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커피를 사주시는 특별한 미팅의 두번째 Guest는 류승석(과학기술 정책 석사과정) 님입니다. 이집트에서 국제개발 협력요원으로 활동했고, 과학정책기술에 대한 관심으로 현재는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합교 입학 전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거의 1년만에 다시 만남을 가지게 되었네요. 파리, 제네바 등을 지원을 받아 현장방문을 하게 되고, 유엔 인턴 지원에 관심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과학기술 정책이 어떻게 개발도상국의 국가경제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함께 서로의 생각을 나눴답니다.

승석 님은 클러스터, 그리고 기업활성화를 통한 국가경제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한국의 개발경험 속에서 뭔가 실마리를 찾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답니다. 저는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을 소개하고, 어떻게 적정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기업'이 개발 현장에서 유용한 tool이 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Buy Me Coffee Project 설명을 듣고, 제게 간짜장 식사비를 대신 내주셨네요. 그리고 3개의 후원 프로젝트 중에 유엔의 잡지를 한국어로 번역해 출간하는 'UN Chronicle' Korea를 골라 후원하기로 했습니다.

류승석 님, 후원에 감사드리고, 준비하는 인턴과 이후의 논문주제 발전에도 좋은 성과 있기를 응원합니다!
 



Buy Me Coffee Project가 뭔지 궁금하시다고요?
http://www.theuntoday.com/283


[Buy Me Coffee Project] 참가자 리스트
# 기부 금액은 주기적으로 모아서 기부됩니다.

1. 이지은님이 Clean the World Korea에 5,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2. 류승석님이 UN Chronicle Korea에 5,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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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18일 국제회의를 마치고 이제 한 숨을 돌린다. '거버넌스'를 전공하지 않았지만, 유엔거버넌스센터에 와서 '거버넌스'를 접한 지도 이제 4년차. 처음엔 막연하기도, 모호한 개념들이 최근엔 아주 실제적으로, 그리고 흥미롭게 해석되고 있다.

국제회의의 주연설자였던 가이 피터스(글로벌거버넌스 분야의 최고석학 중 한 명)는 "거버넌스란 steering(조향 또는 조정)이다"라고 간결하게 정의한다. 한 가지 방향과 목표를 향해 다양한 행위자들을 조율하고 인도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를 쉽게 이해하자면, 월드컵 축구를 떠올려보면 좋다.

얼마전 남아공 월드컴 한국-아르헨티나 전 후반부를 시청할 때였다. 한국이 1:2로 지고 있는 상태에서, 최전방 수비수가 골을 몰고 미드필드를 넘어 아르헨티나로 깊숙이 들어왔다. 순간 차범근 해설위원의 해설이 나왔다.

"지금 급하다고 해서 저렇게 수비수가 자리를 이탈해서 치고 올라오는 것은 위험합니다. 자신의 자리가 비게 되면, 역공을 당할 때 전체 시스템이 무너지게 되거든요. 저러면 안됩니다. 급하다고 자신의 역할을 넘어서거나 무시하면 안되죠."

순간, 아하.. "거버넌스란 그와 같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버넌스란 UN의 정의를 살펴보면 the process of decision-making(의사결정 과정) 또는 the process by which decisions are impplemented(결정사항이 실행되는 과정)을 말하며, 어떠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그 달성되어가는 과정의 참여성, 투명성, 효율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예전 같으면 '어떻게든 서울로 가면 그만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결과만 좋으면 어떤 경로를 통했어도 상관을 안했지만, 지금은 결과 이전에 그 과정 자체의 합법성/합치성/합리성도 중요해졌다.

거버넌스란 마치 축구를 하는 11명의 팀과 같다. 예전에는 정부(government)만이 모든 문제의 해결을 책임졌지만, 문제의 다극화, 복잡화를 거치면서 정부의 역량만으로는 공공문제 해결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기업, 시민사회, 국제기구 등의 또다른 책임주체의 의사결정 및 의사결정 집행 참여가 요구되는 것이다. 정부는 조향(steering)의 역할을 할 뿐, 모든 과정을 예전의 단독자처럼 역할할 수 없다. 각각의 주체가 자신의 맡겨진 책임과 위치를 지킬 때, 공동의 목표가 더 효과적으로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거버넌스에 대한 믿음이다.



이러한 거버넌스는 사실 우리 삶에 적용될 수 있다. 축구선수 11명 누구나 대표선수인 것처럼, 거버넌스 원칙이 적용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누구나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 주인의식은 개개인의 숨겨진 잠재력이 100% 이상 발휘되도록 하는 마법과 같다. 단, 이러한 거버넌스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조향자(steering role)를 맡은 초기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스스로를 많이 드러낼 수록, 더 많은 참견과 통제를 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할 경우, 각 구성원의 섬세한 주인의식은 자라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그 부분이 제일 어렵다. 행사 다음날, 몇 년간 알아왔던 한 분과 점심식사를 같이 하게 되었다. "거버넌스를 위해서는 절제가 필요한다. 그게 쉽지가 않다. 누구나 자신을 드러내려하고, 가만히 있기보다는 '내가 바로 여기 있다' '내가 제일 중요하다' '스포트라이트는 내 것이다'라고 말하려는 강렬한 욕구를 참는 게 절대 쉽지 않다."고 했다. 

내가 유엔거버넌스센터에 있으면서 얻게 되는 많은 유익 중의 하나가 바로 '거버넌스' 정신의 실습이다. 다양한 행사와 회의를 진행하면서, 우리 센터가 지향하는 '거버넌스'를 실제로 실현해보려 개인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각자가 책임성 있는 주체로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 "11명의 축구선수 처럼, 자신의 역할을 누군가의 명령과 통제때문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행동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며칠 전부터 읽고 있는 <복잡계>와 관련된 책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 일견 복잡한 현상 속에서도 나름의 질서가 있는데, 그 질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율'과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일사분란한 통제와 수직적인 위계로는 만들어내지 못하는 창의성의 발현이, 한편으로는 뭔가 어수선하고, 느슨하며, 강렬한 '리더'의 부재로 보이는 현상 속에서 더 활발하게 이루어진 다는 것을 '복잡계' 이론을 통해 다시금 깨닫는다. 

올 여름은 거버넌스와 복잡계에 대한 심도있는 개인연구를 할 생각이다. 기존에 진행했던 스토리(story), 그리고 이전에 진행했던 '창의성의 발현'이란 주제와 맞물려, 뭔가 복잡하면서도 재미난 결과가 있을 것 같다.

이제는 카리스마형(Charisma)이 아니라 거버넌스(Governance)형 인재가 운신할 환경이 급증하고 있다. 협력과 공존, 스토리의 기반은 경쟁 또는 복속이 아니라 네트워크와 주인의식에 있기 때문이다. 해서 누구는 leadership이 아니라 ownership을 개발하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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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깨어있으라! 2011.01.29 14:14 신고

    좋은 말씀 감사 합니다. 저도 영어 스피치 모임의 운영을 보며 올바른 조직과 리더의 방향에 대하여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습니다. 저는 생각만 할 줄 아는 반면, 김정태님 께서 이렇게 글로 표현하여 주시니, 정말 훌륭하십니다. 오늘도 님을 보며 이렇게 많은 것을 배워갑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생으로가득한 2013.01.15 15:03 신고

    거버넌스로 검색하다 우연찮게 들어와서 좋은 글 읽고 갑니다~ㅎ.ㅎ

그동안 센터 활동기를 많이 못썼다.^^ 오늘은 투표를 마치고, 잠깐 아내와 아들(한결),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집 근처의 국립박물관에 가서 정말 잠깐 관람하고, 식사 한 뒤에 사무실로 출근했다. 휴일이라 그런지, 곧 있을 17일-18일 국제행사 준비는 뒷전이고, 이렇게 블로그를 먼저 할 정도로 여유롭다. :)



이 사진은 3월말에 마포 가든호텔에서 있었던 '녹색성장: 굿거버넌스로 가는 길'이란 아태지역 공무원 훈련프로그램의 사진이다. 원장님 이하 직원들과 함께 해주었던 인턴과 청년홍보위원분들이 함께 찍었다.




5월 6일, 성균관대학교에서 진행한 '2010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연구' 보고서 발간설명회를 가졌다. UNESCAP과 공동으로 주최한 이 행사에서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사회 현황과 도전 과제는 무엇인지를 알아볼 수 있던 시간이었다. 보고서 영문 원문은 아래 PDF파일에서 다운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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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열정을 뒷받침하는 생생한 스토리가 있는가? 마케팅의 귀재가 되고 싶다는 당신을 정말 믿게 만드는 생생한 스토리 말이다.

생존을 위해 1001일의 매일 밤마다 재미난 스토리를 왕에게 들려주어야 했던 ‘천일야화’의 주인공 ‘세헤라자데’처럼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당신의 생존은 스토리로 결정된다.

한 명의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당신이 했던 좌충우돌 스토리를 꺼내놓아라. 해외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그 살 떨리던 순간의 생생한 현장을 묘사해보라.

이제는 전사적 품질관리(Total Quality Control)를 넘어 전사적 스토리관리(Total Story Control)가 필요한 시기다. 사람들이 물건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은 단지 제품과 서비스의 질 때문이 아니다.

사람들이 입고, 마시고, 체험하는 것은 감성이며 스토리다. 그렇다면 제품의 설계, 자재구입, 공정설계, 생산, 판매 등 전 단계별로 직원들의 스토리를 공모해 시상하고 공유해보는 것은 어떨까?

직원들의 열정은 수치로 계량화된 목표가 아니라, 멋진 스토리를 상상할 때 지속될 수 있다. 우수사례(best practice)가 아니라 우수스토리(best story)를 요구하라. 열정은 지속될 것이다.


- 김정태, <인정을 통해 발견하고, 스토리를 통해 지속되는 열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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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후배 2010.05.27 16:40 신고

    매일 컴퓨터 앞에 있다보니 자주오게되네요~ 새로운 책인가요? 대단~@@ 스토리, 인간 중심적 관점을 계속 강조하시네요. 공감합니다. 인간본성, 인간감정 및 심리의 취약성 및 장점에 대해 저도 느끼고 경험한 바가 있어서요~ ^^* 화이팅입니다.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www.theuntoday.com BlogIcon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2010.05.27 22:39 신고

      스토리의 관점에서 신뢰/열정/비전 등등을 재해석 해보고 있답니다.^^ 인간의 본성과 인문학적인 면에 집중하면 할 수록 정말 광대한 세계가 있음에 놀라게 되요! 감사합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gyf2009.tistory.com BlogIcon 세계개척자 2010.05.27 17:26 신고

    대단하십니다. 업무 일과에 아이키우기 아내 챙기기까지 하시면서, 어떻게 블로그에 출간 번역까지... 역시 에너지 관리? ^^

  3.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teachforhope.tistory.com BlogIcon bambigyeol 2010.06.01 15:32 신고

    무엇이 중요한지 잘 알고 계시는 울 오빠, 잘하고 계세요!
    화이팅! *^^*



지난번 아시이인권센터에서 '인권 분야에 있어서 유엔과 청년의 협력방안'이란 주제로 발표를 했는데, 깜짝놀랍게도 서창록 교수님께서 사회를 봐주셨다. 국제대학원 은사이자, 논문지도교수님인데, 이런 곳에서 깜짝 뵙고, 또 직접 나를 소개해주셔서 어찌나 민망하던지..^^ 교수님 옆에는 잠시 한국을 방문한 교수님 딸과, 내 옆에는 똘망똘망한 후배 성주.



연사가 제자였다고 말씀하시는 교수님. ^^


이날 수원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학교 선생님이 관심있어 하는 학생들을 데리고 단체로 참여해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자리릏 함께 했다.



강의는 즐겁다. 어깨에 힘을 빼고, 겸손하게 내가 아는 것, 그리고 함께 나누고 싶은 것을 후배들과 나누는 것이 참 즐겁다. 앞으로도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곳에 있어도 강의와 교육은 계속 해나갈 생각이다.

며칠 전 다시 학교로 찾아가 인사를 드렸던 서창록 교수님께서도 "정태, 넌 계속 교육과 관련된 일을 할 것 같아."라고 말씀해주셨다. 내가 가진 작은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사람을 키워내는 것, "인간개발"이란 흥미진진한 개인적 주제를 지닌 나에게 참 격려가 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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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후배 2010.05.24 16:23 신고

    선배님~ 선배님 강연 한 번도 참여해본 적이 없지만...
    제 느낌에도 선배님은 교육, 강의쪽에 소질이 다분하신 것 같아요. 말씀도 차분하게 조리있게 잘 하시는 것 같고...탐구/연구, 기획쪽도 잘하시는 것 같고...
    아니뭐 혼자 다 잘하시는 것 같아요...ㅎㅎㅎ 욕심쟁이!! ㅎㅎ

  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teachforhope.tistory.com BlogIcon bambigyeol 2010.06.01 15:34 신고

    즐겁게 사는 사람이에요!
    겸손하게 감사하며...!


지난 2010년 4월 29일(목), 대전대학교 국제교류원의 초청을 받아 대전대학교를 방문하고 왔다.  대전대학교는 지난 4~5년 동안 ASEAN(동남아 10개국의 연합기구) 학생들을 매년 선발해서 30여명 씩 1년간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번 강의 제목은 <Introduction to United Nations>와 <About UNPOG> 등 2가지 였다. 10여개 국 출신의 동남아 후배(?)들이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면서, 유엔의 이상과 현실을 말하는 것도 즐거웠고, 대부분이 컴퓨터공학, IT관련 학과인 이들에게 유엔의 유망한 분야인 ICT for Development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이들은 큰 흥미를 가졌다.



아세안대학생 말고도, 짐바브웨 출신의 학생 2명도 함께 있었는데, 이들의 수업참여도는 굉장했다. 총합해서 질문을 10개 이상 한 것 같다. 국제교류원 팀장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들은 매너도 좋고 활발해서 같은 아세안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했다.

서울로 올라가기 전, 국제교류원 팀장님과 연구원님과 함께, 참치회를 먹으며,
국제교류의 즐거움도 이야기하고, 함께 갔던 사무관님의 멋진 스토리도 들을 수 있었다.

못다한 이야기는 더 하길 기약하며 올라왔던 출장길.
앞으로 대전대학교와 함께 할 스토리가 기대된다. 아세안학생들은 우선 6월 17일~18일 서울에서 열리는 유엔거버넌스센터 주최의 국제행사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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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와 여러가지 상황으로 부탄출장 사진을 올리는데 지체가 되었네요! 3회 그리고 4회 마지막 시리즈까지 얼릉 올려보겠습니다.


워크숍 진행 직전의 모습. 단란한 분위기였는데, 이곳은 난방이 없는 건물이라 약간 쌀쌀했답니다.


'생체인식 출입국관리시스템 워크숍'이란 정식명칭의 워크숍 초기 화면.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렇게 현수막을 직접 그려(?) 만들기도 한다. 정겹기도 하고, 인간미가 느껴지는데, 한국의 세련된 현수막은 왜이리 삭막하게 느껴지는지. 제일 하단의 문구에서는 여는괄호[(]가 있는데, 마지막에 닫는 괄호[)]가 없지만, 그렇다고 누가 지적하거나 분위기를 나쁘게 몰아가지 않았다. 괄호 하나 없다고 워크숍에 큰 해도 없지 않은가!



워크숍 오전을 마치고 따뜻한 햇살을 받기 위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건물 밖으로 나와 어디를 봐도 그냥 멋진 풍경이 보인다!


부탄 국립도서관 모습. 이런 곳에 몇 달 동안 와서 충분하게 부탄에 대해서, 부탄의 국민총행복에 대해서 배워보고 싶다. 누가 알랴. 나도 이런 곳에서 멋진 소설을 쓸 수 있을지^^


오전에 햇살이 너무 좋아서 다들 단체 사진을 찍었다. 부탄 사람들이 좋은 건 이들의 독특한 의상 뿐아니라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 때문이다. 그 행복감에 나도 전염되는 듯 하다.



밖에서 차를 마셨다. 부탄에서는 틈이 나면 차를 마시는데, 브리티쉬홍차다. 홍차에 따뜻한 우유를 부어 마시는데, 중독성이 강해서 틈만 나면 나도 마시고 싶어진다. 아~ 그립다. 부탄차!



'용의 나라' 부탄 답게, 차를 마시는 잔에도 용이 그려져 있다!



차를 마시고 담소를 마시는 참가자들. 이번 행사를 위해 부탄 전역의 출입국관리소에서 수도로 집결한 공무원들이다.


한국 법무부의 출입국팀에서 워크숍에서 시연한 전자판독장치. 한국의 기술이 이렇게 발전했다니 옆에서 지켜보면서 많이 자랑스러웠다.

판독장치에 여권을 대면, 어떤 나라이든 수초만에 각종 정보와 진위여부가 판가름 나게 됩니다. 한국의 발전된 모습에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자연과 함께 되는 모습들. 건물 바깥으로 나와 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니 마치, 등산을 와서 기념사진을 찍은 것 같네요.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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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사라 2010.03.24 14:08 신고

    현수막 때문에 웃었어요.
    참 좋은 나라네요~ 작은 실수 같은 것은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여유가 느껴져요~^^

  2. addr | edit/del | reply 박혜연 2010.06.14 13:02 신고

    비록 국민총행복지수가 현재 세계17위로 떨어졌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나 일본보다 행복한 부탄국민들을 보면 저도 부탄에서 정착해 살고싶어지는 맘이 듭니다!


부탄의 수도, 팀푸(Thimphu)의 전경. 건물들이 최고 5층을 넘지 못하게 규제를 하고 있어, 마을이 아기자기 하고, 규모도 작아 아는 사람을 자주 마주친다고 한다. 첩첩산의 골짜기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곳에서 한달만이라도 요양을 와서 쓰고 싶은 책이 있다. '국민총행복'이란 개념을 전 세계에 발표한, 이 곳에서 '국민총행복'에 대한,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소개하는 그런 책말이다.

△ 시계탑(Watch Tower) 광장. 바로 뒤에 산이 정말 까깝게 보인다. 어딜 둘러봐도 산과 깨끗한 하늘.


△ 거리를 지나가는 부탄청소년들. 이들도 부탄 전통의상인 '고' 입고 있는데, 다들 하나같이 구두를 신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남자가 치마를 입고, 까만양말에 까만구두를..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 나라만의 고유한 개성으로 오히려 좋은 '스토리'가 되겠구나 생각된다.

△ 함께 출장을 왔던 그레고리. 정보화사회진흥원 책임연구원이다. 외국인이 한국의 전자정부 사례와 성공요인을 발표하면, 한국 사람이 하는 것보다 더 신빙성이 있는 듯 하다. 캐나다 사람이고, 지난번 코트디부아르에 이어 2번째 함께 호흡을 마추고 있다.

△ 부탄에서 숙박했던 주몰하리호텔(Hotel Jumolhari)를 배경으로. 1박에 비수기 기준으로 65불이었는데, 3성급 호텔 수준으로 깔끔하고 서비스가 좋았다. 부탄 정부로부터 추천받은 3개 호텔 가운데 하나였는데, 유(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해서 이곳을 선택했다.

△ 부탄 시내에는 개들이 정말 많다. 걱정을 했는데, 이곳 공무원 말로는 모든 개는 광견병 접종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1년에 한 차례, 개들을 다 잡아다가... 죽이지는 않고(불교왕국이기에), 수도에서 몇 킬로 떨어진 곳에 합숙시킨다는데, 개들이 어떻게아는지 다시 도시로 도망쳐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론리플래닛' 부탄 편에는 "부탄의 밤은 '컹컹' 짓는 개들의 천국이 된다. 여행객들은 필히 귀마개를 지참하고 올 것"이라고 했는데, 나도 새벽 3~4시쯤, 너무 시끄러운 개 소리들 때문에, 놀라서 창문을 내다봤는데,, 그냥 개들이 몰려다니며 짓고 있었다..^^

△ 호텔 벽에 붙어있던 부탄화가의 그림.


△ 워크숍을 함께 진행했던 부탄 행정부의 이민국장. 부탄은 어렸을 적부터 영어와 부탄어를 함께 배우기에, 모든 국민의 영어소통이 자연스럽다. 부탄으로 들어오는 인도계 불법이주민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한국의 발전된 출입국시스템을 도입하고 싶어했다. 1억이 넘는 보수를 받는 유엔국장 자리를, 조국을 위해 그냥 남아서 지키고 있다는 그. 부탄에서 만난 이들의 공무태도는 정말 효과적이고 탁월한 사람들이 많았다.

△ 부탄 이민국 사무실. 길가에 전통무늬를 지닌 평범한 곳에 위치해 있었다.

△ 부탄 의회의 전경. 부탄은 상원/하원으로 이루어져 있고, 2007년 민주주의 도입으로 입헌군주제가 시작되었다. 부탄의 왕은 스스로 자신의 권환을 선거를 통해 적극 이양하고 있는데, 원래 왕이 권력을 절대화한 이야기는 차고 넘치지만, 이런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 것 같다. 독실한 불교왕이기에 그런 것 같은데.


△ 부탄 행정청사가 있던 예전 성의 뜰. 오후 늦은 햇살이 뜰 안을 내리쬐고 있다. 주위에 소음이 없고, 고요한 느낌이 정말 좋다.


△ 부탄 행정청사에 있는 중앙건물. 이곳은 부탄불교의 본부이자 신학교라고 한다.


△ 부탄 행정장관을 면담하는 대표단. 마치 고승을 뵙는 장면같긴 한데, 뒷면에는 탱화가 있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절에 온 느낌이긴 했다.


△ 왕궁과 같은 현란한 디자인 앞에서


△ 행정청사 안에 있는 고양이! 한국이나 부탄이나 모양은 똑같은데, 부탄의 고양이가 더 행복지수가 높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부탄에서는 불교윤리에 따라 동물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 황금빛 햇살을 받으며 퇴근하는 공무원들. 동절기에는 오전9시~오후4시까지 근무시간이다.


△ 남자는 짮은 치마에 단색, 여자는 긴 치마에 화려한 색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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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우주인 2010.06.08 17:52 신고

    부탄이라는 나라 꼭 가보고 싶어요!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www.theuntoday.com BlogIcon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2010.06.21 14:34 신고

      응 정말 추천해요~ 며칠전에도 국제회의에 저 위에 부탄공무원 초청해서 함께 식사를 했는데, 개인적으로 또 오라고 해서 정말 가보고 싶어~

  2. addr | edit/del | reply 박혜연 2010.06.18 20:25 신고

    대한민국이나 일본도 부탄만큼이나 행복한나라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ㅠㅠ;;;;;;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www.theuntoday.com BlogIcon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2010.06.21 14:35 신고

      정말 그래요! 진정한 행복이란, 외부가 아니라 내면이 먼저 충족되어야 하는데, 한국에서의 삶 자체는 우선 비교를 너무 많이 하는 환경이죠.

  3. addr | edit/del | reply 박혜연 2013.06.08 21:58 신고

    아유~ 어디 대한민국뿐이 겠어요? 일본이나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등 선진국가에서도 겉으로는 암만 깨끗하고 고급스러워 보여도 속은 썩어 문드러진 가슴아픈나라얘요~! 그래서 쿠바나 부탄 코스타리카 과테말라같은 개발도상국을 행복지수가 높은나라라고 쳐줄정도니 어쩌겠어요?

그동안 많은 나라를 가볼 기회가 있었다. 내 인생에 이런 축복이 있을지.. 대학생때만 해도 전혀 예측하지 못했었다. 중국(아예 1년을 거주했다), 마카오/홍콩, 일본, 태국, 인도네이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터키, 독일, 오스트리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돌을 맞을 뻔 했지), 몰디브(*신혼여행지*), 캐나다, 미국, 베트남, 투르크메니스탄, 코트디부아르(기내식 6번 OTL), 필리핀, 북한(개성 시내), 그리고 이번에 부탄까지 21개국 정도가 된다. (아직도 가고 싶은 나라가 많다. 특히 인도와 북유럽..)

그런데 그 중에 다시 꼭 오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한 나라는 드문데, 부탄은 "꼬옥 다시 가고 싶다!"라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신기한 건, 나 뿐 아니라 함께 출장을 왔던 분들도 다 동일한 고백을 했다는 점이다. 과연, 왜 그런지,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로 그 이유를 조금이라도 나눠볼까 한다.



파로국제공항
부탄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항공편은 부탄국적기인 Druk Air다. 들어올 때도 나갈 때도 동일한 기내승무원을 봤다. 방콕에서 원래는 인도를 잠깐 거쳐서 부탄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기상이류로 인도를 생략(?)하고 조금 일찍 도착했다. 공항이 산 골짜기에 있어 비행기가 이리저리 곡예를 하듯 들어온 게 참 신기했다.


공항을 둘러싼 산들.. 정말 신비로운 나라일 수 밖에 없다. 2009년 1년 동안 부탄에 들어온 한국인은 총 155명. 정말 들어오기 힘든 나라인 듯 하다. 공항에서 부터 넋을 잃었다.


산이 너무 가까웠다. 활주로에는 우리 비행기가 딱 1대 유일하게 있었다. 좌석은 곳곳이 많이 비었는데, 부탄에 1월은 비수기라고 한다. 3~5월에 지역축제가 많은데, 그때 관광객들이 조금 들어온다고 한다. 왕복 125만원. 인천-방콕 왕복의 아시아나 항공권보다 더 비쌌다. 한국에서 구입할 때 그것도 현금구매 밖에 안된다고 해, 갑작스럽게 부모님께 급전을 해야 했다. 시간이 촉박해 출장비를 받지 못하고, 추후 정산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출입국심사
파로공항의 출입국 심사대는 모두 3개. '전자출입국 시스템'이란 주제로 입국을 했기에 자연히 이곳의 출입국 심사대에 관심이 모아졌다. 우리는 유엔에서 왔고, 정부초청이라서 대기하지 않고, 2층의 카페에서 차와 빵을 먹는 사이에 모든 출입국&수화물 절차가 대행처리되었다. 입국하는 모든 외국관광객은 여행사를 통해 하루에 200불씩 정부에 내야하는데, 그 비용에 현지 호텔, 식사, 교통비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부탄은 아직까지 개별 배낭여행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공항에서 부탄의 수도인 팀푸(Thimphu)로 가는 길.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이 길도 산들 사이의 계곡이었다. 중간 중간 고대의 망루 등 유적들이 눈에 띄었다. 겨울은 0도에서 2~3도 정도 되는데, 이곳에선 추운 날씨라고 한다.



길 가에 있던 약수터. 친절한 운전기사가 우리에게 약수를 설명하며 마시게 했다. 참고로 부탄의 수출1위 품목은 '수력발전 전기'다. 히말라야산맥으로부터 오는 풍부한 수자원을 바탕으로 발전기를 돌려, 이웃인 인도에 판매하고 있다. 2위 산업이 관광업.


▲ 부탄의 전통의상인 '고'를 입고 있는 부탄 운전자. 부탄에서의 일정 동안 우리와 함께 이동했다. 부탄의 공무원은 이런 전통의상을 입고 출퇴근한다. 가슴팍에 보이는 틈을 통해 휴대폰 등 각종 물품들을 편리하게 보관할 수 있다. 남자는 치마를 입고, 여성의 경우 길게 내려오는 바지 또는 긴 치마를 입는다.



국경 근처에 있는 출입국 검문소와 경찰서. 불법 인도 이주자들이 몰려와 이를 위해 출입국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 전체 인구가 60만명에 불과한 부탄은, 인도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접수할 수 있을 정도다. 부탄-인도 사이는 비자면제/여권면제이며, 환율도 1:1로 유지되고 있다. 


팀푸 시내에 들어와 점심식사를 위해 메뉴판을 보고 있다. 인도음식, 중국식 등 다양한 음식이었는데, 한국사람 입맛에 잘 맏고, 무엇보다 저렴했다. 2~3불 수준.



우리가 묶었던 호텔(Hotel Jumolhari) 옆의 시계탑 맞은편에 있던 레스토랑(The Musk). 깔끔했고, 카운터에는 해외 블로그에 소개된 레스토랑에 관한 기사 복사본이 있었다.

부탄 어린이들과 축구를 하는 부탄왕. 현지에서 왕에 대한 존경심과 경의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곳의 왕은 현제라 불릴만큼, 국정에 대한 비전과 민주주의 도입, 그리고 국민의 행복과 안녕을 보장하기 위해 여러 혁신들을 전개하고 있다. 게다가 겸손하고 청빈까지 하니..

(2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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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오사라 2010.01.21 16:00 신고

    한 줄 한 줄 읽어내려가기 아까웠어요.
    2탄 올려주세요. 캬캬 *^^*
    신비한 나라 부탄, 저도 그 매력에 빠져드는걸요?

  2. addr | edit/del | reply 2010.01.22 21:10

    비밀댓글입니다

  3. addr | edit/del | reply Siel 2010.01.26 22:00 신고

    와~
    얼마전에 Geography of Bliss라는 책을 읽었는데
    거기에 부탄 이야기가 나와요..
    책을 읽고서 참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오빠 가보셨구나~~ 사진으로 보니까 훨씬 더 생생하네요! ^^
    이번주 금요일 모임때 뵐 수 있으면 좋겠어요~ :)

  4.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www.theuntoday.com BlogIcon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2010.01.27 09:37 신고

    오호 그런 책이 있었군! 난 요즘 행복에 관해 많이 생각해. 무엇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까.. 국민총행복에 관해 한번 자료조사 하면 관련된 책도 만들어보려고. 부탄, 꼭 가보길!

    • addr | edit/del Siel 2010.01.27 13:35 신고

      책 참 좋아요~
      처음에 읽기 시작할때는 정말 excitied 되어서 읽었는데 (친구가 추천) 가면 갈수록...아무래도 저널리스트가 여러 국가를 다니며 인터뷰한 내용이라 정말 그 나라의 행복.에 대해서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글판도 나와있는데 제목은 뭔지 잘 모르겠다는..; ^^; 그러나 정말 읽어볼만하고요~~ 보통 사람들은 '행복'을 within에서 찾아야 한다고 하는데 이 사람은 뭔가 다른 접근을 시도했다고나 할까...여러나라 이야기를 듣는것만으로 재밌어요 사실 ^^

      Quotes from the book:

      Money matters, but less than we think and not in the way that we think. Family is important. So are friends. Envy is toxic. So is excessive thinking. Beaches are optional. Trust is not. Neither is gratitude.....

      Getting the balance right is important...

      most of us would choose a rich and meaningful life over an empty, happy one, if such a thing is even possible..

      (page 322~3 / Epilogue)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www.theuntoday.com BlogIcon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2010.01.28 10:46 신고

      아하.. 원문으로 보니깐 더 생생한 것 같네. 은우 고마워! 이 책도 참고해볼께~^^

  5. addr | edit/del | reply 박혜연 2010.06.13 21:11 신고

    부탄이 1998년까지는 전세계에서 국민총행복지수가 세계1위~세계2위정도였었는데 2006년에는 세계8위로 2009년에는 세계17위로 떨어졌다는군요? 그래도 대한민국이나 일본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등 유럽부국이나 아시아부국보다는 아주아주 행복한편입니다!

낯선 곳에서 낯선 나를 조우하다
워크숍 일정을 마무리하고, 주최측인 부탄 이민국에서 마련한 만찬을 끝내고 이제 호텔방에 와서 오늘 하루를 정리하고 있다. 혼자 고요하게, 낯선 나라에서 자신을 대면하는 것은 정말 흥미롭고, 두근거리는 일이다. 익숙한 곳에서 멈추었던 질문들과 생각들, 고민과 성찰이 가능하다. 자신이 스스로에게 낯선 존재일 때가 많은데, 내가 사는 익숙한 환경에서는 그런 낯선 나를 대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낯선 장소, 낯선 국가에서 낯선 나를 보는 것이 오히려 편할 때가 있다.

햇볕이 행복을 가져다 줄지도
부탄은 그런 나라다. 만나는 사람들 각자가 뭔가 스토리를 지닌 듯 친근하고, 햇빛은 너무나도 따스하다. 워크숍이 열린 국립도서관 회의실은 쌀쌀했는데, 커피타임과 식사시간에는 다들 밖으로 나와 햇빛을 쪼면서 식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햇빛이 사람을 이렇게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서 부탄에서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이란 개념이 나왔는지도 모른다. 부탄은 햇볕의 나라다. 함께 이곳에 온 유엔거버넌스센터 원장님은 예전 자신이 어렸을 적인 1950년대, 한국에서 느꼈던 그런 햇볕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이제 도무지 느낄 수 없는 그런 투명하고, 신비한 햇볕이었다고 한다. 하루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내부 공간에서 지내고, 또 업무가 종료된 후에도 각종 '방'과 '룸'으로 들어가는 많은 한국사람들이 불행한 이유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국민총행복, 부탄의 자랑스런 철학
국민총행복이란 개념을 처음 내세운 사람은 부탄의 4번째 왕으로, 그의 아버지이자 3번째 왕이 갑작스레 사망해 그가 17살의 나이로 왕이 되었던 때였다. 그 청년의 입에서 "국민총생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총행복이다"라는 말이 나왔다. 17살, 묵상과 국가의 장래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많았던 한 청년의 해법이 바로 '국민총행복'이었다. 그의 이 파격적인 접근은 다시 그의 아들이자 부탄의 5번째 왕에 이르러 부탄의 국가기조로 확실하게 자리잡게 되었다. 2008년 부탄의 헌법이 제정될 때, 제8조에 명백히 '국민총행복'을 언급하며, 모든 국가 정책의 시발과 방향이 '행복'과 연계시켰다. 또한 헌법으로 국토의 최소 60%는 산림으로 유지되어야 함을 명시하여, 개발의 한계를 정했는데, 현재 국토의 73%가 산림이다.

이 5번째 왕은 "언제까지 부탄에 왕이 있을 수 없고, 왕이 국정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신념 하에 지난 2008년 민주주의 직선선거로 최초로 선거를 실시, 내각책임제로 전환되었다. 당시 국민은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고, 계속 왕국으로 남길 원했지만, '왕'은 스스로의 힘을 제한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이쯤되면, 부탄 왕은 옛날 로마의 현제를 동시대에 보는 것과 같다. 나중에 찍은 사진을 올리겠지만, 왕궁은 행정청사와 국회의사당 사이에 있는데, 위치도 낮은 곳에 있고, 규모가 엄청나게 작아 그저 일반적인 자택같이 보인다. 그런 검소함과 스스로를 낮추는 모습에, 부탄 왕은 부탄 국민들에게 절대적인 존경과 지지를 받고 있다.

오늘 만찬에서 옆에 있던 부탄 공무원에게 '행복'이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simple life'였다. 과도한 물질과 소유가 과연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냐고 그가 반문했다. 먹을 정도의 음식, 추위를 피할 거처, 뭐든 일할 수 있는 권리, 이 정도면 행복한 거 아니냐고 한다. 그에게선 어떤 가식적이거나 뻔한 느낌이 전해지지 않아 정말 그렇지 않을까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재난이 닥쳐서 관련 물자생산이 증가해도, 범죄가 증가해 제반 사회비용이 증가해도, 삭막한 사회구조로 인해 의료비용이 급증해도, 그 모든 것은 GDP 상승에 일조한다. 단지 공장에서 물건을 제조하고, 서비스가 증가하고, 생산량이 증가한 것만이 GDP가 아닌 셈이다. 그것이 선한 것이든 악한 것이든, 부정적인 결과로 유발된 생산이든, '증가된 생산' 분량에 결국 해당 국가의 전반적인 '상태'를 측정하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반면 GDP가 높을 수록 국민총행복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한국도 세계 10대 경제권이지만, 2003년에 영국에서 조사한 바로는 행복지수가 130위 권에 머물렀다. 부탄은 경제로는 최하위권이지만, 행복지수는 6위를 기록했다.

부탄은 한반도의 1/5 정도인 작은 나라지만, 전 세계에 '행복'이란 개념을 제시할 수 있는 강력한 나라다. 그것도 개념이 아니라 일상 삶과 국정실현에 있어 구체적으로 '국민총행복'을 실현해 간다는 점에서 우리가 깊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할 나라이다. 

내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부탄연구센터(Center for Bhutan Studies)를 방문하게 된다. 이 곳에서 보다 자세하게 국민총행복에 대해 알게 되고, 관련된 자료를 얻게 되길 기대해 본다. 참, 오늘 워크숍에 알게 된 사실인데, 2009년 부탄을 방문한 한국인은 총 155명이다. 공식방문과 관광객을 다 합한 수치인데, 이는 2009년 한해 한국을 방문한 부탄인 180명 보다 적은 숫자다. 보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부탄을 방문했으면 하면서도, 한국인의 방문이 오히려 부탄인의 순수함에 오점을 줄까 지레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한국 여자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예쁘다"라고 믿는 이들에게 한국은 기적과 대단한 나라이다. 이런 환상을 깨는 게 좋을지, 아니면 계속 갖게 하는 게 좋을지, 나도 모르겠다.

<누가 세상을 바꾸는가>를 읽고 있는데, 해외에서의 독서는, 한국에서의 독서와는 달리, 느끼는 것과 묵상의 질이 다름을 느낀다. 책이 빨리 넘겨지지 않아 걱정이다. 곳곳마다 탄성을 지르며 줄을 긋고, 내 생각과 아이디어를 병기해야 한다. 꼭 이 책만이 아니다. 긴 출장길 때문에 공항에서 구입해서 오는 내내 다 읽어버렸던 <부자오빠 부자동생>과 <행복의 경제학>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무척 빈번하게 느끼는 거지만, 여행에서 선택한 책들의 내용은 비슷한 주제를 가진다.

부탄에서 방콕, 다시 한국으로 오는 일정에서는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 <오두막>, 그리고 읽다가 다 못 읽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을 읽을 예정인데, 너무나도 기다려진다. 어떻게 다 읽냐고? 비행시간만 8시간이지만, 방콕에서도 8시간을 기다려야 하니, 총 16시간 동안 책 3권은 가능하지 않을까. 

여행을 하면서 책을 읽는 다는 건, 마치 에스프레소에 초콜렛 가루와 휘핑크림을 얹은 카페모카를 마시는 것과 같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현지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그 카페모카를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마시는 셈이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느꼈던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것은 카페모카를 함께 마시는 사람과 함께 따스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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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1 : Commen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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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2010.01.15 10:06

    비밀댓글입니다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www.theuntoday.com BlogIcon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2010.01.18 16:50 신고

      반갑습니다~ 김영진 선생님, 덕분에 잘 다녀왔구요~ 출간이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네요^^ 부탄에서 많은 생각과 성찰들 했는데, 이번 작업에 도움이 될 듯 합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2010.01.18 14:12

    비밀댓글입니다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www.theuntoday.com BlogIcon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2010.01.18 16:51 신고

      ㅋㅋ 내 아내기 때문에 하는 찬사가 아니공?? 내 글은 그냥 무미건조하다고도 생각되는데.. 모르겠넹~ 하나님께서 내게 특별한 은사를 주신 것도 같아 감사해요. 사랑해~

  3. addr | edit/del | reply 2010.01.19 20:58

    비밀댓글입니다

  4. addr | edit/del | reply 2010.02.03 16:11

    비밀댓글입니다

  5. addr | edit/del | reply 우주인 2010.06.08 17:28 신고

    오랫만에 오빠 블로그 올라와서 글 읽고 있는데, 부탄이라는 나라가 이렇게 흥미로운지 처음 알았어요! 부탄에 관한 정리된 다른 글이나 보고서가 또 있는지 알고 싶어요~

  6. addr | edit/del | reply bonak 2010.11.11 10:28 신고

    제 친구들 중엔 부탄 애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곳이 그렇게 오지였다는 것을 지금 처음 느껴봅니다. 가기 힘든 곳이었군요ㅎㅎ

  7. addr | edit/del | reply 손영란 2011.02.01 10:49 신고

    님의 부탄에 대한 정보를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손영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