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짧은 방학기간(1주일) 동안 거의 반절이 되는 3일간 집중할 수 있는 가용시간에 에너지를 쏟았던 것은 '적정기술과 비즈니스' 특별하게 BOP(피라미드저변이론) 시장에 비즈니스를 활용해 적정기술을 보급하는 전략과 방안에 대한 챕터를 쓰는 일이었습니다.

적정기술재단 홍성욱 대표님과 각 분야 활동가들과 같이 <적정기술개론>(가제)라는 책 출간을 준비하고 있는데, 제가 맡은 분야가 바로 '적정기술과 비즈니스'였습니다. 한국에는 적정기술+개발협력+비즈니스의 세가지 분야를 융합해 나온 글이 아직 없기에 우선 다양한 외국사례를 참고했고, 그저 사례를 나열하기 보다는, 완벽하진 않더라도 논의의 출발과 전략의 시작이 되는 분석틀(analysis framework)을 만들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가칭 '시장중심 적정기술 개발 매트릭스'(Market-based Appropriate Technology Development Matrix)입니다. 이러한 모델을 개발하면서 BOP와 같은 시장에서 비즈니스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적정기술 제품과 비즈니스 보다는 기존의 원조모델로 적용되는 제품들의 차이와 특성들이 보다 확연하게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적정기술+비즈니스' 분야에 있어 멘토로 배우고 있는 폴 폴락(Paul Polak)은 2010년 자신의 블로그에 "적정기술은 죽었다"라는 논란의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누구보다 '적정기술'의 옹호자이자 활발한 운동을 전개했던 폴 폴락이 그런 글을 올린 까닭은 적정기술 제품의 대부분이 그것이 들어갈 시장환경이나 유통전략을 하나도 고려하지 않은 채 그야말로 '기술'중심으로 개발되었던 현실을 바꾸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중심의 기술'이라 불리는 적정기술이 실제 현지인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기술중심'인지를 폴 폴락은 문제제기를 합니다. 

요약한다면 적정기술은 그동안 기업이 취해왔던 전통적인 비즈니스 방식을 활용해 적정기술이 가졌던 지속가능 취약성 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시장중심의 적정기술 기획과 개발은 초기 단계에서부터 제품의 보급될 현장의 파급될 부정적 결과를 최소화하고, 제품이 상품이 되어 현지에서 지속가능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이를 위해 적정기술을 추진하는 팀이나 기관은 초반부터 비즈니스 전문가를 포함해야 하며,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현지 생산이 가능하면서 현지인의 소득창출이나 비용절감의 직접적인 효능을 전달하는 제품을 기획해낼 필요가 있다. 그렇게 개발된 적정기술 제품은 지역경제가 외부에서 유입된 제품으로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지 상황에 적합한 보급방안을 통해 판매, 유통될 수 있다.

이러한 접근과 과정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적정기술을 추진하는 기관이나 팀이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효과를 추구해야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기간과 추가적인 비용, 변동하는 시장상황에 따른 융통성 있는 계획의 수정에 열린 마음을 지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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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적정기술의 BOP 접근에 있어 향후 연구 과제로는 적정기술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기술, 디자인, 비즈니스 관점이 융합되도록 돕는 가칭 'Technology-Design-Business Integration Toolkit'을 개발할 필요가 있겠다.

적정기술과 디자인의 융합이 최근에야 이루어졌지만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바와 같이, 적정기술과 비즈니스를 융합하는 이른바 사회적기업가정신의 흐름 또한 전 세계적으로 크게 성장해가고 있다. 이제는 기술, 디자인 그리고 비즈니스가 융합된 혁신모델의 개발이 더욱 절실해진 시기가 되었다.


- '적정기술과 비즈니스' 김정태  



앞으로 이 부분은 더 많은 연구와 정확한 이론 개발이 더 필요할 듯 보입니다. 이런 분야에 더 많은 관심있는 분들이 생겨나서 함께 토론하고, 연구하며, 관련된 결과물들을 정기적으로 발표하고 나누어본다면 좋겠습니다. 한국에 가면 할 일이 참 많은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지요. 기술+디자인+비즈니스를 통합한 모델 구축과 플랫폼을 만들어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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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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