발협력은 가치시장(value market)입니다. 자본시장(capital market)이 자본을 바탕으로 주식을 사고팔지만, 국제개발협력은 가치를 바탕으로 '주식'이 거래되는 현장입니다. 가치를 가진 사람이 주주(shareholder)가 되는 셈이죠.



국제개발협력이란?
국제개발협력은 국제+개발+협력입니다.

1) 국제란 "Think globally, yet act personally"를 실천해야 합니다. 그냥 지식적으로 알게 되는 국제이슈는 어떠한 변화(difference)도 만들지 못하는 유약한 지식일 뿐입니다. 진짜 살아있는 지식인은 그것을 '지극히 개인화'하는 과정을 밟아갑니다.

2) 개발이란 누군가의 발전을 논하기 전에 먼저 나의 human development를 이뤄가야 합니다. 내게 주어진 수 많은 자원과 숨겨진 잠재력, 재능도 활용해보지도 못하면서, 내가 잘 모르는 누군가의 '발전'을 논하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human development를 경험하고 놀라본 사람만이 진정 타인의 human development에 관심을 가지고, 진심으로 행동할 수 있겠죠.

3) 협력이란 나 혼자가 아니라,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들과의 합작입니다. 지금 나는 어떤 '협력'을 만들어가고 있나요? 내가 가진 시간과 재능을 내놓아서, 기꺼이 투자해서, 기꺼이 멘토링을 하면서 어떤 사람들을 키워가고, 나누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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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2011.02.10 00:38

    비밀댓글입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여수경 2011.02.10 11:01 신고

    강연 후기 잘 읽었습니다 선배님^^
    저도 저 3개의 질문을 다시한번 스스로에게 던져보며 고민 해 보아야 겠어요.
    막연히 국제개발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 해 볼 수 있어서 감사하네요~!!

  3. addr | edit/del | reply 김지현 2011.02.10 13:10 신고

    이메일을 통해서 대학생활의 계획에 대한 질문을 여쭤 봤는데
    답장이 오지 않았어요!
    바쁘셔서 늦게 오실 거라는걸 이해해요 선생님!
    하지만 메일 답장을 받기전
    오늘 이글을 읽고 대학생활을 하는데 있어 이 세가지 질문을 자꾸 되 물으며
    계획을 세워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좋았습니다^^
    항상 좋은글 다른사람과 함께 나누는 선생님이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4. addr | edit/del | reply 이정구 2011.02.10 17:15 신고

    국제개발협력에 종사할 사람들이 꼭 읽어봐야 할 글이네요. 자신을 먼저 알고 존중하고 개발할 수 있어야 다른 곳에서 기여할 수 있다... 꼭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이런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참! 2월 14일1차 TFT미팅에 오시나요?

  5. addr | edit/del | reply 오지은 2011.02.13 06:38 신고

    너무 좋은 말씀입니다.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직접 현장에 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이런 후기들이 정말 귀한 도움이 됩니다. ^^

1월 28일(목) KTV의 청년시대 실크세대에 출연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번째 TV출연인데요, 첫 출연은 2004년 KBS의 <청년, 세계를 간다>편에 실크로드 여행으로 3주동안 방영된 바 있습니다. 그때 얼마나 얼었던지 말도 제대로 못하고, 힘들었던 순간이 지금도 아찔합니다. 이번에도 혹시나 그럴까 걱정했는데, 세월의 무게가 있어서 그런지 초반의 약간의 긴장감을 빼고는 오히려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개그맨 안상태씨가 MC를 봤는데 "TV 여러 차례 출연한 전문가처럼 말씀하시는데요?"라고 말하길 래 예전의 '실크로드 방송'이 생각나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청년시대 실크세대"는 젊은이들의 다양한 도전을 다루는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국제기구 취업을 꿈꾸는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생 유다선 씨에게 조언을 하고, 국제기구 전반에 걸친 설명을 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유다선 씨가 듣고 있는 '여성부 국제전문여성인턴' 교육과정에 4시간 동안 특강을 했던 인연이 있어 이번에도 함께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국제기구는 언제가 취업시즌입니까?
자신이 준비되었을 때가 취업시즌입니다. 지금도 유엔공석공고 사이트에는 수많은 채용공고가 나와있는데요, 자신이 준비되었다면 이력서를 제출하고 인터뷰에 도전해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채용시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국제기구 진출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흔히 외교학이나 국제관계학을 전공해야 할 것 같지만, 학부 전공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저도 학부에서 한국사를 전공했지만, 실제적인 차이는 대학원 전공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또한 영어도 미국 등 특정 국가의 원어민 수준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국제영어'로서 명확하고 간결한 토론과 의사표명, 기획이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유엔의 8대 핵심역량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지원자의 역량 보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엔은 이력서와 면접을 '역량중심'으로 면밀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역량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없다면 큰 낭패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스펙 중심의 국제기구 진출 준비가 아닌 역량 중심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국제기구 진출이 목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이 관심있는 영역이 무엇이며, 나는 어떤 공헌을 하고 싶은지가 중요합니다. 그것을 '업'이라고 하는데요, 업이 확정된다면, 그 과정에서 국제기구에서 근무할 수도 있고, 공부를 해서 연구원이나 교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비영리단체나 영리기업에서 근무할 수도 있지요. 어떤 '직'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습니다. 국제기구 진출은 직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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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무찬 2010.02.01 10:20 신고

    와우!!! 멋져요~ 홍보관님...

  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worldfriends.kr BlogIcon 세계개척자 2010.02.01 17:19 신고

    우와- 이제 미디어의 세계를 정말 다양하게 넘나드시는군요^^ 그 성실성과 지속성은 모든 이들의 모범이 됩니다!!

  3. addr | edit/del | reply 유하은 2010.02.03 21:33 신고

    코피온 모의 유엔 회의와 유엔의 날 기념 행사를 계기를
    홍보관님을 알게 되었는데 여기서 또 뵙게 되네요^^*
    두 경험 모두다 홍보관님 덕분에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2009년 여름, <국경없는 청년교육가 캠프 2009>에서 강연할 기회가 있었다. 전 세계 개발도상국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망이 가득찬 분들 앞에 설 때의 떨림과 흥분됨을 느꼈던건 강사로서 특권일 것이다. 여름, 어느날 경기도 이천터미널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유네스코캠프장까지 오고 가는 길이 참으로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함께 성장하고, '우리는 미치지 않았다'(We're not crazy!)라는 메시지를 서로 주고받을 사람들과 함께, go for it!!

국경없는 교육가회 홈페이지 http://www.ewb.or.kr/


글로벌 교육개발협력 분야 경험담

- 국제기구 인턴경험을 중심으로

 

김정태 유엔거버넌스센터 홍보담당관

 

제1부 국제기구 인턴경험

 

말로만 하지 말고 실제 경험하자

국제대학원에 입학하고서 유엔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유엔은 어떻게 움직일까?’라는 궁금함이 생겨났다. 언론매체에서 보던 유엔, 그리고 강의실에서 듣던 유엔과는 달리 실제 유엔은 어떠할까? ‘2025년 유엔의 미래’라는 주제로 보고서도 작성하고, 유엔의 문제에 대한 많은 토론을 했지만, 실제 유엔을 체험하지 않은 채 판단하는 것도 문제가 많을 듯싶었다.

하지만 준비해서 지원했던 유엔인턴은 보기 좋게 탈락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인턴십 지원서를 쓰는 요령이라든지, 어떤 부서를 지원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없이 막무가내로 믿음 하나로 진행했던 게 탈락의 주요 원인이었다. 결국 재수를 해서 그 다음해 다시 준비를 했고, 감사하게도 2006년 8월말 유엔 인턴십을 시작하게 되었다.

 

유엔인턴 첫날

유엔인턴십을 시작하던 첫 날, 설레는 마음으로 지정된 장소에 가보니 어떤 분이 간단한 서류를 설명해주고, ID카드를 발급받은 후에 내가 일하게 될 부서로 직접 이동하라고 했다. 사진을 찍고 즉석에서 ID카드를 받은 후에 유엔본부에 왔던 통상 3번째 방문에 처음으로 관광객 루트가 아닌 직원 루트를 통해 처음으로 유엔 ‘안’으로 들어가게 됐다. 그때의 미묘한 느낌이란. 유엔본부 내부는 관광객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곳으로, 조용하면서도 각자 발 빠르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이 신기한 곳이었다.

19층 지정된 부서에 가서 누구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도착한 사무실에는 예상과 달리 직원이 1명밖에 없었다. 인턴으로 왔다고 하니 통로 쪽에 위치한 책상을 보여주며 그곳을 쓰면 된다고 했다. 컴퓨터를 확인해보고, 문구류를 준비하는 동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다. 한국에서의 인턴 경험 상 근무 첫날에는 누군가 함께 식사를 하러가자고 하거나 했던 경험이 있기에 그 자리에서 그냥 기다렸다. 20분이 흘렀을까. 주위를 둘러보니 아까 있었던 그 직원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 전체가 적막했다. 그리고 첫날부터 유엔인턴십은 스스로 생존해야하는 곳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내가 맡은 일

내가 배치된 부서는 처음 4개월 동안은 유엔총회회의운영지원국(DGACM)이란 곳으로 유엔총회를 지원하는 부서였다. 유엔총회가 열리는 기간에는 제2위원회 사무국에 배치기 되어서, ‘세계평화와 안보’라는 주제에 대해 각국 대표단들이 토론을 하는 것을 지원했다. 특히 나는 ‘Journal of the United Nations'라는 유엔의 매일매일의 소식지를 담당했다. 제2위원회에서 있었던 전 날의 결과를 요약해서 제출하고, 그 다음날의 행사 소식을 정리해서 싣는 것이었다. 원래 그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유엔 정직원이 했던 일을 인턴인 나에게 부여한 것이다. 어떤 날은 밤10시30분이 되어서야, 차 시간에 어쩔 수 없이 사무실을 나가야 했던 때도 있었다. 한창 바쁠 때 인턴도 한 명의 직원이 되어, 자연스럽게 유엔의 업무를 경험할 수 있었다.

 

내가 배운 개인적인 교훈

무엇보다 한국인의 성실함과 책임감, 그리고 특유의 ‘정’이 유엔직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인은 정이 있다. 그 정은 공식적인 관계로만 서로를 대하는 기존의 분위기 속에서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일례로 인턴 기간 중에 나는 생일을 맞게 되었는데, 누구에게 절대로 생일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오후에 한 직원에 내게 지하 카페테리아에 가서 10여인 분 커피를 사오라고 부탁하기에 회의준비 때문인지 알고 내려갔다 왔다. 그런데 부서 전체에 내 생일파티가 준비돼 있었다. 부서장을 비롯해 전 직원이 나와서 케이크와 스낵 등을 준비해놨고, 내가 등장하자 생일축하곡을 불러줬다. 이렇게 생일을 챙겨주는 것이 부서에서 처음이었다고 한다. 내가 뭔가를 탁월하게 해냈다는 생각은 나지 않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직원에게 안부 인사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자주 나누면서, 한국식 썰렁한 유머도 했던 기억이 난다. 또 다른 부분은 한국인의 빠른 업무처리와 책임감이다. 이 부분은 정말로 유엔직원 중에서 한국인이 가진 독특한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기회는 사람에게서 온다는 점 또한 배웠다. 인턴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적극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어필해야 한다. 결국 기회는 사람에게서 오기에, 그 사람을 만나야 하며, 만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망과 목표를 끊임없이, 조심스럽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유엔에서 “꿀 먹은 벙어리로 지내면 정말 꿀밤만 먹게 된다.”

 

인턴십으로 BC와 AD가 바뀌다

개인적으로는 유엔본부 인턴십을 하고서 개인진로에 BC와 AD가 바뀌었다는 표현을 쓴다. 인턴십은 내개 “내가 무엇에 강한지”를 알려줬다. 또한 “내가 더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소식을 주고받으며 든든한 후원자가 된 유엔직원들과 친구가 된 기회 였음과 동시에, 내가 외부에서 객관적으로만 보던 유엔을 ‘주관적으로 사랑하고 비평’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유엔인턴이라는 흔치 않은 경험으로 인해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둥지를 틀고, 더욱 경력을 쌓아 가는데 있어 큰 자산이 되었다.

 

제2부 유엔인턴십 소개

 

유엔 인턴십은 리트머스다!

사람들마다 유엔인턴십은 무엇일지 정의하는 바가 다르겠지만, 나는 ‘리트머스’라고 정의하고 싶다. 자신이 유엔과 국제기구 환경에서 근무하는 것이 맞는 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알 수 있는 리트머스지 실험이 바로 유엔인턴십이다. 본인도 현재의 유엔거버넌스센터에서 일하기 전에 최소한 정부기관(외교통상부), NGO(국제사랑의봉사단), 영리기업(북경현대자동차), 국제기구(유엔본부) 등의 영역에서 인턴으로 일해 보며 각각의 영역을 체험해봤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는 어디인지, 내가 어떤 분야가 어울리지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각각의 인턴십 경험이었다. 본인이 중장기적으로 유엔이나 국제기구에서 근무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면, 단기적으로 꼭 유엔인턴십을 목표로 준비했으면 좋겠다. 미리 경험해보면, 미리 알게 된다. 이 길이 내가 가야할 길인지 아닌지를. 많은 준비를 해서 정작 들어왔는데, 실제로 자신이 생각했던 것이 아니어서 몇 년 후에 다른 길로 나가야 했던 선배들의 이야기를 반면교사로 삼자.

 

유엔인턴십은 발돋움(Stepping stone)이다

유엔인턴십은 본인의 경험상 관련 분야로의 진출을 꿈꾸는 잠재력 있는 친구들에겐 매우 중요한 이정표(milestone)가 되기도 한다. 또한 인턴십 경력이 없었더라면 확보하기 어려운 여러 다른 기회들을 확보할 수 있는 발돋움(stepping stone)이기도 하다.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에서도 직원을 채용함에 있어서 과거 인턴십 근무경력은 무시 못 할 참고요인이 된다. 인턴으로 근무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인사담당자들은 개인에 대해 많은 점수를 부여한다. 인턴으로 선발되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어떤 과제를 수행했든 글로벌 사회에 노출되었다는 경험은 누구나 탐내는 경력이기도 하다.

 

유엔이 규정한 인턴십의 목적

유엔은 인턴 지원자에게는 다음의 3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다.

첫째, 학생들에게 유엔의 일상업무를 노출시킨다.

둘째, 인턴에게 학업과 관련된 실무현쟝을 연계시킨다.

셋째, 유엔기구에 대한 이해 및 지식향상을 도모시킨다.

 

하지만, 일반 지원자들은 ‘인턴십을 시행하는 유엔의 목적’에 대해서는 간과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유엔기구도 인턴십을 행하는 2가지 목적이 있는데, 이것을 잘 살펴보면 인턴십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진다.

첫째, 특정 전문분야를 전공한 인턴으로부터 업무지원을 받기 위해

둘째, 미래의 잠재력 있는 인재 풀을 확보하기 위해.

 

따라서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인턴십을 지원할 때에는 ‘자신이 인턴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을 피력하지 말고, ‘나를 뽑으면 해당 부서가 어떤 업무지원을 받을 수 있는 지’를 피력해야 한다.

 

24개 유엔기구에서 연인원 3천명의 인턴

현재 유엔사무국을 포함해 23개의 유엔전문기구에서 공식, 비공식적인 인턴십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인턴의 수만 해도 연인원 3천명 가량 된다.

FAO, IAEA, ICAO, ILO, IMO, ITU, UNCTAD, UNDP, UNEP, UNESCO, UNFPA, UN-Habitat, UNHCR, UNICEF, UNIDO, UNODC, UNRWA, UNWTO, UPU, WFP, WHO, WIPO, WMO, UN Secretariat

 

한국인의 유엔인턴 진출

매년 한국인의 유엔인턴 진출 수는 증가추세다. 2006년에는 34명(남자 11명, 여자 23명)이었지만,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탄생 이후인 2007년에는 49명(남자 17명, 여자 32명)으로 유엔회원국 중 8위 수준으로 급증했다. 급기야 2008년에는 모두 61명의 한국인이 유엔사무국(49명), 유엔개발계획(1명), 세계식량계획(2명),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4명), 국제노동기구(3명), 세계보건기구(2명) 등에서 근무했다.

 

유엔인턴십 성별비율

한국에서도 국제관련 활동의 남녀비율에 차이가 많이 나는데, 국제적인 유엔인턴십 성별비율도 비슷한 상황이다. 2007년 유엔본부 인턴 611명 중 남성은 207명에 그친 반면, 여성은 404명에 달했다. 이를 유엔시스템 전체로 봤을 때 2007년 1,675명의 인턴 중 여성은 65%인 1,091명에 달해, 35% 584명에 그친 남성을 크게 압도했다. 이러한 성별 불균형은 과연 여성에게 유리할까, 남성에게 불리할까? 현상 자체적으로는 남성에게 불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불균형’이 계속되면 여성들은 ‘많은 여성들과 경쟁’하는 구도가 되고, 남성은 ‘적은 남성들끼리 경쟁’하는 구도가 될 수 있다.

남성과 여성의 직원비율을 50:50으로 맞추겠다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개혁은 올해부터 해당 부서장의 인사평가에 포함되었다. 부서장이 얼마나 그 비율을 지키려 노력했는지를 평가하겠다는 이야기다. 그 비율은 특정 시기에는 적은 수의 여성 직원을 늘리겠다는 의미였지만, 이제 어떤 부서에서는 오히려 남성직원을 늘려야 하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유엔기구 및 연도별 채용인턴

유엔기구별로 채용하는 인턴의 규모가 다르다. 따라서 자신의 관심 있는 기구를 선택함과 동시에 인턴채용의 가능성도 고려해봐야 한다(아래 도표 참조). 유엔기구 중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채용하는 기구는 유엔본부로 2008년에만 724명의 인턴을 채용했다. 유엔본부 만을 본다면 부서 중에서는 2007년 기준으로 유엔경제사회국(UNDESA)과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등이 가장 많은 인턴을 받아들였다. 이러한 내부적인 정보는 개인이 인턴부서를 선정할 때 하나의 정보를 제공해준다. 즉, 너무 적은 인턴을 채용하는 기구나 부서는 지원을 피하고 우선 가능성이 높은 곳을 두드려보라는 것이다. 일단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 것이 어렵지, 내부에서는 부서 전환이 가능하기에 너무 특정한 곳에 고집을 피울 필요는 없다.

 

치열한 인턴십 선발경쟁

유엔본부의 경우 매년 최대로 선발하는 인턴은 약 700명이다. 1년에 봄, 여름, 가을로 인턴십 채용이 구분되는데, 전 세계 지원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6년에는 4,200명에 불과했지만, 2008년에는 9,100명으로 급증했다. 평균적으로는 13~14:1의 경쟁률이지만, 지원자의 선호 근무부서에 따라 경쟁률은 100:1 이상을 기록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부 문서에 따르면 지원자 전체의 평균의 30% 가량은 서류미비 또는 부적격자로 서류전형에서 걸려진다고 한다.

 

인턴십 기본적 지원자격

통상적으로 대학원 재(휴)학생으로 인턴십을 마친 후에 다시 복학할 수 있어야 한다. 35세 이하의 나이제한이 있으며, 스스로 비자발급이 가능하며, 체류경비를 일체 본인이 부담할 수 있어야 한다. 영어 또는 불어를 구사해야 하며, 주5일 8시간 근무 등 Full-time 근무가 원칙이다. 기본적으로 최소 2개월의 근무기간이지만, 개인과 부서가 원할 경우 4개월을 연장해서 6개월까지 근무가 가능하다.

 

인턴십 선발과정

유엔본부 인턴십의 선발과정은 온라인(jobs.un.org)을 통해 지원자 개개인이 스스로 ID를 만들고, 온라인 지원서를 작성하면서 시작된다. Personal History Profile이라 하는 ‘유엔공통이력서’를 온라인으로 작성하고 저장한 뒤에 공고에 나와 있는 ‘인턴십’ 지원을 클릭하면 된다. Cover letter로 불리는 란에 ‘지원이유’를 쓰게 되어있으니, 자신이 왜 지원하려 하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

인턴십 담당부서에 접수된 지원서는 부서별로 원하는 요구조건에 부합되는 2~3배의 후보를 선발해, 해당 부서로 전송하게 된다. 각 부서에서는 최종적으로 가장 적합한 후보를 선발해 인턴십 담당부서에 통보한다. 인턴십 담당부서는 선발된 개인에게 이메일과 편지를 통해 인턴십 채용사실을 알리고, 필요한 서류(건강증명서, 인턴십 승낙서 등)를 제출하게 된다.

 

인턴십은 DIY!

인턴십은 천편일률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자신의 노력여하와 학습에 따라 천차만별인 인턴십 효과가 나타난다. 특히 다음의 사항을 잊지 말아라.

 

1. Communication: 인턴십 기간 중에 상사와 자주만나 자신의 인턴십 목표는 무엇이며, 무엇을 공헌하며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라. 또한 관련 분야와 향후 진로에 도움이 될 정보를 구하고, 관련 세미나와 이벤트에 참여한다.

 

2. Take Initiative: 자신의 역량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새로운 접근과 업무를 제안하고 시작해보라. 업무에 많이 연결될수록 자신이 유엔에 남아있는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을 명심하라.

 

3. Networking: 매일매일의 점심시간은 누군가를 만날 기회이다. 관심분야의 근무자를 찾아 조언을 구하고 향후 기회를 만들어라.

 

4. Teamwork: 유엔은 팀으로 이루어진다. 개인의 뛰어남도 팀의 시너지와 조화에 맞추어 개진하라. 인터뷰를 볼 때 비슷비슷한 역량의 후보자 2사람이 남게 되었을 때, 이들을 최종적으로 가르는 기준은 거의 대부분 ‘teamwork'에 대한 각자의 경험과 태도가 어떤가에 달려있다.

 

학부생도 지원가능한 인턴십

● FAO (유엔식량농업기구)

● IFAD (국제농업개발기금)

● ITC-ILO (국제노동기구 국제훈련센터)

● International Tribunal for the Law of the Sea (국제해양법재판소)

●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국제원자력기구)

● UN-HABITAT (유엔헤비타트)

● UNEP (유엔환경계획)

●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기본협약 사무국)

●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국제전기통신연합)

● UNHCR (유엔난민최고대표사무소)

● UNIDIR (유엔군축조사사무소)

● UNITAR (유엔훈련조사연구소)

● UNICC (유엔국제컴퓨터센터)

● WFP (세계식량계획)

 

유급인턴십을 운영하는 유엔기구

유엔인턴십은 무급이 기본이지만, 다음의 유엔기구는 특별하게도 약간의 월급을 지불한다. 본인은 무급인턴십이라도 본인이 돈을 지불해서라도 가야하는 ‘유불인턴십’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 만큼, 기회가 있으면 놓치지 말라는 뜻이다.

● 세계식량계획: 매월 최대 USD 700

● 국제원자력기구: 매월 최대 USD 1,500

● 국제노동기구: 매월 최대 USD 1,500

● 유엔세계관광기구: 매월 USD 993

● 국제농업개발기금: 매월 USD 600

● 기타 세계은행그룹 계열의 유엔전문기구

 

유엔인턴, 장학금을 받고 가라!

무급인턴십이 부담되는 분들이라면 아래의 장학금 기회를 눈여겨보기 바란다. 아래는 2009년 기준으로 이미 기한이 지나갔지만, 내년에 비슷한 시기에 준비를 해서 지원해보길 바란다.

 

● 한국연구재단 "대학원생 글로벌 인턴십"(bnc.krf.or.kr)= 프랑스 파리와 스위스 제네바의 유네스코 사무소에서 근무할 현재 한국의 대학원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 학생(5명)에게 전액국비로 6개월간 경비를 지원/ 6월5일까지 온라인 접수 받고, 합격 시 유네스코 인턴십 자격 동시 획득

 

● 유엔인권정책센터(www.kocun.org)= 제네바(하계), 방콕(동계)에서 1회에 약 10명 내외를 선발하여 파견 / 합격자에게 인턴십 자격이 주어지나 개인이 교육비(50만원 상당) 및 항공료와 체제경비 등은 일체 부담 / 6월15일까지 이력서와 참가신청서 접수하며, 통과자를 대상으로 면접

 

● 경희대학교 & 유엔 국제기구 인턴십(uninternship.khu.ac.kr)= 국내 대학교에서는 최초로 유엔본부와 MOU를 체결,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자체 선발과정(서류, 논술, 면접, 워크숍 등)을 통해 10여명 선발 ('06년 6명, '07년 12명, '08년 12명)왕복항공료, 그리고 소정의 체제경비 지원 / 참가가 중 정한나(08년 8월 UNDPI 행정직원 임용), 김나혜(09년 2월 UNPKO 행정직원 임용) 등이 유엔직원으로 진출

 

● 여성부의 국제전문여성인턴 제도= 대학원 재(휴)학생 대상으로 영어능통자(CBT 270점 또는 TOEIC 920점 이상) 중 15명 선발하여 여성관련 국제회의에 파견지원. 별도로 국제기구 인턴 선발 시 경비 일부 지원 / 서류전형 및 국문면접으로 선발하며, 국제기구 인턴십

 

유엔인턴십 지원 TIPS!

첫째, 유엔본부 뿐 아니라 지역사무소와 국가사무소도 공략해보라. 인원이 부족한 현장에 적극적인 두드림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둘째, 지원 전 인턴 채용기구와 부서의 전년도 규모를 확인해보라. 너무 좁은 길은 가능하면 피하라. 셋째, 일단 들어가면 내부에서 부서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우선 합격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라. 넷째, 인턴을 채용하는 부서와 자신이 추구하는 전문분야가 매칭이 되어야 채택될 확률이 높다. 다섯째, 지원서에 자신의 경험과 작은 성과를 모두 전문적(professional)으로 포장하라. 여섯째, 유엔인턴십 선발공고를 보면 Responsibilities와 UN Core Competencies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온라인 지원서와 CV를 쓸 때 해당 설명에서 빈번이 나오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많이 사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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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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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fishabm.tistory.com BlogIcon 어복민 2010.01.08 17:37 신고

    기회가 되면 정태님 강연을 꼭 들어보고 싶습니다.
    평일 저녁 시간이나 토요일 강연이 있으면 저를 기억해주시고 꼭 한 번 초대해주세요^^

  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hubnbridge.tistory.com BlogIcon 무한긍정 2010.01.20 00:46 신고

    저도 위에 어복민씨의 말씀처럼 시간만 더 있으면 선생님 하시는 강의마다 쫓아다니면서 듣고 싶어요 ㅋㅋ 그리고 다음부터는 저도 발표할 기회가 있으면 발표 내용을 이렇게 블로그에 올리면 못오신 분들이나 들으신 분들도 다시 보고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3.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worldfriends.kr BlogIcon 세계개척자 2010.01.27 20:12 신고

    강의뿐만 아니라 발표했던 내용을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니!! 참 훌륭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