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소셜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나요?>(3)




1. 국제활동가로서의 첫걸음 

2) 소셜이노베이터에게 어떤 전공이 필요한가?


지금도 종종 질문을 받는다. 중고등학생에게서라면 '소셜이노베이터가 되기 위해 필요한 전공은 무엇인가요?'라고 질문을 받고, 일반 기업에 다니다가 이쪽 분야에 관심을 갖는 분들에게는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원에서 무엇을 전공해야 할까요?'라고 좀더 구체적인 질문을 받는다. 소셜이노베이터가 되기 위해 필요한 학부나 대학원에서의 전공이 존재할까? 있다면 그 전공은 무엇일까? 


사실 대학에서의 전공이 개개인의 전문 분야로 연결된 시기는 한국 역사에서 길게 잡아봐야 50년이 넘지 않을 것이다. 한국전쟁의 결과로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어야 할 때 '출신 전공'은 곧 해당 분야 전문가를 의미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로 여겨졌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었다. 이제는 경영학을 전공한다고 꼭 경영자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처럼 학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고 역사 이외의 일을 할 때 결격 사유가 되는 시대도 아니다. 전공분야가 전문분야로 꼭 연결되지 않는 다는 사실이다. 


전공은 사회문제를 깨닫게 하는 길잡이

결론적으로 소셜이노베이터에게 딱 어울리는 전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공학이든 법학이든 경제학이든 또는 생물학이든 모든 전공은 소셜이노베이터로 성장하는 데 젼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앞서 소셜이노베이터가 '어떤 사회문제든 자신이 공감하는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노력해가는 과정 그 자체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말한 것을 떠올려보자. 이때 자신의 전공은 자신이 공감하는 특정 사회문제를 발견하는 데 있어 일종의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된다. 역사학의 길잡이든, 생명공학의 길잡이든 소셜이노베이터는 이러한 길잡이의 도움을 받아 보다 보편적인 사회문제로 들어갈 용기를 얻게 된다. 일단 문제를 발견하고 용기를 얻게 되면 소셜이노베이터는 더이상 자신의 전공이나 전문분야에 억매이지 않는다. 소셜이노베이터가 펼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배우게 되는 경험과 성찰이 스스로에게 새로운 전공이 되기 때문이다. 여행자에게 여행이 익숙해질 때 가이드가 더이상 필요없듯이, 소셜이노베이터에게 전공의 기능 역시 비슷하다.  .  


그래도 분명 도움이 되는 전공이 있지 않느냐고 계속 묻는 분들이 있다. 아직 특정 전공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면 '인간중심의 관점과 성찰'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전공을 택해보라고 권한다. 이런 전공의 특징은 '사람'과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전공으로, 일반적인 아카데미나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충분히 장기적으로 배울 수 없는 사람을 느끼고 관계하고 고민하게 하는 전공들이다. 


예를 들어 문학, 철학, 사학 등 '문사철'로 통칭되는 좁은 의미의 인문학 뿐아니라 사회학, 심리학, 언어학 등을 포함하는 인문사회과학, 그리고 사용자와 고객의 관점에서 사고하는 훈련을 받은 예술-디자인 전공 등은 '인간중심의 관점과 성찰'과 관련되어 있다. 인간을 다루는 의학 분야도 마찬가지다. 영국에서는 사회적기업에 뛰어드는 많은 젊은이들의 전공이 의학분야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사람을 위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깨닫게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공학이나 자연과학은 소셜이노베이터가 피해야할 전공인가? 그렇지 않다. 이러한 전공을 하면서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이나 생체모방학(biomimicry) 등에 관심을 가지고 인간중심 그리고 생태계 중심의 접근을 취하는 멋진 분들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인간이란 가치를 잊지 않는다면 그 어떤 전공도 소셜이노베이터에게 멋진 전공이 될 수 있다. 






광장과 길거리에 나가게 하는 전공을 택하라 

인문학을 전공한 내 경험을 나누어본다면, 인문학과 같은 '인간중심의 관점과 성찰'에 도움을 주는 전공은 우리에게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그것은 바로 '광장'이다. 역사상 가장 지혜로왔다고 하는 솔로몬왕은 '잠언'이라는 전략서를 남겼다. 솔로몬은 잠언에서 "지혜가 길거리에서 부르며 광장에서 소리를 높이고, 시끄러운 길목에서 소리를 지르며 성문 어귀와 성중에서 그 소리를 발하여"(잠언 1장 20절-21절)라고 기록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길거리(in the street)와 광장(in the public square)이라는 부분이다. 솔로몬은 흥미롭게도 지혜가 바로 길거리와 광장에 가득하다고 말한다. 길거리와 광장은 어떤 공간인가? 바로 사람이 모이고 떠들고 관계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다. 


솔로몬의 성찰과 같이 '지혜'는 조용한 연구실이나 독서실에 발견되기 보다는, 떠들석한 광장과 길거리에서 발견될 확률이 높다. 다양한 지식과 사상이 연결되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흐름이 섞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사람이 경계되지 않는 곳에서 '지혜'가 나온다는 말이다. 사실 지혜의 어원이 되는 뜻은 '듣는 마음'이다. 광장과 길거리에서 이런저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부터 지혜가 시작된다. 소셜이노베이터는 자신의 해결책을 먼저 만들어 이를 실행할 곳이 어디인지 기웃거리지 않는다. 오히려 광장과 길거리에서 누군가는 외면하고 무시하는 작은 이야기를 찾아나선다. 광장과 길거리에서 이렇게 사람에 관심을 가지고, 작은 이야기를 듣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전공도 소셜이노베이터에게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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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3 - [연재2] 어떻게 하면 소셜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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