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에 비즈니스를 활용한다는 아이디어에 어떤 느낌이 들까? 궁금한 마음에 페이스북을 통해 간단한 설문조사를 실시해봤다. "국제개발(international development)을 추진하는 데 있어, 비즈니스(business)적인 접근에 대해 어떻게 느끼시나요?"라는 질문에 총 3개의 선택가능한 문항을 준비했다. 그리고 '비즈니스적인 접근'에 대한 공통의 이해기반을 갖기 위해 "현지인의 역량강화 및 고용, 현지생산을 통한 유료판매 접근"이란 해석을 붙여봤다.

총 105명이 응답하였고, 결과는 다음과 같다. 약 4일간 조사가 이루어졌고, 대상자는 개발협력 종사자에게 국한되지 않고, 페이스북으로 연결된 약 1,000명에게 설문요청을 해서 받아낸 결과이다.



이를 통해 국제개발과 비즈니스에 대한 현재의 기본적인 인식지형의 확인은 가능했다. 먼저 105명 중 82명이 '긴급구호를 제외하곤 보다 많이 활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표현했다. 이는 과반수를 넘는 반응이다. 그리고 '제한적이고 보조적'이긴 하지만, 국제개발에 있어 비즈니스적인 접근의 필요성에 동의한 분들도 21명이 있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우리가 함께 솔직한 감정과 근원탐구를 통해 흥미롭게 살펴볼 필요가 있는 '윤리적인 불편함'을 지적해주신 두 분께 감사를 드린다.


지난 12월 18일에 포스팅한 글 "소외된 90%를 위한 비즈니스.. 국제개발에도 혁신이 가능할까?"을 통해 예상치 못했던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당혹스럽게도 약간의 감정적인 표현을 하신 분들도 있었고, 차분하게 자신의 오랜 필드경험을 예를 들면서 '개발협력의 비즈니스 활용'에 대한 동의를 장문으로 표현해주신 분들도 계셨다. 어떤 반응이든, 또한 어떤 설문결과든 곱씹고 생각해볼 면이 있다고 생각이 들고, 몇 차례에 걸쳐 이 중요한 주제를 함께 토론의 장에 올려볼 생각이다.

우선 위에 세 가지 질문에 대한 의미를 나름대로 다음과 같이 생각해본다.

1) 윤리적으로 불편하다
국제개발의 본질은 쉽게 말해 '발전'(development)이며 발전이란 더욱 쉽게 말해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또는 '선택의 기회가 확장되는 것'(UN Human Development Report, 2011)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비즈니스란 단어가 들어갈 때면 우리는 모종의 불편함을 느낀다. 이런 생각을 발전시키는 나 조차도 과거에 가져왔던 그리고 지금도 아직 자유롭지 못한 '비즈니스'라는 개념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뭔가 그것은 개인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이며, 빈곤이란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장사'를 한다는 것은 실로 '비윤리적'인 행위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모든 행위는 비즈니스를 통한 삶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NGO에 근무하든, 개발기관에서 근무하든, 우리는 일종의 비즈니스 행위를 통해 '이윤'을 창출하며, 각종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알게모르게 '비즈니스 생태계'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런 면에서 '비즈니스'가 제3세계, 특히 개발이 초점을 두고 있는 빈곤층에게도 어떤 환경과 기회를 제공해주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우리는 '비즈니스'를 활용하고, 혜택을 누리면서, 제3세계 사람들이 역시 '비즈니스'의 혜택을 누릴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2) 제한적으로 보조적으로 가능하다
이미 많은 국제개발의 현장과 사례를 조사해보면, 영리적인 접근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NGO와 개발기관의 존재목표가 종종 '우리의 미션은 빈곤/개발문제가 해결되어 기관이 없어지는 것이다'라고 말할 때, 비즈니스적인 접근은 그러한 미션을 앞당겨주는 효과가 있다. 즉, 영속적으로 현장에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NGO/국제개발 기관에게 비즈니스는 '출구전략'(exit strategy)를 제공해준다. 일종의 자생력, 지속가능한 사업이 진행되도록 하는 매커니즘인데, 이러한 대표적인 사례로 Honey Care Africa를 다음호에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영역에는 NGO가 영리행위를 하는 것이 가능한가? 또는 NGO가 영리기업과 파트너십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게 옭은가? 그렇다면 어떻게 추진해야하는가?라는 추가적인 논의의 부분을 남기고 있다. 물론 이 부분도 추후 살펴볼 영역이다.

3) 긴급구호를 제외하곤 보다 많이 활용되어야 한다.
국제개발에서의 비즈니스 역할에 대해 논의하면서 분명한 전제로 삼아야할 부분이다. 그렇지 않으면 논의와 토론의 주제가 지극히 윤리적이며 감정적인 부분으로 흐를 위험이 존재한다. ODA(공적개발원조)와 원조(aids)의 일부, 그리고 유엔과 국제개발NGO 등이 주력하는 영역 중 하나는 인도주의적 구호(humanitarian relife) 영역이다. 기후변화, 재난, 내전 등으로 촉발된 긴급구호 현장에서는 말그래도 긴급한 식량과 물자, 인프라지원이 필수적이다. 비록 그러한 활동을 위한 input에 분명히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조달, 운송, 배분의 과정에서 적용되지만, 일단 수혜자에게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비영리적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편에서는 말리리아 모기장의 보급에 대해 다양한 개발학자와 전문가의 3가지 견해를 들어보면서, 국제개발의 현장에서 기존의 방법이 가질 수 있는 숨겨진 '부정적 영향'은 무엇이며, 새로운 대안은 무엇이 있을지를 알아보겠다. 

(다양한 견해와 사례 등이 있다면 함께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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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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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이주현 2012.01.05 22:14 신고

    우연히 잠시 둘러보았습니다.
    저는 현재 베트남 un 기구에서 지방 정부와 경제사회개발 계획을 짜는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공적 프로젝의 주 concept은 strategic planning으로써 김정태 님께서 얼마전에 써놓으신 전략에 관한 몇 가지 의견과 관련이 있습니다. 저 또한 제 프로젝을 진행해오면서 국제 개발 협력에서 전략, 비지니스가 가지는 주요 역할에 대해 관심을 계속 가지고 있었고, 많은 부분 공감 합니다. 과거의 oda와는 달리 현재는 지속 가능한 발전은 비지니스, 전략, 리더십, 협력 이런 키 단어들이 있어야만 이끌어 갈 수 있는 부분입니다. 모 교수가 말한 수평적 biz network 모델은 국제 개발 협력에서도 반드시 필요로 하는 부분입니다.

    런던에서 화이팅 하세요. 저도 7년 전에 제 인생을 바꾸는 공부를 그곳에서 했었습니다.
    또 오겠습니다. 좋은 글 기대합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2012.01.12 23:53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