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에 '학교 지어주기'하루 만에 전 세계서 4억원 모금

트위터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

송인혁 '모두가 광장에 모이다' 저자 | 제161호 | 20100411 입력

"올해 7월에 둘째 딸이 나옵니다. 이름 좀 추천해 주시죠~ (김ㅇㅇ) 첫째는 김지우입니다."지우 아빠 두일(@dooil)씨는 요즘 트위터를 통해 둘째 딸의 이름을 공모 중이다. 비록 트위터에서 사귄 친구의 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사랑하는 자녀의 출산을 축하하는 마음에서 사람들은 지우 아빠의 메시지를 자신의 친구들에게 퍼뜨려주고 있다. 덕분에 불과 6시간 만에 지수, 재잘, 윤우, 호규, 자선, 가은 등 30개의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이름을 받아 든 두일씨는 '이름 공모 대박'을 외치며 기뻐하고 있다. 트위터를 시작하고도 한동안 어떻게 익숙해져야 하는지를 몰랐는데 딸의 이름 공모를 부탁한 지 몇 시간 만에 트위터에 완전히 익숙해진 지우 아빠는 트위터의 힘을 새삼 실감했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로 자리 잡은 트위터, 그 속에서만 가능한 일이 있다. 두일씨의 둘째 딸 이름 공모도 그런 경우다. '1 대 다(多)'쌍방커뮤니케이션이란 트위터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이런 특성은 막강한 여론형성 도구로도 쓰인다. 지난달 2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건강보험법 개혁안이 의회를 통과하는 데 트위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오바마를 팔로잉하는 200만 명(현재 360만 명)이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재전송하면서 여론을 형성해 100년 만에 건강보험법을 개정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트위터를 이용해 온·오프라인을 결합하는 다양한 자발적 이벤트도 열린다.

인도·에티오피아에 우물도 파줘
“안녕하세요. ‘@kimseongjoo’씨~” “아~ 안녕하세요. 어제 제 트위터에서 뵀던 분이시죠?” 지난달 25일 오후 7시30분 서울 양천구 목동 곰TV 스튜디오에 모인 100여 명은 목에 건 명찰에 적힌 트위터 아이디를 보고 서로를 알아봤다. 대부분 처음 얼굴을 보는 사이였지만 아이디를 확인하는 순간 “아~ 그때 그분이죠?”라며 금세 어울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트위터를 이용해 몇 주 전부터 대화를 하고 정보를 주고받으며 이날 ‘트윗페스티벌 서울 2010’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트윗페스티벌은 2008년 영국에서 트위터 이용자들이 지역 노숙자를 위한 기금을 모으기 위해 시작했다. 이후 트위터를 통해 행사가 널리 알려지면서 지난해에는 전 세계 202개 도시에서 공연이나 파티를 열고 참가비를 받아 26만4000달러(약 3억원) 정도의 성금을 모았다. 모은 돈은 우간다·인도·에티오피아에 55개의 우물을 파줬다.

영화·책 돈 안 들이는 홍보수단으로 제격
올해는 전 세계 175개 도시에서 같은 날(3월 25일) 행사를 했다. 모금한 돈은 가난한 나라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짓는 데 쓸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1만4117명이 참여해 45만 달러(한화 4억원 이상)를 모았고, 서울 행사에서는 약 1300만원을 모금했다. 행사 코디네이터 정대웅씨는 “이 행사는 조직 없이 움직인다. 트위터를 통해 행사를 알게 된 90여 명이 자발적으로 참가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팀 봉사자로 활동한 의사 백송은씨는 '트위터를 통해 몰랐던 사람들이 하나가 돼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신기하고 흥미롭다'고 말했다.

장소부터 공연을 위한 악기, 간식, 음료수 등 행사에 필요한 모든 것은 후원을 받아 준비했다. 장소를 제공한 (주)그래텍의 배인식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이 행사를 알게 돼 참가신청을 했는데, 장소를 못 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서 우리 스튜디오를 하루 동안 기부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공연팀 비전메이커, 영국의 록 밴드 스테랑코, YB 등 공연자들 역시 무료로 무대에 섰다. 트위터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박용만 회장과의 저녁식사 경매도 진행돼 420만원에 낙찰됐다. 저녁식사는 4월 중순에 있을 예정이다.

책이나 방송프로그램처럼 특정 상품을 알리는 데도 트위터는 위력을 발휘한다.

3일 오후 5시 서초구의 한 빌딩 세미나실에서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사회적 기업 CornixTripes(cornix tripes.com)와 열린 저작권을 위한 단체인 CCK(creativecommons.or.kr)가 함께 주최하는 북콘서트가 열렸다. 2월 행사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북콘서트에서는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의 저자로 유엔거버넌스센터 홍보 담당관 김정태씨를 비롯한 3명의 저자가 주역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뒤흔든 인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각각 30분가량의 강연을 했다.

트위터를 통해 보다 유익하고 생산적인 일을 해 보자는 취지로 몇몇 트위터 이용자가 제안해 만들어진 행사에는 대학생부터 직장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60여 명의 관객이 참석했다.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강연 내내 트위터로 현장을 생중계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강연이 끝난 후에는 근처 카페로 자리를 옮겨 연사와 관객이 함께 음식을 먹으며 어울리는 파티가 이어졌다. 대학생 송샘씨는 “취업에 관심이 많아 김정태씨 책을 관심 있게 읽었는데 직접 만나 편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인상 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MBC는 최근 TV시리즈로 화제를 모았던 ‘아마존의 눈물’ 극장판을 트위터를 통해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그 덕분인지 개봉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관람객 5만 명을 넘어서, 10만 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번주에는 축하 메시지를 담아주는 사람들을 추첨해 영화티켓을 선물하고 있다. 축하 메시지들이 계속해 트위터를 통해 퍼져 나가다 보니 TV판을 본 사람들도 호기심을 가지고 극장판 영화를 관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동시에 1950년 한국전쟁의 잊힌 비극인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을 다룬 영화 '작은 연못'은 트위터로 영화시사회 소식을 전한다.

자본력과 배급력이 매우 약한 영화사가 상업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배급한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입소문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예상은 적중했고 영화는 많은 사람의 입소문을 타고 전파되어 4000여 명이 영화를 관람했고, 영화를 극장에서 제대로 활용하자는 움직임까지 생겼다. 그 결과 2주 만에 3000여 명이 십시일반 1만원씩을 내어 영화 필름(35㎜) 27개를 확보해 27개 상영관을 잡고 개봉(4월 15일)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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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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